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오픈 베타에 돌입한 네오위즈게임즈의 <블레스>에는 개발비로 무려 700억 원이 사용됐다고 합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리니지 2>, <제라>, <그라나도 에스파다> 등의 게임이 100억 원의 개발비를 사용하면서 세 자리 숫자를 돌파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온라인게임의 개발비는 점점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이후에도 <C9> 150억 원, <아이온> 250억 원, 최근 넥슨으로 이사를 간 <테라>는 400억 원의 개발비가 사용 됐습니다. <테라>의 개발비 400억 원을 돌파한 작품은 한 동안 없었는데 <아키에이지>가 그에 버금가는 400억 원을 들였고, <블레이드앤소울>에 500억 원의 개발비가 투입됐습니다.
<C9> 150억 원
<아이온> 250억 원
<테라> 400억 원
<아키에이지> 400억 원
<블레이드앤소울> 500억 원
이렇게 높은 개발비를 들인 작품을 쭉 열거해 보면 알겠지만, 몇 백억 원의 개발비가 들였다고 게임이 무조건 성공하지는 않습니다. 많은 작품이 서비스 종료라는 길을 걸었고, 몇몇 작품은 산소호흡기만 붙이고 서비스만 연명하거나 무료로 전환하여 어렵사리 서비스를 유지하는 작품들도 존재합니다.
또한, 위 작품들 모두 MMORPG 장르를 토대로 하고 있는데 해당 장르가 그만큼 많은 개발비를 필요로 하는 반면에 게임성에서는 기존의 MMORPG와 크게 차이가 없어 양산형 MMORPG라는 오명을 쓰기도 합니다.
그래픽이 게임의 재미를 판단하는 전제조건은 아니지만, 하나의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너도 나도 고가의 그래픽엔진을 사용하면서 비주얼적인 부분에 대한 투자는 점점 늘어가고 있으며 이에 맞춰 사양도 여타의 패키지게임을 찍어 누를 정도로 고사양화 되어 가고 있습니다. 시각적인 즐거움이라던가, 첫 인상부터 유저를 끌어들이는데 있어 비주얼적인 부분이 차지하는 것이 크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결국 내실을 다지지 않는 이상 양산형 MMORPG라 불릴 뿐이죠.
높은 사양을 요하는 <블레스>
이렇게 높은 개발비를 들이고도 형평 없는 게임성을 들고 나온 작품들에 유저들은 개발비를 정말 어디에다 썼는지 궁금해 합니다. <테라>의 회식비 400억 드립은 이미 유명하며, 개발비 기록을 새롭게 갈아 치운 <블레스> 또한 회식비 논란에서 결코 안전하지 못합니다. 이미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오픈 지연, 서버 목록 사라지기, 들쑥날쑥한 프레임 등 오픈 베타테스트 이전에 스트레스 테스트를 왜 했는지조차 의문스러운 정도.
초반부터 많은 잡음에 시달리는 <블레스>
최근 국내외로 인디 게임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인디 게임은 적은 개발비와 적은 개발인력으로도 게임의 원초적인 재미를 포착해 점점 높은 평가를 받아 가고 있습니다. 대기업이 개발하는 작품이 인디 게임은 될 수 없지만, 인디 게임에서나 볼법한 아이디어로 무장해 이제는 보다 참신한 게임을 개발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은 이미 답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