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3, 현금거래 유도? (11011)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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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히는 디아블로3의 출시가 그리 멀지만은 않은 듯하다. 최근 새로운 플레이 영상을 비롯하여 각종 정보들이 공개되었는데, 이전에는 막연한 기대감만을 품고 있었다면 이제는 좀 더 구체적인 기대감을 품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공개된 정보 중에 나로선 아니 아마도 많은 이들이 당황하고 (여러가지 의미로서의) 충격 받을 만한 것이 있었는데 바로 "현금거래 경매장" 이 그것이다. 게임 내에 합법적으로 현금거래의 장이 마련된다는 것이다. 처음엔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내가 지금 다른 게임에 대해서 보고 있는 건 아닌지 이게 과연 디아블로3가 맞는지 말이다.

디아블로에서 현금거래라니. 더군다나 블리자드는 이미 전작 MMORPG 와우에서 깨끗한 게임 환경을 위해 게임 내의 게임머니, 아이템 등을 이용한 현금거래를 최대한 억제하겠다며 갖가지 시스템을 도입해 크게 효과를 보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제와서 정반대의 길을 걷고자 하는 것이다. 대놓고 현금거래를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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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거래 경매장은 여러분들이 접하고 있는 기존 게임들의 경매장과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거래시 게임머니가 아닌 현금을 사용한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경매장에 특정 아이템이 매물로 올라오면 이를 필요로 하는 유저가 현금(편의상 아마 게임캐쉬가 될 듯)으로 직접 구매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언뜻 보면 꽤 괜찮은 아이디어 같기도 하다. 어차피 게임 외부적으로 현금거래 시장이 형성되어 있는데 그걸 그대로 게임 내부로 옮긴 것이다. 이에 유저는 굳이 귀찮게 아이템 중개 사이트를 이용할 필요가 사라지게 된다.

개발자는 현금거래 경매장에 대해 이러한 명분을 가지고 있다. '최대한 유저들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고려했다고...'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아무래도 게임 내에 이러한 시스템이 있다면 앞서도 말했지만 무엇보다 편리할 뿐더러 최우선적인 안정성이 담보된다. 현재 아이템 거래 중개 사이트에서 끊임없이 사기 관련 소식들이 들리는 것을 보면 현금거래 경매장이라는 것에 얼씨구나 솔깃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불필요한 절차를 생략하고 보다 안전하게 자신이 원하는 아이템을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근데 명분은 좋아 보이긴 해도 이들 개발자들의 보다 치밀한 전략이 숨어있지 않나 의심을 해볼 수밖에 없다. 앞서도 말했지만 와우에서는 분명 "현금 거래 억제" 정책이었는데 반해 디아블로3는 "현금거래 유도" 가 명확해 보이기 때문이다. 갑자기 이런 식으로 급선회를 한 배경이 무엇일까? 라는 의문은 나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가질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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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리자드의 현실 인정

블리자드도 결국엔 현실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온라인게임의 패러다임 안에선 현금거래는 다분히 필연적이고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인 것 같다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함께 이용하는 온라인게임에선 특정 아이템이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특정 가치를 얻게 마련이다. 그러다 결국 "현금" 이라는 게임 외적인 요소까지 개입되는 것이다.

게임 외부의 거래 중개 시장 흡수 의도

어차피 형성될 현금거래를 그냥 내부에서 형성시켜 관련 시장에서 나오는 수익을 얻겠다는 의도는 아닌지 생각해 본다. 사실 게임사의 입장에선 자사의 게임을 이용해 막대한 수수료 이익을 챙기는 아이템 거래 중개 사이트를 못마땅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대충 사이트만 세워 놓고 앉아서 꽁돈 버는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남 좋을 일을 시키느니 차라리 직접 중개를 해서 수수료 시장을 먹자라고 판단을 했을 것 같다.

이슈 선점과 다양한 유저층 흡수를 통한 흥행성 극대화

가능한 한 최대한 이슈를 선점하고 영향력을 극대화해 게임의 흥행을 노리려는 의도가 아닌지 생각해 본다. 알다시피 이미 현금거래 이용자는 상당하다. 그만큼 거부감도 없고 능숙하다. 게다가 게임을 즐기기 보단 일종의 돈벌이 수단, 사업 정도로 이용하는 유저들도 꽤 된다. 그 정도 수준이 아니라도 온라인게임을 하면 일단 아이템의 가치와 그에 대한 현금 가치를 생각하며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도 상당하다. 이들을 모두 포섭해 끌여 들이려는 게 아닌가 한다. 디아블로3 같은 이름있는 기대작이 현금거래 이슈를 선점 하면서 관심있는 대부분의 유저들을 끌어 들이면 그 파괴력은 엄청날 것이다. 물론 확실히 게임성이 뒷받침 되야 하겠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이 현금거래 경매장으로 인해 예상되는 파급 효과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를 또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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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받는 아이템 거래 중개 사이트

