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시되는 국산 FPS게임을 보면 왠지 모르게 RPG게임 같다는
생각을 나도 모르게 하게된다
자신의 캐릭터 , 코스튬시스템 , 계급 , 무기까지 상점에서 구입하는
시스템은 유저에게 FPS게임의 재미와 자신의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RPG 게임의 재미요소를 모두 게이머에게 제공해 준다
하지만 이로 인하여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대표적인 국산 FPS게임 서든어택과 얼마전 오픈한 크로스파이어 만을 들여다 보더라도
대부분의 클랜에서 계급과 공방에서 킬/데스를 기준으로 클랜원을 선발한다
주변에서 국산 FPS를 즐기는 유저들에게 흔히 듣게되는 말이 있다
"어제 중위랑 대위 있는 클랜이랑 매치했는데 그냥 발라버렸어"
"계급은 높은데 킬/데스가 왜 저래?"
"나 어제 소위 찍었다"
하지만 이런 계급과 공방에서의 킬/데스가 유저의 실력과 관계가 있을까?
현재 외국 FPS게임 리그의 인기종목인 카운터스트라이크를 즐기는 이들은
공통적으로 입을 모아 말한다 "게임상에 킬/데스 는 개인의 실력과 아무 상관이 없다"
공방은 단순히 쏘는 감을 익히는 장소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팀플레이 방식의 FPS 게임의 꽃 이라고 불리는 '매치'
"매치에서의 실력이 바로 진정한 실력" 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매치에서는 반드시 상대팀을 많이 죽이고
화려한 플레이를 하는것만이 실력의 전부가 아니다
매치는 자신의 팀을 승리로 이끄는 것이지
자신이 유저를 얼마나 많이 죽이느냐는 상관이 없는문제이다
때에 따라서는 팀의 공격지점과 반대되는 곳에서 그곳으로 공격이 들어오는 것처럼
상대편을 유인하기도 하고 C4를 든 플레이어를 보호하기 위해 앞장서기도 한다
이러다 보면 정말 매치에서 주요한 역할을 한 선수라고 하더라도 1명도 상대팀을
죽이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결국 친목 이라고 하더라고 팀이나 클랜을 만드는 궁극적은 목적은 매치를 하기 위해서 이다
하지만 매치를 할때 공방에서의 킬/데스 , 계급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 팀플레이 방식의 FPS게임의 '꽃'이라고 불리우는 매치
06년 CPL 윈터어썰트 project_kr vs SK 한국 project_kr 승리 )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계급은 그 게임을 얼마나 오래 했는지 알게 해주기 때문에 계급을 보고 받아야 한다"
"게임을 오래 하면 적게 플레이한 사람 보다는 실력이 좋다"
하지만 이런 말 역시 큰 모순점을 앉고있다
퀘이커들 사이에서는 무패의 전설로 알려진 페탈 이라는 선수가 있다
정식 대회나 리그에서 은퇴하기 까지 1패도 해본적이 없는 말 그대로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던 페탈은 어느날 카운터스트라이크 팀으로 이전을 결정하는데
전부터 카운터스트라이크를 플레이 해왔던 선수들 보다 대회에서 월등한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FPS장르는 이름에서도 알수 있듯이 1인칭 슈팅게임 이다
어느게임을 하나 기본적인 인터페이스와 방식은 거의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각자 게임마다 조금씩 차별성을 두기 위해 부가적인 시스템이나 다른 그래픽엔진을 사용하지만
