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란 확률이고 확률이 낮아질수록 도박이 된다. 온라인 게임 역시 게이머들은 이 확률과 끊임없는 싸움을 하게 된다. 게임을 접는 그
순간까지 말이다. 어떤 경우에는 이 확률을 높이기 위해 수많은 게임머니를 쏟아 붓기도 한다. 확률게임의 착각중 하나는 많이 도전하면 할수록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홀짝게임이나 야바위게임처럼 말이다.
확률은 변하지 않는다. 예를들어 주사위 던져 1이 나올
확률은 1/6이다. 그럼 6번을 던진다면 한번은 1이 꼭 걸릴 것이라는 믿음이 생긴다. 미안하지만 6번을 던지건 1000번을 던지건 간에 확률은
여전히 1/6이란 것이다. 이런 착각속에 수많은 게이머들이 게임내 재산을 탕진하고 게임을 접는다느니 하는 아우성을 치는 상황이 반복 되어 왔다.
다행인 것은 게임머니가 날아 갔기에 게임사에게는 책임의 소재가 없었다는 점이다.
블리자드의 디아블로3가 게임등급위원회의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디아블로엔 독특한 시스템이 자리잡고 있다. 그것은 '현금 경매장'이라고 불리운다. 만약 이것이 심의통과 된다면 게임업계에 던질
의미는 상당히 크다. 그간 작업장과 현금거래중개사이트를 통해 거래되던 게임머니를 개발사 또는 운영사에서 직접 관리함과 동시에 수수료까지 챙길 수
있다. 그러나 게임머니는 현금이라는 등식이 게이머의 머리속에 정착 될 경우 그 파장 또한 가늠하기 힘들다.
1.완전한
현금거래 합법화 시스템, 게임은 더 이상 놀이가 아니다.
필자에 몇달전 현금거래 합법화 시스템을 고민해 본적이
있다. 현금 거래(수수료 등)에서 생기는 모든 이윤은 게임사가 가져가야 하며, 게임사는 돈을 찍어 내는 은행의 지위를 절대 부여 받아선 안되며,
현금 거래를 통한 유저들의 수익을 추적 관리하여 세금을 매길 수 있어야 한다라는 관점에서 시스템을 만들어 보았다.
여기에 대한 피드백은 있었으나 단순히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는 구체적이지 않은 의견들만 보였다. 필자가 생각하는 이 시스템의 단점은
'게임머니'가 사라져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자리를 현금이 차지하면서 즐기는 공간이 아닌 치열한 삶의 현장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긴다. 놀이의 보조여야 할 게임머니가 주가 된다면 게임의 목표 역시 콘텐츠의 만족이 아니라 현금 축적의 만족 밖에는 남지 않을
것이다.
2.캐시 아이템 시스템의 업그레이드
온라인 게임에선 또 다른 현금
아이템이 게임내에서 유통되기도 한다. '캐시 아이템'이 그것이다. 이것은 엄밀히 따지면 현금 전환용이 아니다. 게이머들이 현금을 게임머니로 전환
시킬 수 있으나 다시 현금으로 전환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물론 현금거래중개사이트를 거치면 되지만 그것은 논외로 하자. 디아블로3의 현금
경매장은 이러한 불필요한 과정이 아니라 직접 현금을 충전해 게임머니 대신에 사용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디아블로3에서 게임머니와
현금은 게임내에서 동시에 존재하며 어떤 걸 교환도구로 사용할지는 순전히 게이머에게 달렸다. 만약 디아블로3의 게등위 심의가 통과 된다면 정액제
게임에서 캐시 아이템을 이용한 현금과 게임머니의 전환이 아니라 게임내 직거래를 할 수 있다는 파급효과가 생긴다. 특히 게임내에서 축적한 현금을
다시 입급 받을 수 있다면 기존의 캐시 아이템 보다 더 진일보한 현금거래의 유통구조가 생기는 것이다.
3.현금
경매장의 부작용은 없는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게임머니가 현금과 같이 게임내에 존재하고 그것이 합법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게임사는 은행의 지위를 부여받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통화를 생산할 수 있고 조절할 수 있다면 그것은 은행이 되는 것이다. 물론
현실의 통화와는 연계성이 없겠지만 컴퓨터 데이터가 통화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게임사의 도덕성에 따라 그 부작용은 심각해 질 수
있다. 블라자드 측은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상당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이미 현금거래 시장이 존재하는지라 게임에 현금거래
시장을 이식시키더라도 부작용은 심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과 현금 투자 대비 그 효과는 커지 않을 것이라는 것 그리고 디아블로3의 특성상 절대적인
효과는 있을지라도 상대적인 효과는 없을 것이라는 점을 들고 있다.
그러나 역시 문제는 파급효과이다. 블리자드측 역시 다중접속
온라인게임에 이것을 적용한다면 상당한 부작용이 일어 날 것임을 알고 있는 듯한 대처이다. 게임내 현금거래 경매장 시스템이 합법화 된다면 수많은
게임에서 이를 놓칠리 없다. 제3자 즉 현금거래 중개 사이트와 작업장 등에서 가져가는 수익을 게임사로 되돌릴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잇점이
생긴다.
게임사의 책임성 또한 도마에 오를 수 있다. 현금거래가 합법화 된다면 그게 따른 책임성이 대두된다. 게임사에서는 데이터를
통해 게이머들의 현금을 입금 받을 수 있다. 만약 게임사가 망한다면 게임사가 고의 부도를 내고 해외로 도주한다면 그에 대한 안전망이 있는가에
대한 문제다. 또한 게임사의 이익을 위해 게임내 게임머니 드롭률 조정이나 아이템의 드롭률 조정을 하는 경우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서론에 서술했듯이 역시 게임의 도박성이다. 도박에 빠지면 치료를 하지 않고서는 스스로 헤어나올 수 없는 중독에 빠지기
마련이다. 확률의 함정 말이다. 물론 그럴일은 없겠지만 고도리, 훌라와 같은 고도류 게임에 만약 이 현금거래가 적용된다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 문제는 이 기준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다. 도박성이 있고 없고, 현금에 의한 중독성이 있고 없고라는 기준을 도데체 어떻게 정할
것인가.
이번 게등위의 디아블로3 현금거래 경매장에 대한 심의가 통과된다면 현금거래라는 합법도 비합법도 아닌 어중간한 형태에 대한
진지한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또한 게이머들에게 달려 있을 것이다. 어차피 현금거래는 게임사의 약관에
불법이라고 명시해 놓았지만 그것을 합법으로까지 이끌어 낸 이들도 게이머들이다. 과연 현금이라는 요소가 게임을 즐기는 2,3차적 조건일 것인가.
아니면 제1의 조건이 될 것인가는 게이머가 선택해야 할 것이다.
이번 블리자드3의 현금거래 경매장을 계기로 게임사와 게이머가 서로
공존할 수 있는 올바른 현금거래 문화에 대한 결론이 내려졌으면 좋겠다. 게이머는 현금거래가 합법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정작게임에선 현금거래가
적발되면 계정 압수를 당하는 처지가 아닌가. 이제 이 어중간한 형태의 국내 현금거래 형태에 대한 법적, 사회적 합의가 내려져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표 잘 만드셨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