역시나 다들 예상하시다시피 "아이템 거래 중개사이트" 들에 대한 치명타다. 제 아무리 디아블로3가 대형 기대작이라고 하지만 그거 하나 중개 못한다고 큰 타격이 있냐? 라고 반문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몰라서 한 말씀드리면, "도미노 효과" 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이 제 의견이다.

과거 정액제에서 부분유료화로 패러다임이 변화할 당시 상황은 순식간에 급변했었다. 부분유료화가 가능성이 엿보이는 상황이 되자 너도나도 부분유료화로 바꿔 타면서 정액제 시대는 순식간에 막을 내리고 현재는 간신히 몇몇 게임들로 인한 명맥을 유지하고만 있다. 무엇보다 "성공" 과 "돈" 이 보이는 순간 한쪽으로 쏠리는 연쇄작용이 일어나는 건 어느 산업이나 마찬가지다.

또 과거 블리자드의 게임들이 보여 주었던 "참신함" 으로 인한 "시장 주도력" 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디아블로2는 어땠는가? 듣도 보도 못했던 "스킬트리","접두사와 접미사를 활용한 아이템 시스템" 은 디아블로2를 최고의 게임 반열에 올린 건 둘째치고 국내 온라인 게임계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며 트렌드를 주도했다. 와우 또한 "피로도 시스템" 과 " 귀속 시스템" 을 선보여 트렌드를 주도했는데 이들 시스템을 와우가 처음 시도했는지는 확실히는 모르지만 분명 와우로 인해 붐을 탔다는 건 확실히 말할 수 있다. 특히 와우 이후의 많은 게임들은 피로도를 이용해 유저들의 건강을 위한다는 명분과 컨텐츠의 급격한 소모 방지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만약 디아블로3가 또다른 트렌드를 낳는다면 그 중 하나는 분명 현금거래 경매장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물론 섣부른 판단일 수도 있겠지만 디아블로3가 이 시스템을 게임 내에 잘 안착시켜 놓아 안정성과 편의성의 두마리 토끼를 잡는다면(물론 +@가 존재할 수 있다.) 다른 온라인게임들은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미 검증되고 인기를 얻고 있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나둘 이 시스템을 갖추는 게임이 늘어갈 수록 타격을 받는 건 자연히 아이템 거래 중개 사이트다. 아마 이들 경영진은 지금 발등에 불이 떨어졌을 듯하다. 살아남고자 한다면 (중개 수수료 수익 비중을 최대한 낮추고) 수익모델을 최대한 다변화해야 할 듯하다.

 

불법 프로그램들의 난립

게임 내에서 현금거래를 유도한다면 분명 전작인 디아블로2와는 다르게 개발진들이 게임 내 아이템이나 게임머니의 가치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디아블로2 같은 경우는 패키지 게임이었음을 감안해도 게임머니의 가치가 너무 없었는데 디아블로3는 이와는 다르게 어느 정도 수준의 가치를 유지할 걸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구체적인 게임의 스타일은 잘 모르겠지만) 오토 같은 불법 프로그램 이용해 이득을 취하려는 이들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

디아블로3에서 오토 천국을 목격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분명 개발자들이 이에 대해 충분히 예상하고 있을 것이고 대책을 세우고 있을 것이다. 적극적인 오토 적발 조치 등을 통해 오토가 기생하지 못하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러한 것들은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보다 확실한 방안을 내놓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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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거래 경매장. 분명 유저 간에 호불호가 나뉠 것이다. 현금거래를 통해 보다 자유롭게 게임을 하고 자신이 내놓은 노력에 대한 대가를 보상 받기 원하는 유저들은 환영할 것인데 반해 현질을 게임의 순수성을 훼손하는 인위적 행동이라며 거부감을 느끼는 유저들은 좀 당황스러울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디아블로3라는 게임을 선택하는 데에 어떠한 영향을 주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다.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된 것은 없기에 좀 더 기다리고 지켜봐야겠지만 어떻게든 게임계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 물론 기본적으로 게임성이 뒷받침되야 할 것인데 많은 유저들이 기다리는 기대작임을 감안했을 때 실망스러운 수준만은 아니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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