RvR(국가간전쟁) 시스템을 파헤쳐 보자-1편
1편. 국가생성과 국가간 밸런스
RvR(Realm vs Realm-국가 대 국가전)에 관한 논쟁글을 찾아 보면서 어떤 기준을 가지고 논쟁을 펼치는지에 대해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니 논쟁 또한 끝이 나지 않구요. 그래서 필자가 논객들이 지향하는 논점들을 중심으로 어떤 RvR을 원하는지에 대해 정리 해 보았고 그 기준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본글에서 RvR의 의미는 길드 단위 대규모 전투가 아니라 국가간, 종족간 전쟁만을 의미하며, 그에 부합하는 MMORPG만을 언급하겠습니다.
이런 공성전을 MMORPG에서 완벽하게 구현하는건 불가능할 듯
RvR 완성도의 기준
“완벽한 RvR이란 현실 전쟁을 완벽하게 MMORPG에 이식한 것이며, RvR의 완성도란 현실 전쟁을 MMORPG라는 특수성과 한계에 맞게 사용자들이 원할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시스템 조립상태를 말합니다.”
필자 마음대로 내린 이 기준을 가지고 RvR을 추구하는 몇 개의 MMORPG의 시스템에 대해 살펴 볼려고 합니다. 먼저 현실 전쟁의 시스템을 제시해서 기준으로 삼고 각 MMORPG들이 얼마나 기준에 부합되는(이식되어 있는)지와 어떤 식으로 변형시켜 완성도를 높였는지에 대해 살펴보는 것이 순서일 것 같습니다.
필자가 글에서 언급하는 게임들 대부분을 플레이 해 보지 않았기에 RvR 시스템에 관한 자료들만으로 글을 풀어 나가야 합니다. 잘못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국가(Realm, 종족, 세력)
두 개의 나라가 전쟁을 한다고 가상했을 때 힘의 밸런스(균형)가 맞는다면 평화를 유지할 것이며, 균형이 맞지 않다면 하나로 통일 되어서 다시 평화를 유지할 겁니다. 짝수라는 숫자가 승패를 가르는데 가장 좋은 수일 겁니다.
그럼 끝나지 않는 전쟁을 해야 하는 MMORPG에선 국가의 수는 당연히 홀수로 나가야 일촉즉발의 팽팽한 긴장감이 조성되고 끊임없는 전쟁이 발발할 겁니다.
조금 더 쉽게 설명 해 볼까요? 팀플레이에서 짝수는 전략 보다는 전술이 주를 차지합니다. 전략이 있어야 반전의 묘미도 생기며, 좀 더 다양한 전술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장시간의 팀 전략이 필요한 구기 종목을 본다면 야구 9명, 축구 11명, 농구 5명의 홀수이며, 짧은 시간에 득점이 왔다 갔다 하는 팀 테크닉이 필요한 구기종목은 탁구(복식) 2명, 배구 6명의 짝수임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략적 의미에서 짝수 보다는 홀수가 더 큰 재미를 부여하게 됩니다. (이 논리들은 순전히 필자의 생각이기 때문에 비논리적일 수 있음을 밝힘이다.)
이렇게 볼 때 국가의 수는 3국이 적당한 것 같습니다. 5국, 7국일 경우 유저의 게임 몰입도와 게임 개발이 복잡해 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제갈량의 천하삼분지계도 단점이 생깁니다. 밸런스를 깨뜨리려는 힘을 역이용해서 밸런스를 잡고 있지만 구멍이 생겨 버린다면 무너져 버리는 위험한 밸런스라는 겁니다. 필연적으로 구멍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이 구멍을 최소화 해서 삼각구도를 유지하려는 개발자들의 노력을 MMORPG들을 통해 살펴 보겠습니다.
천하이분지계를 내세워 삼분지계에 구멍을 낼려고 했던 주유
다옥(Dark Age of Camelot) 처럼 3개의 국가로 구성되는 경우도 있고 십이지천2 처럼 4개의 세력으로 이루어진 경우와 아이온 처럼 2개의 종족과 하나의 NPC종족으로 이루어진 경우와 같이 꼭 홀수의 법칙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다옥의 경우 적정 국가수인 3개의 렐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세 명의 게임자가 각각 지속적으로 가위, 바위, 보를 내서 균형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가위, 바위, 가위를 내서 구멍이 생겨 한 명 이상이 떨어져 나가는 필연적 상황이 생겨버립니다.
