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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은 언제나 1등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립니다. 1등만 없으면 자신이 자연스레 1등이 되기 때문이죠. 2등에게 있어 1위는 아마도 눈에 가시와 같은 존재일 것입니다. '저 녀석만 없으면 내가 1등인데...'라는 분노는 결국 비열한 수로 이어지기 마련이고요. 

넥슨에서 서비스 중인 '피파 온라인 3'가 현재 딱 2등의 심정과 같습니다. PC방 인기 순위 1위에서 웬만해서는 내려오지 않는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가 1등의 자리를 놓친 적은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적습니다. 

그 밑에는 구작들이라 할 수 있는 서든어택, 던전앤파이터 등등이 위치해있고 나름(?) 신작이라 할 수 있는 피파온라인 3가 LoL의 뒤를 쫓고 있지만, 여전히 역부족입니다. 사용시간 점유율을 살펴봐도 LoL의 절반이 되지 못하며, 최근에는 서든어택에게까지 밀리고 있는 상태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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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은 반전을 노립니다. 드디어, 피파 온라인 3가 칼을 쳐든 것이죠. 어차피 인기 순위는 PC방 집계로써 가정에서 플레이 하는 일반 유저는 PC방 순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즉, 방대한 PC방 관련 이벤트를 펼쳐 1등의 자리를 넘보려는 것입니다. 돈슨이라 불리는 넥슨에게 있어, 결코 이런 작업은 어렵지 않습니다.

작년 7월 시행된 PC방 버닝 이벤트가 그런 부류의 하나에 속합니다. PC방 버닝 이벤트의 경우 간단히 말해 4시간 씩 접속할 때마다 상품을 주는 이벤트로써, 중복 시행이 가능해 24시간 내내 접속해 놓으면 상품이 누적되어 약 현금 10만 원 정도의 캐쉬템을 받는 이벤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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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 대란을 일으켰던 문제의 이벤트

해당 이벤트 때문에 당일 여러 PC방에서는 약 90% 이상의 PC에 피파 온라인 3를 켜놓기만 하고 자리는 텅 비어있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물론, 이벤트를 모르고 PC방을 찾은 유저는 안타깝게도 발길을 돌려야 했고, 해당 이벤트 때문에 당혹감을 느낀 몇몇 유저들은 PC의 전원을 끄고 도망가는 사례도 발생했죠.

위와 같은 일이 발생한 이유는 대다수의 학생 유저들이 24시간 계속 자리를 지킬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행여나 그들은 PC방 모니터에 '건들지말라'는 경고성 문구를 붙여 놓기도 했습니다. 해당 이벤트는 게임을 즐기기 위해 PC방을 찾은 유저들에게 불쾌감을 주었음은 물론 피파 온라인 3의 PC방 게임접속 시간을 게임 외적인 마케팅 요소로 올린 경우로써, 결국 피파 온라인 3는 해당 이벤트로 PC방 1위라는 치욕스런 명예를 보상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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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PC방의 풍경

하지만, 넥슨은 이후에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수능에 맞춰 시행된 이벤트에서 위와 같은 짓을 한 차례 더 저질렀습니다. 결국 7월에 시행된 이벤트 때와 마찬가지로 PC방 자리는 주인 없는 유저들로 점령당하는 사태가 발생했고요.

현재도 피파 온라인 3는 PC방 버닝 이벤트를 진행 중입니다. 그나마 앞선 이벤트에서 유저들에게 욕을 많이 먹어서인지 1일 1회, 최대 2시간 접속이라 이전과 같은 PC방 대란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피파 온라인 3가 유독 PC방 이벤트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피파 온라인 3는 서비스 초기부터 PC방 유저의 편의를 제공한 시스템이 다수 제공했습니다. 바로 PC방에서 접속할 경우 고강화 선수 카드 두 명을 랜덤으로 임대해 주는 시스템으로써, 이는 집에서 즐기는 유저와 월등한 격차를 벌이는데 많은 역할을 하게 됩니다.

