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게임을 왜 하는가? 라고 묻는다면 금방 답하지 못할 것이다. 그만큼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고, 또 사람 마다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다양한 사람들을 모두 만족시켜 주는 게임이 있고, 왜 내가 이 게임을 하는지를 분명하게 말할 수 있을 정도라면 그 게임은 이미 성공한 게임일 것이다.
▲ 이글을 보고 C9의 성공가능성을 판단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이제 어떤 게임이 성공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게임의 본질 속으로 여행을 가 보겠다.
■ 어릴적 내 모습을 상상해 보자.
-2살 때다.
아무거나 만지고, 들고, 먹기를 좋아 했다. 그 덕분에 시계줄을 삼켜서 병원에도 실려갔고, 영양제 한통을 다 먹어 치운 적도 있다.
그렇다. 게임은 이렇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먹음직한 놀이이다.
-이제 유딩이 되었다.
이제부터는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놀이를 찾는다. 그네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 보기도 하고, 미끄럼틀에서 땅바닥으로 떨어져 보기도 했다. 아찔하다.
그렇다. 게임은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아찔한 놀이이다.
-이제 초딩이 되었다.
본격적으로 상대를 두는 놀이를 시작했다. 칼싸움, 총싸움, 땅따먹기, 딱지치기 등등 상대를 이김으로서 희열을 맛보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 게임은 상대를 통해 자신의 우월성을 찾는 놀이이다.
-이제 중딩이 되었다.
헐... 공부하느라 논 기억이 없다. 미안하다. 억지로 기억하자면 소풍가서 보물찾기를 해 본 것 같은 기억이 날 것 같다. 상대 보다 더 좋은 보물을 찾거나 찾는 행위에 즐거움이 따른다.
그렇다. 게임은 퀘스트를 통해 보물을 찾아 즐거움을 갖는 놀이이다.
-이제 고딩이 되었다.
편을 갈라서 놀게 된다. 공동체와 소속감 그리고 서열에 눈을 뜨게 된다. 그리고 각자의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이 의견에 반대한다면 왕따라고 자인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그렇다. 게임은 역할 분담을 통해 팀을 최상으로 만드는 놀이이다.
-이제 대딩 또는 사회인이 되었다.
도박이나 스포츠에 심취하게 된다. 상대를 기만하고 이용할수록 승률이 높아지는 놀이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게 된다. 끊임 없는 자기단련, 그리고 두둑한 보상까지 주어진다.
그렇다. 게임은 뛰어난 전략을 갈고 닦아 상대를 이겨 보상을 받는 놀이이다.
-이제 나이가 좀 더 들었다.
너무 힘든 놀이는 기피하고, 이야기를 많이 할 수 있는 놀이를 택한다. 이야기 중에 뒷담화가 가장 재미있다. 강한 사람일수록 이 뒷담화의 소재가 된다.
그렇다. 게임은 커뮤니티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놀이이다.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통해 게임의 본질을 열거 해 보았다. 나이대에 따라 즐기는 놀이가 나뉘어진게 아니라 놀이의 발전 형태를 생각해 보았고, 최종적으로는 모든 놀이의 방식이 합해지는 상황이 된다.
■ 그럼 지금 부터 컴퓨터 게임속으로 여행을 해 보겠다.
이렇게 본질을 열거 해 보니 온라인 게임 속에 있는 시스템들이 놀이의 본질에 충실하다고 생각된다. 앞으로 게임을 평가 할 때 아래의 본질적 요소들을 비교해 보면 그 성공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쳐 볼 수 있을 것이다.
1. 새로운(창의적인) 놀이를 통해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하고 있는가?
2. 타격감,그래픽,사운드,PVP,RVR, 등등을 통해 말초신경(운동,감각,자율신경)을 충분히 자극하고 있는가?
3. 승패를 통해 충분한 희열을 느낄수 있는가?
4. 길드, 클랜, 파티, 팀웍 시스템이 게이머의 한계를 넘어 설 수 있게 충분히 돕고 있는가?
5. 레벨 또는 랭킹 시스템을 통해 게이머에게 우월감을 충분히 심어 주는가?
6. 퀘스트 또는 스토리보드가 게이머들에게 보상과 몰입도를 충분히 주고 있는가?
7. 레벨업 또는 컨트롤의 연마가 캐릭터의 성장을 충분히 돕고 있는가?
8. 전략적 요소가 존재하고, 승리에 대한 보상이 충분히 제공 되는가?
9. 게임내 사회의 서열(랭킹에 의한)이 존재하거나, 서열 시스템이 있는가?
10.게임의 커뮤니티 시스템이나 유저간의 원할한 커뮤니티(게임 내외적)는 형성이 되는가?
11.유저들이 게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최종 목적이 되는 핵심콘텐츠는 충분히 활성화 되어 있는가?
12.핵심콘텐츠는 시스템으로 주어지는 것과 유저들이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자유도)이 같이 존재하는가?
13.캐릭터, 레벨, 아이템, PVE, PVR 등의 밸런스는 충분한 완성도를 가지고 있나?
14.운영행태, 유저들의 매너, 광고, 홍보 등은 충분히 좋은가?
적고 보니 너무 많다. 요소 하나 하나에 토를 달고 싶지만 글이 너무 길어질까 싶어 달지를 못하겠다. 간단한 문장만 보고 이글을 읽는 독자들이 스스로 토를 달 수 있기를 빌어야 겠다.
성공한 게임과 실패한 게임을 구체적으로 비교해 이 논리의 타당성을 검증하고 싶지만 필자가 열심히 해 본 게임이 V자 손가락에 꼽는지라 비교하지 못하는게 안타깝다. 다만 독자들의 심판에 맡기겠다.
한가지 명심해야 할 사실은 점괘가 항상 맞지는 않는다. 혹시 항상 맞추는 쪽집게 도사가 있다면 소개해 달라. 이번주 로또 번호를 물어 봐야겠다.
[온라이프존] 아마추어 논객 '하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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