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에서 시작된 쿼터뷰 시점의 핵앤슬래쉬는 어느덧 하나의 장르로 굳어져 그동안 이를 베이스로 하는 수많은 작품들이 출시됐다. 이 중에는 청출어람이라는 말이 어울리게 <디아블로> 보다 더 높은 완성도와 재미로 사랑받은 작품들이 있는가 하면, 단순한 모방작으로 치부된 작품들도 적지 않다.
<울센 로드 오브 메이헴(이하 울센)> 또한 쿼터뷰 시점에 핵앤슬래쉬를 탑재한 <디아블로> 풍의 게임이다. 이런 베이스의 게임들이 갖춰야 할 타격감이나 다양한 스킬트리 및 방대한 아이템 등 대부분의 요소는 무리 없이 담고 있다. 애초에 이런 작품들에 크게 기대하기 힘든 스토리의 부실함도 여전하고 말이다.
인 게임 그래픽으로 구성된 컷 씬의 퀄리티는 그다지 좋지 않다
애초에 스토리부터 좋은 작품은 아니다
<울센>에는 따로 직업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바꿔 말하면 캐릭터 자유도가 높으며, 캐릭터 생성시 직업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용하는 무기에 따라 직업이 실시간으로 바뀌는 스타일이다. 예컨대 도끼와 단검 등을 사용하면 근접 캐릭터가 되는 것이고 권총이나 활, 지팡이 등을 사용하면 원거리 캐릭터가 된다. 스킬들을 사용할 수 있는 조건도 무기에 의해 정해진다.
때문에 캐릭터 육성을 위한 방향도 기존의 RPG와는 다르다. 이런 부류의 게임들은 일반적으로 힘은 근접, 민첩은 원거리 캐릭터의 능력과 연관되어 있는데 <울센>은 능력치 명칭부터 다르다. 흉포, 강인함, 민첩, 지혜의 네 가지 능력으로 구분되며 민첩은 공격 속도와 주문 시전 속도에 영향을 준다. 흉포는 공격 및 주문 치명타 확률에 영향을 주는데 나머지 능력들도 어느 한 직업이 아닌 모든 직업에 영향을 주는 요소라 직업 전환에 대한 부담이 전혀 없다.
권총과 지팡이는 원거리
무기에 따라 직업을 쉽게 넘나든다
즉, 능력치 하나가 어떤 직업 하나에만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아니기에 플레이 중에도 자유롭게 직업을 바꿀 수가 있는 것이다. 좋게 말하면 근접전사를 하다가 지겹거나 혹은 높은 등급의 원거리 무기를 파밍 했다면 언제든 쉽게 직업을 바꿔 플레이 스타일을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캐릭터에게는 세 가지 자원이 존재한다. 지구력은 구르기를 사용할 때 소모되는데 지속적인 구르기로 난이도가 대폭 낮춰질 것을 염려해 숫자에 제한을 뒀으며, 회복되는 속도 또한 빠르지 않아 한 번에 연속해서 구르기는 불가능하다. 게다가 몬스터에게 에워싸이면 구르기로 회피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의지와 분노 게이지는 서로 연결되어 있는데, 스킬 마다 사용하는 자원이 다르다. 이는 하나의 좋은 스킬만 지속해서 사용해 게임이 지루해지는 것을 방지하는 안전책이자 다양한 스킬을 사용하게 만들기 위한 방법과 같다. 특히, 두 자원은 서로 연결되어 의지 스킬을 사용하면 분노가 차고, 반대로 분노 스킬을 사용하면 의지가 채워지는 구조라 사용하는 스킬이 어떤 자원을 소모하는지에 따라 전투에서 사용하는 스킬의 순서나 체계가 달라진다.
어쩌면 하나의 능력치에 올인하는 것이 육성에 있어 더 나을지도…
스킬도 레벨업을 통해 피해량이나 재사용 시간 단축 등 특수능력을 붙일 수 있다
스킬 트리 또한 자유도가 넘치는데 3개의 원반으로 구성된 스킬을 좌, 우로 돌려서 자신이 투자하고자 하는 스킬을 찍어 캐릭터를 자유롭게 육성할 수 있다. 예컨대 원거리 스킬을 중심으로 육성하다가 더 높은 원거리 스킬을 찍고 싶은데 현재 투자한 스킬트리와 거리가 멀다면, 보통 불필요한 스킬들을 찍어서 해당 스킬이 있는 방향으로 가는데 반해 <울센>은 원반을 돌려서 자신이 찍어온 스킬트리와 연결하는 구조다.
중간 중간 펼쳐지는 일종의 보스전은 일대 다수의 전투에서는 느낄 수 없는, 유저의 피지컬에 기반해 높은 몰입도를 제공한다. 보스마다 공격패턴 및 공격 범위가 표시되기에 이를 회피하기 위한 용도로서 구르기의 올바른 사용이 요구된다. 나아가 제거 후 얻게 되는 높은 등급의 아이템은 덤이다.
스킬원반을 자유롭게 돌려서 원하는 스킬에 투자하기 쉽다
어느 정도의 지루함을 달래 줄 보스전
<울센>은 수 많은 핵앤슬래쉬 게임들의 장점을 무난히 흡수해 나름대로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장르가 가지는 태생적인 한계인 지루함은 해당 장르를 어느 정도 즐겨온 유저의 입장에서는 꽤나 큰 장벽이 될 수 있다. 이를 허물기 위해 아이템 염색, 변신 요소 등 색다른 컨텐츠로 자신만의 색깔은 어느 정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망령을 모아 발동되어 일정 시간 동안 유지되는 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