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위] 자동사냥이 포함된 게임은 등급 불가?

최근, 게임사에서 제공하는 자동사냥기능이 있는 게임에 대해 '게임물등급위원회'에서는 등급 거부를 한 바 있습니다. 이야인터렉티브의 '엔젤러브 온라인'이 그중에 하나인데요. 이번에 소명의견을 통해 전체이용가를 받았습니다.

필자는 이 부분에 대한 몇가지 기사를 보았는데요. 기사의 내용만 가지고는 도대체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어떤 곳인데 이런 월권 행위를 하느냐라는 의문점이 증폭 되더군요.

등급 거부 이유인 '시스템이 사냥 및 자원채집을 자동으로 진행해 콘텐츠 소모 속도가 빨라서 게임의 재미를 저하시킨다'라는 대목에서 게임의 재미를 저하시킨다는 기준이 무엇인가? 게임의 재미를 저하시키면 등급거부의 사유가 되는가? 라는 부분의 의문점이 생겼습니다.

기사링크: http://www.etnews.co.kr/news/detail.html?id=200907230169 (엔젤러브온라인 등급거부)
기사링크: http://www.etnews.co.kr/news/detail.html?id=200907290128 (엔젤러브온라인 전체이용가)

기사만 보아서는 답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아 직접 해답을 찾아 보기로 했습니다.

■ 엔젤러브 온라인은 어떤 게임인가?

엔젤러브 온라인은 대만의 유저조이가 만들고 한국의 이야인터렉티브가 서비스 할 예정입니다. 그들이 자신있게 내세우는 콘텐츠 중 하나는 '천사 수호 정령'이라는 자동사냥 기능입니다. 굳이 따지면 콘텐츠는 아니겠죠.

■ 엔젤러브 온라인의 자동사냥은 대체 어떤 기능이 있는가?

대체 어떤 기능을 가지고 있길래 등급 거부 사태가 발생했는지 보겠습니다. 공식홈페이지를 방문 해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필자가 자동사냥프로그램을 사용해 보질 못해서 불법 오토와의 비교는 불가능 하지만 엄청난 기능들이 있더군요.

▲ 엔젤러브 온라인의 유저편의 매크로인 '천사수호정령'

제가 볼 땐 불법 오토 프로그램 보다 좋은 것 같은 예상을 합니다. 이 정도면 불법 오토 업자들 망하게 생겼어요.

■ 등급 불가 판정과 전체이용가 허용의 촛점은?

여러가지 측면을 보았을 때, 게임물등급위원회의 등급판정 기준은 '사행성' 인것 같습니다. 게임의 재미를 저하시킨다는 건 부연 설명 같구요.

이야인테렉티브 측은 "게임내 자동사냥 시스템이 오토마우스와 달리 게임 밸런스를 해치지 않고 유저편의 기능에 중점을 맞추었다" 고 합니다. 게임위의 관계자는 게임머니 환전 등의 2차적인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업체 소명을 위원회에서 받아들인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오토 프로그램이 게임아이템과 머니의 현금화를 통한 사행성 조장 즉, 게임을 즐기는 것(레벨업)과는 별개로 오토를 돌림으로 인해 대박을 향한 기대감을 조장한 측면이 있습니다. 엔젤러브 온라인도 이러한 사행성 조장에 적합한 자동사냥 시스템으로 변질 될 수도 있구요.

게임위는 이 부분에 대해 엔젤러브 온라인의 천사수호정령 시스템이 게임머니 환전을 위한 사행성 조장 시스템이 아니라 단순히 유저 편의 시스템으로 인정 한 것 같습니다.

■ 그러나 문제점은 있다.

사실 필자는 "불법 오토 프로그램을 막을 실력이 없다면, 차라리 밸런스를 해치지 않는 적절한 오토를 자체 제공하여 죽 쒀서 개주는 꼴은 당하지 말아라"라고 역설 한 적이 있습니다. 불법 오토 보다는 기능이 떨어지겠지만 계정블록의 위험성이 없기에 일반 유저들이 불법 오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게임의 밸런스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일겁니다.

그러나... 엔젤러브 온라인의 '천사수호정령' 시스템을 보고 나니 무척 당황 스럽습니다.

더욱이 이러한 자체 자동사냥 기능이 캐시템으로 판매 될 경우엔 게임성까지 의심해 봐야 하는 상황까지 초래할 수 있습니다. 자동사냥 기능을 통해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미약하다면, 오로지 사행성 조장을 통한 자동사냥 기능을 가진 캐시템의 판매 또는 월정액제인 경우 자동사냥 기능을 통한 접속률 유지에만 그 촛점이 맞추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엔젤러브 온라인이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가까운 미래에 충분히 가능성 있는 상황입니다. 그동안 불법의 선에서 자행되는 상황이 합법의 선 안으로 들어오게 되는 거죠.

일반 유저들이 생각하는 오토의 본질은 콘텐츠 소비 속도나 사행성이 아니라 경쟁의 공평성을 위배하는 상황일겁니다. 오토로 편하고 빠르게 만렙을 찍느냐와 수동으로 어렵고 느리게 만렙을 찍느냐의 차이일겁니다. 따라서 게임사에서 제공하는 자동사냥 기능은 공평성을 해칠 수 있는 캐시템으로 판매 되어서는 안되며, 접속률 유지를 위해 풀 오토의 기능도 가져서는 안될겁니다.

불법 오토 프로그램이 게임에 미치는 악의적인 상황이 게임사에서 제공하는 자동사냥에 그대로 발생한다면 유저 편의가 아닌 게임사의 이득만을 위한 시스템으로 변질 될 수 있습니다.


[온라이프존] 아마추어 논객 '하데스'


주) 휴가를 받았습니다. 수요일까지인데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서 방콕 중입니다. 새벽 5시에 항상 일어났는데 이젠 낮 12시에 일어나는군요;; 2박 3일 휴가 갈 만한 곳 추천 부탁드립니다. ^^, 아니면 그냥 게임하면서 휴가를 보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