또한, 피파 온라인 3가 현재까지 진행한 이벤트를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개인 유저보다는 PC방 유저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결국 이런 이벤트의 의미는 하나로 귀결되어 PC방 인기 순위 1위 등극이라는 결과를 낳기 위함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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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부터 현재까지 각종 PC방 혜택을 제공중입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피파 온라인 3가 1위에 등극 했던 첫 사례는 작년 6월로 기억됩니다. 월드컵 특수와 함께 LoL를 잠시 1위 자리에서 밀어내기에 성공한 것이죠. 물론, 말만 월드컵 특수지. 이 때도 PC방 이벤트가 월드컵의 열기에 더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시 이벤트도 PC방 버닝 이벤트와 다르지 않습니다. 60분, 120분, 180, 240분 마다 각종 아이템을 지급하고, 이렇게 4시간(240분) 이상 접속 이후에도 계속 접속을 유지하고 있으면 다시 처음부터 보상을 받게 되는 이벤트를 펼쳤습니다. 자연스럽게 PC방 사용시간 점유율을 올리는데 많은 역할을 했고, 해당 이벤트로 재미를 봤기에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이벤트를 다시 벌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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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피온3의 본격적인 못된 짓은 이 때부터 시작되었을지도...

주위의 시선이나 비아냥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이죠. 그들에게 있어 1위의 자리는 절대적으로 가치 있는 자리였고, 1일 천하. 아니, 단 몇 시간 동안의 1위라 하더라도 매주 집계되는 PC방 순위에서 피파 온라인 3가 최상단에 이름을 올린다면 그들로써는 상당한 이슈가 되는 것입니다. 최정상의 LoL을 쓰러뜨린 피온3라는 간판이 무척이나 끌렸겠죠.

LoL이 세웠던, 현재도 다시 세우고 있는 PC방 순위 1위 기록이 대단한 것임은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때문에 누구나 LoL을 정상의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LoL를 끌어내림에 있어 게임이 가진 재미. 즉, 게임성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닌 비열한 마케팅이 더해져 외부 요인으로 1등의 자리에 앉아봤자 사람들은 손가락질만 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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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첫째 주 PC방 순위

피파 온라인 3는 축구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쉽게 재미를 붙일 수 있도록 잘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하지만, 넥슨이라는 퍼블리셔가 서비스를 맡으면서 누구나 우려하던 일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유독 이번 PC방 이벤트뿐만 아니라 이미 밑도 끝도 없는 현질 유도에 질려버린 유저들이 존재 할 정도로 게임성 외적인 부분에서 이미 등돌린 유저들이 다수입니다.

과거 피파 온라인 2의 경우와 비교하자면 피파 온라인 2도 지속적인 현금 결제를 유도하긴 했지만, 이 정도로 노골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적당히 좀 합시다. 현재 피파 온라인 3는 전작과 비교해도 결코 나쁘지 않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지만, 욕심이란 끝이 없기에 각종 무리수를 던지고 있습니다. 넥슨이 돈슨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결국 이런 무리수의 이벤트가 계속 더해져 낳은 결과인 것이죠.

지금은 순위 싸움을 할 때가 아닙니다. PC방만이 아닌 자사의 게임을 즐기는 모든 유저를 위한 공평한 이벤트로 모든 유저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함은 물론, 게임성의 완성도에 보다 박차를 가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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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모바일 게임에 급관심...
Comment '3'
  • ?
    cogito 2015.01.19 22:09
    진짜 나는 피파 하지도않는데 이런걸로 피해를 봐야하나 이생각이 듬 진짜 이런거 처벌을 해야지 맨날 그냥 놔두니 썩지
  • ?
    별빛나래 2015.01.20 01:59
    피파충들 때문에 저런날엔 그냥 피시방을 안가거나 사장님한테 전화해서 자리 예약해놓음...
  • ?
    주마등 2015.01.22 23:48
    전그래서 국산 게임 안합니다 ㅋㅋ 그냥 패키지 게임 사서 합니다. FPS는 배틀필드 시리즈 하고 축구는 피파15 거의 오리진게임이나 스팀을 이용 국산게임은 이미 썪을때로 썪었음 .... 고객을 호갱 취급 ㅎㅎ과도한 정액금 리니지류 거의 3만원때 그왜 게임들은 거의 2만원때죠 거기에 캐쉬템 ㅋㅋ FPS게임은 뭐 캐쉬총이니 캡슐총이니 없으면 게임 못할정도로 발리는 현상 ㅎㅎ 답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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