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은 게임이 가지는 가장 근본적인 요소인 ‘재미’라는 측면에서 솔직히 재미있는 게임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30일>은 재미를 넘어 보다 깊은 울림으로 플레이하는 개개인의 유저에게 교훈적인 메시지를 던져준다. 메시지를 통해 사회적으로 크게 대두되고 있는 ‘자살’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하고 주위를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 <30일>을 플레이할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게임의 시작과 함께 최설아라는 여성의 죽음을 알리는 사망진단서를 보여준다. 유저는 주인공 박유나가 되어 로얄고시원의 총무로 일하면서 202호에 거주 중인 공시생 최설아의 죽음을 막아야 한다. <30일>은 자살 예방을 소재로 하는 멀티 엔딩 스토리 어드벤처 게임으로, 이미 결과를 알고 있는 시점에서 불행한 일이 발생하는 것을 막는 것이 목적이다.
선택에 따라 다양한 결과가 기다리고 있다
게임은 하루 단위로 진행되는데, RPG의 퀘스트처럼 하루에 해결해야 할 일들이 제공된다. 진행 방식은 포인트 앤 클릭의 정통 어드벤처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루에 할 일의 경우 소화기상태를 확인하고, 입주민들의 택배나 우편물을 전달하는 등 다양한 총무의 일을 처리하면서 고시원에 입주 중인 사람들과 교류를 나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최설아의 자살을 막는 것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30일>은 고시원의 일상이나 모습을 현실 그대로 담아냈다. 이를 위해 개발진은 두 차례의 고시원 답사 및 여러 관계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를 게임에 그대로 반영했다. 다양한 고시원내 규칙을 비롯해 고시원 내부의 모습까지 현실반영에 충실한 모습이다.
하루에 주어진 일들을 모두 완료하면 다음날로 넘어갈 수 있다
고시원의 모습을 충실히 재현해냈다
또한, 다양한 개성과 성격의 인물들이 거주하는 만큼 다닥다닥 붙어 있는 방들을 통한 층간 소음 문제와 도난 사건 등 입주민들 간에 발생하는 여러 가지 이슈도 게임 내에 풀어냈다. 특히, 이런 사건을 중재하는 총무의 입장에서 대화를 통한 여러 가지 선택지가 제공되는데 선택에 따라 엔딩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멀티 엔딩 시스템을 통해 준비된 엔딩은 약 20여 가지다. 30일 동안 게임은 유지되지만 유저의 선택에 따라 10일도 되지 않아 최설아가 나쁜 선택을 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삶을 포기하려는 사람에게 어떻게 삶의 끈을 놓지 말라고 할 수 있는지, <30일>은 그런 부분에서도 전혀 과장되지 않고 적당한 선을 지켰다.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교류를 나눈다
멀티 엔딩을 통해 다양한 결과를 보여준다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상위권이라고 할 정도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생활고, 건강, 입시, 취업 등 자살을 하는 이유도 여러 가지다. 주변에서 이런 문제로 어려워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 때 <30일>은 외면하지 말고,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전해주라고 다독여준다. 알면서도 무시하거나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이런 일들에 대해 적어도 문제를 인지하고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줬다는 측면에서 게임이 가지는 재미와는 다른 효과에 대해서도 <30일>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고 할 수 있다.
게임의 성격에 맞춰 자살방지를 위한 도움말도 제공한다
강물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