다옥은 알비온, 미드가르, 하이버니아의 3개국으로 형성되어 있지만 유저 비율이 무너져서 약소국 연합을 통한 2개국 구도로 바뀌면서 한쪽 세력이 장기간 성을 차지 해 버리는 상황이 발생했다는 겁니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보완을 이후에 나올 게임은 해 줄 필요가 생겼습니다.
십이지천2의 경우 원래 정파, 사파, 마교의 3개의 세력이지만 세력의 유저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낭인이라는 세력을 하나 더 만들어 짝수 세력으로 구성하였습니다. 그럼 홀수의 법칙에 위배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점이 듭니다. 하지만 유저들 스스로 작은 세력과 작은 세력 또는 큰 세력과 작은 세력의 동맹을 통하여 삼각구도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이 삼각 구도가 형성되지 않는 다면 하나 이상의 세력이 완전히 소멸해 버리는 저주서버가 되어 버립니다.
다옥에서 맞추지 못했던 유저수 비율을 맞추기 위해 십이지천2는 많은 시스템을 할애했습니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 하고 싶습니다. 축복서버가 존재함과 더불어 저주서버도 존재하니깐요.
아이온의 경우는 천족, 마족의 2강구도에서 종족간 밸런스를 맞추어 줄 나머지 하나의 종족을 용족이라는 NPC를 동원 했습니다. 한마디로 운영자 스스로 제갈량이 되겠다라는 의미인 것도 같습니다. 전 서버를 축복 서버로 만들겠다는 의미심장한 각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이온의 종족간 밸런스는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아서 예측 할 수 밖에 없네요.
시스템을 참고로 해 본다면 NPC종족인 용족은 유저비율에 의해 우세해진 종족을 견제하기 위해 만들어 진 것 같습니다. 사실 그 이상의 의미는 찾아 보기 힘듭니다. 유저가 맡아야 할 제갈량의 역할을 NPC가 맡은 이상 전략적 재미는 크게 퇴색될 겁니다.
동맹이나 견제 같은 전략적인 재미가 크게 줄어 들고 부대운용이나 컨트롤 테크닉을 통한 전술이 전쟁의 판도를 뒤 업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나마 전략적 요소인 아티팩트가 제대로 된 재미를 부여한다면 모를까 그렇지 못하다면 RvR을 추구하는 게임으로서 치명적인 결함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아이온이 진정한 RvR을 추구한다면 2강 구도가 아닌 3강구도를 만들고 하나의 NPC종족을 넣어서 유저들에게 동맹과 견제의 재미도 부여하고 종족수 비율에 따라 밸런스를 잡아 주는 역할까지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이렇게 된다면 다옥의 결함과 십이지천2의 결함까지 잡아 주는 진일보된 시스템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1편을 맺으며
핵심 콘텐츠가 전쟁인 게임들을 위주로 국가간 밸런스가 어떻게 발전해 나가는지 살펴 보았습니다. 평화는 곧 게임이 망하는 길이기에 RvR 위주 MMORPG가 끊임없이 유저간 반목과 갈등을 조성해야 하며, 그 방법으로서의 국가의 수와 국가간 밸런스를 현실전쟁을 통하여 되짚어 보았습니다.
1000 vs 1000의 RvR을 내세우는 에이카 온라인도 언급해 보고자 했으나 자료가 너무 부족해서 포기한 게 아쉽네요.
1편에 대해 온라이프 유저들의 “아 빡쳐” 라는 엄청난 거부감이 없다면 계속해서 연재를 하겠습니다. 이미 초안은 전부 작성해 두었습니다.
연재 순서
RvR(국가간전쟁) 시스템을 파헤쳐 보자
1편 – 국가의 생성과 국가간 밸런스
2편 – 전쟁의 동기 유발 요소
3편 – 전쟁의 상황과 방법과 패널티
4편 – 전쟁의 비용과 세금
5편 – 전쟁의 종료
6편 – 전쟁을 통한 이득과 전리품
글의 분량에 따라 편수가 줄어 들 수 있습니다.
헛..;; 잘못 눌러서 등록이 되어 버렸네요;; 이미지 삽입해야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