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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용산 e스포츠 경기장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에 대한 차기 시즌 공청회가 진행 됐습니다. 한국 e스포츠협회, 라이엇게임즈, 온게임넷의 삼자 협의체를 중심으로 e스포츠 기자와 현 LoL 프로게이머 등 다양한 패널이 함께하여 다가올 2015 시즌에 대한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번 공청회 자체가 가지는 의미는 높이 살 수 있지만 실상 공청회에서 나온 내용은 LoL 유저들이 수긍하기에는 너무도 부족했습니다. 말 그대로 '답답하고, 무의미'했던 공청회. 실질적으로 주도권을 갖고 있는 e스포츠협회는 각종 패널의 질문에 '아직 결정된 사항이 아니다'라거나, '고려하겠다'라는 답변으로 일관해 자신들이 정한 입장은 고수하는 한편 다양한 질문에는 확답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이런 공청회를 처음 가짐에도 불구하고 e스포츠협회는 준비가 미흡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결국 이런 모습은 그저 이런 공청회를 가지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여 겉으로만 LoL 리그의 새로운 방향성을 논하는 우리들의 자세를 지켜봐 달라는 시늉과 함께 자신들이 정한 사항을 전달하는 자리 이상의 목적을 가지지 못 한 셈입니다. 


- 단일 팀과 10인 로스터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현재 LoL 국내 팀들은 형제팀이라는 명목으로 2개의 팀을 가진 팀이 다수 존재합니다. 내년부터는 2개의 팀이 아닌 단일팀 체제로 바뀌는데, 이는 협회나 온게임넷, 프로게이머 대부분 모두 동의하는 분위기입니다.

문제는 기존에 2개 팀으로 운영 중인 팀을 의식해서인지 로스터를 10인으로 제한해 놓았다는 것인데요. LoL은 5명이 한 팀을 이뤄서 경기를 펼치는 게임으로써, 나머지 5명은 운이 나쁘면 시즌 내내 한 경기도 못 뛸 우려가 있습니다. 나머지 선수들을 위해 2군 리그에 관한 얘기도 나왔지만 e스포츠협회 측에서는 10인 모두 1군이고 마치 농구 처럼 자유롭게 선수 교체를 하면서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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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2개 팀을 운영해 온 팀들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실제 시즌에 들어가면 협회 말대로 자유롭게 교체를 하면서 여유 부리며 게임을 풀어나갈 팀은 많지 않습니다. 이미 식스맨 체제를 통해 5인 이상의 로스터가 원활히 돌아가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줬고, 승리를 위해 각 팀마다 최상의 라인업을 구축하기에 나머지 5인은 자연스레 후보로 밀려나게 됩니다.

최근 LoL 국내 팀에 소속된 선수들의 계약 종료나 잦은 해외 이적도 이와 전혀 무관하지 않습니다. 단일팀으로 축소되고 10인 로스터가 되어 팀에 종속되기는 해도 같은 포지션의 선수가 자신보다 실력이 낫다면 결국 후보로 밀려 경기에 나가지 못하기 때문에, 일찍부터 살 곳을 찾아 해외로 이적을 하거나 어쩔 수 없이 은퇴의 수순을 밟게 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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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이유야 있겠지만 2014 롤드컵 우승 후 뿔뿔이 흩어진 삼성 화이트

게다가 매년 열리는 LoL 월드 챔피언쉽에서 한 팀의 로스터는 최대 7인입니다. 만약 롤드컵에 나간다면 나머지 3명은 아예 경기에 나갈 수 없는데, 팀 내에서 이로 인한 상실감도 대단히 클 것입니다. 결국 단일팀은 모두가 수긍하지만, 10인 로스터로 운영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한 확답은 확실히 들을 수 없었습니다.


- LoL 선수들의 스트리밍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지난 9월부터 시작된 e스포츠협회 소속 LoL 선수들의 아주부 TV 스트리밍을 방송에 대한 얘기도 공청회에서 언급됐습니다. 협회 측은 '해외 팀에 진출하는 것보다 더 많은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한 것으로 보아 이전까지 인정하지 않았던 스트리밍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결국 선수들이 연봉이나 상금으로 인한 수익 외에 추가적인 수익을 위함임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북미, 유럽, 중국 등 해외에서 활동 중인 LoL 프로게이머 선수들의 경우 스트리밍을 통해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국내에서는 뒤늦게 이런 방식으로 선수들의 수익을 챙겨주는 한편, 해외로 이적 하지 않고 계속해서 국내에서 활동하도록 잡아두려는 용도인 것이죠.

공청회에서 문제가 된 것은 왜 스트리밍 회사 중에 아주부 TV를 선택했느냐는 것이었는데, 협회 측에서는 스트리밍 회사 중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스트리밍이 아무래도 수익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부분이지만 협회 측은 어느 정도의 이익을 취하는지에 대해서는 함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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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부터 시작된 국내 LoL 선수들의 아주부 TV 스트리밍
아직 광고가 덜 됐기 때문인지 LoL 유저 중에도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협회 소속 선수가 아주부 TV 이외의 스트리밍 방송을 고려한다면 팀을 나와야 한다고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협회의 태도. 이는 다양한 스트리밍 방송 서비스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아주부 TV와 1년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지만 협회 소속된 선수들을 협회 내에 속한 하나의 소유물로 보는 것과 같아 유저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이처럼 스트리밍 방송사를 비롯해 스케줄까지 직접 협회가 정할 정도로 그럴 권한이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당초 선수들의 해외 이적을 저해하고, 수익을 챙겨주려는 목적이라면 보다 자유롭게 스트리밍 방송 권한을 팀에게 위임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재 국내 LoL 프로게이머 선수들은 마치 학교에서 수업을 받듯 협회가 만든 시간표에 따라(팀의 의견을 반영했다고는 함) 각 팀 별로 방송을 진행 중입니다. 게다가 팀 통합으로 계약이 되어 수익 또한 선수 숫자대로 공정하게 분배하는 방식(인기 선수는 추가 인센티브 적용)이기 때문에 자연히 자신이 방송을 할 때 시청자가 많이 몰리는 인기 프로게이머의 경우 불만이 생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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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하루 시간대에 따라 팀 별로 방송 스케줄이 짜여져 있습니다

참고로 공청회 패널로 참가한 TSM의 서포터 'Lustboy' 함장식 선수에 따르면 TSM 팀원들은 정해진 일정에 따라, 트위치를 통해 자율적으로 스트리밍을 진행하며 수익 구조는 모두 개인 소유로 돌아간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새롭게 바뀌는 시즌을 앞두고 여러 유저를 관객으로 불러 이런 공청회를 연 것 자체는 상당히 의미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협회는 마치 미리 준비된 대본을 읽는 것처럼 그것을 유저들에게 공지하는 자리에 불과했습니다. 패널들 혹은 마지막 Q&A 시간을 통해 나온 여러 유저들의 질문에도 확실한 답변 하나 내놓지 못 할 정도로 준비가 부실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공청회 다음 날인 4일 e스포츠협회 전병헌 회장은 4일 열린 공청회에 대한 입장을 전했습니다. 공청회는 당초 발표한 운영 방안에 대해 여러 패널들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듣는 자리였지, 어떠한 결정을 내리는 자리는 아니었다는 것. 대충 수긍은 가지만, 적어도 패널들이 제시한 몇 가지 의견이나 질문에 대해 속 시원한 답변을 기대한 이들이 적지 않았을 것입니다.

덧붙여 공청회를 통해 지적된 모든 사항들을 검토해 오는 11일, 드디어 2015시즌 LoL 리그 운영방안 최종안을 발표하겠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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