FPS 게임의 기본적인 노하우만 있다면 이런것들에 적응하는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 아니다
물론 현재 국산 FPS게임에서 채택하고 있는 계급과 킬/데스 표시 시스템이
무조건 잘못 되었다고만 볼수는 없다
자신의 계급이 올라가는 것에서 RPG적인 성취감을 유저가 느낄수도 있으며
킬/데스 비율을 통해서 개인적인 만족감을 가질수 있는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내가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싶은 시스템은 개인 무기 소유 시스템이다
현재 대부분 국산 게임이 채택하는 방식으로 상점에서 자신이 구입한 무기를
게임상에서 계속 사용하는 것인데 이것이 '뭐가 잘못되었냐?' 라고 할수도 있겠지만
전략,전술이 중요시 되는 매치에서
전략,전술적인 요소를 감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미국,유럽,월드사이버게임즈 를 망론하고 팀플레이 FPS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하고 있는
카운터스트라이크
잘 알겠지만 이 게임은 개인이 무기를 소유하는 것이 아닌 1라운드동안 개인과 팀의 성과가
다음 라운드에 자금으로 주어지고 그 돈으로 그때그때 무기를 구입하는 방식이다
그 결과 첫 라운드에서 진 팀은 이긴팀보다 평균 2라운드 정도를 더 세이브를 해야한다
또 게임중에 팀에 자금관리도 중요하며 돈이 많은 플레이어는
총을 다른 플레이어에게 대신 사줄수도 있다
하지만 국산 FPS게임의 개인 무기 소유 시스템은 이런 전략적인 요소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국산 FPS게임에서 전략이란 단순히 맵에 어디에서 자리를 잡느냐 하는 포지션과
공격팀의 러쉬 경로가 전략의 전부이다
또 방에 들어가게 되면 자신이 이벤토리에 장착한 무기만을 사용할수 있기 때문에
매치의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한가지 총만 사용해야 한다는 문제점도 있다
물론 같은팀 유저와 총을 바꾸거나 죽은 플레이어의 총을 노획할수는 있지만
수류탄이나 플레쉬뱅 , 스모크 등 까지 바꿀수는 없지 않은가?
한편에서는 이러한 주장도 있다
"자금의 영향을 받지않고 오직 실력에 의해서 승/패가 판가름 나기 때문에
좀 더 공정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전략,전술 적인 요소가 빠진다면 굳이 5:5의 팀플레이 방식 매치를 할 필요가 있을까?
그렇다면 오직 개인의 실력이 FPS게임의 전부다 라고 주장하는 게임들과 비교해보자
( Competitive Gaming을 지향하는 대표적인 게임 퀘이크4 )
일명 Competitive Gaming지향하는 게임들을 플레이 하는 유저들은
공통적으로 입을 모아 말한다
"FPS게임의 진정한 재미란 나 자신의 실력이 향상을 느끼는 것이다"
Competitive Gaming을 지향하는 게임의 대표작으로는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퀘이크 시리즈와 언리얼토너먼트 등이 있다
이들 게임의 공통점은 계급도 ,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킬/데스 비율도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 게임이 유저에게 주는 재미는 무었을까?
위에서도 말했듯이 Competitive Gaming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오직 자신의 실력향상에서 게임의 재미를 찾는다
절대로 이길수 없을것 같은 상대를 이겼을때 느껴지는 성취감
불가능해 보이는 프렉샷을 했을때...
