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PC방이 폐업하다... (4642) 일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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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오래간만에 단골 PC방엘 들렀다.

친구와 약속이 있었는데 너무 일찍 나간 바람에 시간이 꽤 남아서였다.

익숙한 길을 따라 익숙한 건물 2층의 그곳, PC방에 다다른 순간 길이 막혔다. 문이 닫혀있던 것이다. 문은 열리지 않았다.

'오늘 영업 안 하나?'

혼잣말을 중얼거릴 때 문득 한달 전 기억이 재빠르게 스쳐지나갔다.

사실 한달 전쯤에도 들렀었는데 그 날도 이날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문이 닫혀있었다. 무려 한달 여만에 방문을 했는데도 닫힌 문 그대로였던 것이다.

'망했구나...'


자연스럽게 이 PC방이 망했다는 걸 직감하게 됐다.

한달 전에 방문했을 땐 뭔가 사정이 있겠거니 하고 지나쳤었는데...

뭔가 이상하긴 했다. 한달 전 그날도 사정상 문을 닫았으면 헛걸음 하는 손님을 위해 뭔가라도 써붙여놨어야 했는데 그런 게 전혀 없었다.

그리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 이전, 정상 영업을 하던 때에도 뭔가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했었다.

어느 날부터 알바가 보이질 않고 사장님만 직접 일을 하는 게 아닌가? 내가 2주일에 두세 번정도 PC방엘 갔는데 망하기 두달 정도 전부터를 그랬던 거 같다.

사실 이 PC방을 10년 정도 알았는데 아주 가끔 빼고는 거의 대부분 알바가 있었기에 의아했다.

더 이상했던 건, 스낵 코너에 과자나 컵라면이 텅텅 비었는데 더 채워넣지 않는 것이었다. 음료 냉장고에도 캔커피 몇 개만 덩그러니있었고 말이다.

거기서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 그땐 그저 뭔가 사정이 있겠거니 하고 넘겼었다.


이 PC방이 망하면서 나도 다소 손해를 보게 됐다.

망하기 2주일 전쯤인가 2만원 어치 30시간을 충전해놨던 것이다. 절반도 체 사용하지 못했는데 이 무슨 청천벽력 같은...친구도 만원 충전해놓고 거의 못 썼단다.

사장님에게 아쉬운 것은 그때, 곧 폐업하니 충전시간을 빨리 쓰라고 내게 말해주지 않은 점이다. 말이라도 해줬으면 충전을 하지 않았거나 빨리 썼을 건데...왠지 뒤통수 맞은 느낌이다.


그런데 왜 갑자기 폐업을 한 것일까?

이 PC방은 컴퓨터 업그레이드를 한 지 1년도 되질 않았다. 컴퓨터뿐만 아니라 마우스나 키보드 그리고 의자까지 대대적으로 교체해서 이전보다 상당히 쾌적한 환경이 되었었는데 폐업은 너무 급작스러운 느낌이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마 주변 PC방과의 경쟁이 여전하고 특히나 PC방 흡연금지가 타격이 컸던 것 같다. 확실히 내가 봐도 흡연금지 이후에 성인 손님이 많이 줄어든 것 같았다.

컴퓨터 업그레이드 이후 반짝 특수를 누리긴 했던 것 같지만 주변 PC방도 비슷한 시기에 같이 해서 청소년 손님을 상당수 뺏긴 데다 흡연금지 악재가 겹쳐서 급격히 상황이 안 좋아진 듯 하다.

정들었던 PC방인데 많이 아쉬운 게 사실이다. 최근 몇년 간 PC방엘 자주 갈 일은 없었지만 그래도 가끔씩이라도 가서 친구들과 롤도 하고 그랬는데...

요즘 PC방들이 많이 안 좋다는 소리를 꽤 들었는데 왠지 지역 PC방들이 구조조정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내 2만원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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