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성별을 비교해 볼 때 여자보다는 남자가 많고, 중년층 보다는 청소년이나 2, 30대의 비율이 앞서는 것이 지배적입니다. 그에 따라 게임 모델을 고용할 때도 대부분 여자 아이돌 그룹이나 섹시한 여자 연예인들의 비중이 자연히 높아지게 되었는데, 최근에는 이런 관념이 깨지면서 그야말로 남자배우들이 게임의 홍보 모델로 기용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올 초를 기점으로 최근까지 게임의 홍보 모델로 기용된 남자배우를 거론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레이븐 - 차승원
이데아 - 이병헌
크로노블레이드 - 하정우
고스트 - 이정재
난투 - 정우성
애스커 - 황정민
뮤 오리진 - 장동건
로스트 킹덤 - 올랜도 블룸
거론된 남자 배우 모두 영화에서 주연을 꿰찰 정도의 배우들로서, 그들이 가진 네임밸류와 함께 게임의 홍보 모델이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개그맨이나 레이싱걸 등이 홍보 모델로 기용된 것과는 무게감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네임밸류가 적은 연예인을 기용하면 비용면에서는 저렴할지 몰라도 유명한 배우가 게임을 홍보 할수록 게임의 관심도는 자연스레 올라가는 것이 당연합니다.
난투의 홍보 모델 정우성
고스트의 홍보 모델 이정재
게다가 최근에는 모바일 게임으로 시장이 이동한 가운데 게임을 즐기는 여성 유저의 숫자도 상당히 많이 증가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발표에 의하면 모바일 게임 이용자는 이미 여성 비율이 남성을 넘었다고 하며, 그런 여성 유저들의 여심을 공략하는 방법으로 멋진 이성의 남자 배우를 고용하는 것 또한 최근 남성 배우들의 게임 홍보 모델이 많아진 이유 중 하나입니다.
뮤 오리진의 홍보 모델 장동건
크로노 블레이드의 홍보 모델 하정우
무엇보다 방송을 통해 차줌마라는 별명까지 얻고, 레이븐의 홍보 모델이 된 차승원의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올 초 넷마블은 레이븐의 홍보비에만 적지 않은 자금을 쏟아 부었고, 광고에서 차승원의 역할이 게임을 알리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음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레이븐은 현재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 후보에도 거론 될 정도로 2015년 최고의 모바일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대작에는 유명한 남성 배우를 기용해야 뜬다는 속설 아닌 속설이 업계에 퍼지게 된 것이죠.
레이븐의 홍보 모델 차승원
레이븐의 성공 이후 출시를 앞둔 대규모 모바일 게임들은 또 한 번의 레이븐 신화를 노리며 배우 차승원에 뒤지지 않는 유명 배우들을 연이어 자사의 게임에 홍보 모델로 기용합니다. 위에서 거론된 그 어떤 배우도 차승원 못지않은 유명세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배우들임을 알 것입니다.
문제는 알다시피 유명 배우를 고용한 게임이 절대 흥행에 성공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건 게임을 즐기는 유저도 알고, 저런 스타 마케팅을 펼치는 이들도 아는 사실이지만 이미 레이븐에서 차승원을 고용해 대박을 터뜨렸다는 선례는 홍보를 하는 입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그런데, 그건 어쩌면 시기를 잘 타고(블레이드에 조금씩 질리는 유저들이 새로운 게임을 찾을 때), 네이버를 통한 대규모 광고 마케팅 등의 효과로 덕을 본 것이지. 레이븐이 그 정도로 엄청난 게임성을 자랑한다는 것과는 연결하기 힘듭니다.
흔하게 볼 수 있었던 레이븐의 버스 광고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상당히 기형적인 구조로써, 온라인 게임 시장이 성행할 때의 패턴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습니다. 게임을 즐기는 유저층은 한정되어 있지만, 나오는 게임들은 엄청나게 많아서 모두 자사의 게임을 조금이라도 더 즐기고, 돋보이게 하기 위해 홍보에 열을 올린 결과 그것이 스타마케팅으로 귀결되는 것입니다. 이는 온라인 게임이 걸어온 길과 같으며, 결국 게임성은 뒷전으로 물러나고 맙니다. 재미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홍보로 경쟁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죠. 아마 이런 현상은 한 동안, 아니 어쩌면 계속될 것입니다.
이데아의 홍보 모델 이병헌
애스커의 홍보 모델 황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