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아시나요. 국내 유명 게임업체 중에 첫 글자가 알파벳 N으로 시작하는 업체가 꽤 많다는 것. 그 중 국내를 대표하는 업체 중 알파벳 N으로 시작하는 업체라면 누구나 엔씨(NC) 소프트와 넥슨(NEXON)을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온라인 게임 부흥기 때는 두 업체 모두 전성기를 구가할 정도로 매출에서 높은 수익을 올렸으나, 모바일 게임으로 시장이 이동한 후에는 두 업체 모두 예전만큼의 큰 호황을 누리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뒤늦게 모바일 시장에 뛰어들면서 올해 넥슨은 <HIT>로 깊은 인상을 남겨 내년에 더 좋은 모습을 기대하게 됐고, 엔씨는 내년이야말로 모바일 게임 쪽에서 큰일을 치루겠다며 벼루고 있습니다.
<HIT>로 자존심을 겨우 챙긴 넥슨
리니지의 세계관을 이어 받은 모바일 게임 <프로젝트 RK>
온라인 게임의 전성기 때 두 업체는 막대한 수익을 올렸고, 이를 바탕으로 또 다른 이윤 창출을 위해서 선택한 것은 ‘투자’입니다. 이에 넥슨은 다양한 게임 업체에 투자를 했고, 어느 정도 게임성이 있는 작품들은 자사를 통해 퍼블리싱하면서 투자대비 꾸준한 이익을 얻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올해 국내 모바일 게임 인기순위 중 상위권에도 이름을 올렸던 <도미네이션즈>는 빅휴즈게임즈의 작품으로 이 작품은 넥슨이 투자하여 전 세계에서 누적 1,3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기도 하면서 국내보다 해외에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습니다.
해외에서 먼저 이름을 알린 <도미네이션즈>
넥슨의 이런 전략은 글로벌 마케팅과도 의미를 같이 합니다. 국내에서 넥슨의 입지는 상당히 높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국내에만 한정되는 이야기입니다. 해외의 경우 아시아에서의 입지는 나쁘지 않지만, 북미나 유럽으로 가면 아직 명함도 못 내밀 정도죠. 때문에 글로벌 마케팅을 위해 경쟁력 높은 개발업체에 투자를 하고 글로벌 퍼블리싱을 시행함으로써 넥슨의 입지를 점점 넓혀나가겠다는 전략입니다.
이에 반해 엔씨는 게임 업체 투자도 하고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비게임 업체에도 투자를 하면서 자사의 IP를 활용한 원소스멀티유즈(OSMU) 사업에 치중하는 모습입니다. 일례로 유료 웹툰 서비스 업체 레진코믹스를 인수해 <블레이드&소울>을 웹툰으로 연재했고, 지스타 2015에서는 <블레이드&소울>의 캐릭터 진서연을 주인공으로 하는 뮤지컬 ‘묵화마녀 진서연’을 공연하기도 했습니다.
블소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진서연. 그녀를 주인공으로 하는 뮤지컬도 공연됐습니다
예전 같으면 자사의 IP를 활용한 캐릭터 상품 같은 것에 한정됐을 이런 OSMU 전략은 최근 이렇게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하여 유저들 곁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팬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을 소재로 하는 다양한 부가적인 컨텐츠를 만날 수 있고, 비유저들에게는 반대로 해당 게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OSMU 전략은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사업을 전개한다고 해도 두 업체 모두 태생이 게임업체이기에 결국은 자사에서 내놓는 다양한 게임으로 유저들에게 평가를 받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다가올 2016년에는 두 업체에서 또 어떤 게임을 내놓을지 기대되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