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할 돈 있으면 손님들에게 국밥 조금이라도 더 드려야지에.."

경상북도 칠곡군에 간판 없이 허름한 건물이 과연 이런 곳에서 음식을 파는지 의아스러운 순대국밥집이 있다.

건물 벽면은 양철판이 덕지적지 붙여져 있고, 그저 빨갛게 네온 싸인으로 ‘순대’라고 적힌 입간판이 건물입구에 덩그러니 걸려 있을 뿐이다. 나름 ‘온천골 아바위 순대’라는 불리는데 간판이 없으므로 사람들은 가게 이름을 잘 모른다. 예전에 정미소를 약간 개조해서 사용해서인지 세월 속에 빛 바랜 정미소 간판이 희미하게 걸려 있어 이곳이 식당인지, 잘 못 찾아 온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

“다부IC에서 내려 왜관 가는 국도방향으로 쭉 내려가다가 우측 골목에 칠곡 도계온천 가는 길에 식당이 있어요.” 라고 자세히 설명해도 처음에는 무척 찾아가기 힘든 곳. 간판이 따로 없어 더 찾기 힘들다.

그러나! 어디서들 왔는지 가게 안에 사람들로 넘쳐난다.



전국에서 소문을 듣고 찾아온다고 하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건물은 허름하기 이루 말할 수 없으나 주차장에는 비싼 중형차들을 볼 수 있다. 이런 시골동네에 명품차들이라니… 허름한 외관과는 대비되는 이 광경도 또 다른 볼거리.

이렇게 까지 찾아오는 이유는 역시, 이 집의 순대 맛 때문. ‘멀지만 오길 잘~했다’라고 할 만한 맛을 자랑한다.

하루에 순대국밥을 100여 그릇을 판다고 한다. 정문자 사장님은 그냥 옛날 맛 그대로 집에서 먹는 듯한 맛을 살렸다고 겸손하게 말씀하시는데 순대를 딱 보기만 해도 왜 맛있는지 눈으로만 봐도 알 수 있다.

선지가 가득 들어간 순대는 윤기가 좔좔 흐르고 두툼하게 썬 수육도 금방 꺼내와 김이 모락모락 나서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게 맛깔 나게 생겼다. 여기에 빨간 빛깔이 시큼하게 생긴 김치가 반찬으로 나온다. 구수한 청국장도 나오는데 밥에 슥슥 비벼먹으면 어느새 밥 한 공기가 동 난다. 가격도 저렴해서 수육 작은 접시가 6천원, 국밥이 4천원이다.

정문자 사장님은 이 식당의 2대 사장님으로 1대 사장님이 하시던 것을 인수 받아 20여 년째 가게를 꾸려오고 있는 운영하고 있다. 몇 년째 간판도 없이 가게를 운영하는데, 여쭤보니 “간판 할 돈 있으면 손님들에게 국밥 더 드려야지” 라고 웃으며 말씀하신다. 맛도 맛이지만 국밥 양이 많아야 손님들이 많이 온다고. 그리고 찾아준 손님에게 웃으며 친절하게 대하는 것이 평범하지만 가장 쉽지 않은 이 집의 장사비법이다.

허름하고 찾아가지도 쉽지 않지만 손님에게 국밥을 조금이라도 더 주려는 사장님의 마음씨에 가슴이 훈훈해지는 곳. 그런 사장님의 마음과 손맛 때문이지 오늘도 가게는 문전 성시를 이룬다.

날씨가 더욱 쌀쌀해지는 요즘, 따뜻한 국밥 한 그릇 생각날 때 칠곡 도개 온천골 순대국밥 이 더욱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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