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 게임 시장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의 독주에 제동을 걸 이는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리고, 지난 10일 LOL의 대항마라 불리는 <도타 2>가 국내 서비스 종료를 발표했습니다. 아예 게임을 접는 것이 아닌 넥슨에서 국내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의미로, 기존의 유저들은 스팀을 통해 해외 서버에서 지속적인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한 때는 LOL의 대항마라 불린 <도타 2>였지만, 3년을 서비스 하지 못하고 결국 종료라는 수순을 밟은 이번 일은 여러 가지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나름 오랜 시간 동안 서비스를 유지한 <도타 2>
돈슨이라는 오명을 쓰며 갖은 욕을 먹고 있는 넥슨이지만 유독 <도타 2>에서 만큼은 넥슨에게 돌을 던지는 이는 없었습니다. 완벽한 현지화와 각종 이벤트, 넥슨 캐시를 통한 손쉬운 아이템 구매와 다양한 대회 등 넥슨은 퍼블리셔로써 할 만큼 했습니다. 비록 여타의 게임에서 캐쉬 문제로 좋은 인상을 받지는 못하고 있지만, <도타 2>에서 만큼은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성공한 것입니다.
서비스 종료 소식에 부정적인 시각 보다는 긍정적인 인식의 글이 많습니다
그러나, LOL이 국내 시장에 이미 자리를 펴고 굳건히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런칭은 늦은 감이 있었고, 각종 이벤트 공세로도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5월에는 한국 서버를 글로벌 서버로 확장하는 강수를 뒀지만 효과는 미비 했습니다.
무엇보다 넥슨이라면 어느 정도 손해를 보고 국내 유저를 위해 지속적으로 <도타 2>의 국내 서비스를 유지해 줄 것 같기도 했지만, 신규 영웅 추가에 따른 더빙이나 서버 운영비 등에서 지속적으로 적지 않은 손해를 봤습니다. 시장성을 내다본 결과 이제는 국내 게임 시장이 모바일로 옮겨가면서 <도타 2>도 회생가능성이 없다고 판단, 아마 이후에도 현재 넥슨의 온라인게임 라인업에서 지속적으로 서비스 종료 게임들이 발생할 여지가 큽니다. 최근 넥슨은 모바일 사업 강화를 선언했고, 이는 비주류 온라인 게임들의 서비스 종료와도 연계되어 어쩌면 <도타 2>의 국내 서비스 종료는 그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도타 2> 서비스 종료는 어쩌면 폭풍전야의 시작일지도 모릅니다
또한, <도타 2>의 서비스 종료는 국내 게임 시장이 얼마나 고착화되어 있는지를 말해주기도 합니다. 아직도 PC방 인기 순위에 리니지, 서든어택, 던전앤파이터 등이 올라가 있는 것을 보면 유저들의 게임 성향도 그리 다양하지는 못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순위권에는 그나마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파이널 판타지 14>가 간신히 이름을 올리고 있을 뿐 대부분 장기간 서비스를 유지한 작품들이라 신규 게임의 유입은 사실상 엄청난 대작이 아니고서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입니다.
그냥 한 마디만 하자면... “언제까지 스타, 서든, 리니지만 할래?!”
가장 이상적인 게임 순위 지표란 많은 신규 게임이 발매되고, 그 중의 몇 작품이 순위권에 들어가면서 기존 순위권 작품들과 경쟁 하는 모습입니다. 이에 기존 순위권 작품들은 다양한 업데이트와 이벤트로 대응하고, 신작 게임들은 참신함으로 유저들의 관심을 자극하면서 서로 경쟁하는 구도를 그리는 것이죠. 하지만, 국내 온라인 게임시장은 요지부동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이는 “신규 게임들이 기존 작품들보다 재미가 없다, 게임성이 떨어진다”는 것으로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유저 스스로가 자신의 게임 성향을 보다 폭 넓게 가져갈 필요가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성향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도 조금씩 일어날 기미가 보인다는 것으로 참으로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세 줄 요약
- <도타 2>로 인해 넥슨은 약간의 이미지 개선에 성공
- <도타 2>의 종료로 넥슨이 온라인 게임 사업을 계속해 줄일지도 모른다는 추측
- 염려되는 국내 온라인(모바일) 게임 시장의 고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