하지만 이런 점들 때문에 신규 유저와 라이트 유저들의 접근이 어려운것도 사실이다
이들 게임 역시 여러가지 게임 모드를 지원하지만 Competitive Gaming을 즐기는 유저들은
1:1 방식의 듀얼 이라고 불리는 매치를 선호한다
가장 큰 차이점은 일반 FPS게임에서 단순히 쏘고 점프하는것과는 다른
유저의 연습에 의해서 연마되는 개인기를 중요시 한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퀘이크의 가속점프 , 서클점프 , 로켓점프나
언리얼토너먼트의 벽을 타면서 점프하는 닷징 기술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게임을 한번도 즐겨보지 않은 유저라면 조금만 연습하면 나도 할수있는 기술
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으나 퀘이커나 언리얼을 즐기는 이들을
신의 경지 라고 부르는 것을 통해서 이런 기술들이 짧은 연습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또 하나 Competitive Gaming을 즐기는 유저들이 일반 FPS유저들보다
'괴물' 이라고 불리우는 이유는
게임에 등장하는 무기와 쏘는 방식의 차이에서 나타난다
서든어택을 예로 들어보자 헤드샷을 쏘기 위해서는 에임을 헤드에 정확히 가져가야 한다
하지만 퀘이크의 경우 가속점프 라는 기술이 있어 게임상에서 캐릭터들의 움직임이
서든어택과는 비교도 안될정도로 빠르게 움직인다
가속이 700UPS(게임상에서 캐릭터가 움직이는 속도를 측정한 단위)
이상 붙게되면 앞으로 상대방이 지나가도
지나갔는지 알수도 없을정도로 빠르게 움직인다
이렇게 빠르게 움직이는 유저를 쏘면 바로 타겟에 명중되는것이 아닌
포탄이 발사되어 날아가는 로켓런쳐로 맞춰야 한다
(600~700UPS 정도의 가속이 붙은 유저가 화면상에서 사라지는 속도는 1~2초
고수들의 경우 1000UPS를 넘기는 사람도 많다)
이를 알기쉽게 일반화 해보면
상대방 캐릭터를 발견 -> 상대방의 발과 움직이는 방향을 보고 가속점프할 방향을 예측 ->
상대방과의 거리와 로켓이 날아가는 속도를 계산 -> 로켓발사 -> 상대방 가속점프 ->
미리 발사된 로켓에 명중 (이 모든 과정을 1~2초 사이에 판단하고 실행에 옴겨야 한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상대방을 맞추기 위해서는 상당히 오랜 시간의 연습과
어느정도는 타고난 감각이 필요하다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퀘이크의 레일건 이라는 무기와 서든어택의 스나이퍼라이플
같은 것이라고 본다면 서든어택의 캐릭터가 지금보다 4배정도더 빠르게 움직이고
거기다 점프를 해서 날아 다니기 까지 하는 유저를 스나이퍼라이플 맞춰야 한다고 이해하면 쉽다
(퀘이크4)
(언리얼토너먼트2004)
(퀘이크1 멀티플레이 버전 퀘이크월드)
하지만 Competitive Gaming을 지향하는 1:1 방식의 내 실력만 좋으면 그만인 게임들이
서서히 팀플레이 방식의 협동과 전략 , 개인의 실력 모두가 중요시 되는 게임에 밀려나고
있는것도 사실이다
현재 국산 FPS게임은 이런 Competitive Gaming 한마디로 빡센게임을 추구한다고
볼수도 없다 물론 게임의 난이도야 주관적인 요소가 강하지만
Competitive Gaming을 추구한다고 보기 위해서는 1~2초내에 사라지는 적을
예측사격으로 맞춰야 하고 맵 구조상 360도 어느 방향에서든 튀어나올수 있는
적을 감지할수 있어야 한다
( 한마디로 뒤치기까지 이겨내야 하는 게임성을 가지고 있다 )
포지션을 잡고 1방향 또는 2방향을 막는 팀플레이 방식의 게임과는
확실히 난이도에서 구별되는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국산 FPS게임의 주류는 현재 대부분이 카운터스트라이크의
팀플레이 방식 게임의 난이도에 전략,전술적 요소를 빼어버린 형태의
게임을 지향하고 있는것이 현실이다
결국 Competitive Gaming을 지향한다고 볼수도 없고 그렇다고 전략,전술의 팀플레이를
지향하는 게임도 아니라는 느낌을 받는다
물론 문화권이나 국가에 따라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성향도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때문에 무조건 나쁘다 라고는 볼수 없지만 아직은 FPS+RPG라는 시스템의 장점을 찾기에는
혁신적이다 라고 할만한 시스템을 도입한 게임을 찾아볼수 없다
앞으로 국내 유저들의 성향에 맞춰 좀 더 발전된 시스템을 도입하여
한국형 FPS게임 이라는 장르를 개척해 나아가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앞으로 어떤 fps게임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그 범주에 크게 달라질 게임이 나오지는 않을거 같네요
추천 꾸욱 누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