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두스 -1 (1767) 나의 상상

 '정크야드' 오로나스의 왕, 불모지나 다름없는 오로나스를 개척한 북방거인 오로나족을 힘으로 제압하고 사설함대를 손에넣은 자. 그 출신은 소문만 무성할뿐 정확히 알려진 것은 없지만 그가 모습을 드러낼 당시 어깨에 세개의 별이 그려진 모습을 보고 그렇게 부른것이 지금의 삼성장군으로 불리게 되었다. 체스트 제국 출신의 장군이라는 설이 가장 유력해보이나 체스트 제국은 장군 직책이 없는 것을 감안하면 또 다시 미궁이었다. 오로나족을 힘으로 제압할때 몬두스는 나서질 않고 그의 부장인 올리비아라는 가냘픈 여성이 진두지휘했다고 한다. 지금껏 몬두스는 손에 꼽을 정도로 그 모습을 드러냈는데 그중 한번인 오로나족 수장과의 일전을 겨룰때 였다. 이와 관련해 십수년이 지난 뒤엔 마치 전설처럼 현란한 칼부림이라던지 등이 전해져왔다.



"허드, 이리와서 좀 도와"

"응"



 오로나스가 몬두스에 의해 정복된지 20년이 지났다. 그만큼 소문이 반복되고 재생산 되면서 몬두스는 어느샌가 악명높은 해적단 두목에 가까운 취급을 받았고 북방인 오로나족은 힘쎄고 멍청한 노예처럼 묘사되곤 했다. 실지로 가끔씩 흘러들어오는 제국쪽 책들은 그렇게 믿고있는듯 하다. 하지만 여기 오로나스에선 오로나족은 생계 전반을 담당한다. 일반인들은 견디기 힘든 날씨를 매일같이 견뎌내고 그러한 환경에서만 자라는 작물을 키워낸다는 것은 오직 우리 오로나들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몬두스는 처음엔 상당히 거칠었다. 작은 어부 몇몇 사는 부락에 불과한 곳을 열댓척으로 밀고들어왔으니 말이다. 배가 몇개 부서진거 외엔 큰 피해는 없었다. 애초에 수십명이 총을 쏴대며 내려오는데 미쳐날뛸 바보도 없지않은가.



"내일 마르시옹에서 편지가 올거야, 그거 잘 받아놔"

"편지? 알았음."



 내기억에 몬두스의 첫모습은 지팡이에 의지해 힘겹게 배에서 내려오는 것이였다. 그에 옆에는 절세의 미녀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아름다운 부장인 올리비아가 뒤따르고 있었다. 가장 어르신인 페페할배가 몬두스에게 다가가 이야기를 나눴고 이후는 칼부림도 없었고 뭔가 큰 싸움도 없었다. 다만 몬두스일당들에게 살집을 만들어주고 대신 몬두스는 자신들이 타고온 배를 몇척 내주어 어부들을 도왔다. 이후로도 몬두스는 얼굴을 비치지 않고 필요한 일이 있을땐 올리비아가 직접 나서서 해결했다. 



"허드"

"응?"

"아직도 몬두스랑 일할생각하는건 아니지?"

"아니야 그땐 어렸을때고 지금은 아니라니깐"



 어느덧 몬두스가 자리를 잡으면서 오로나스 항구가 점차 커지기 시작했다. 그는 마치 해적처럼 묘사됬지만 그 일당들은 대부분 베시안 중개무역을 통하는 듯 했다. 베시안은 나무인데 이 나무에서 따는 잎을 잘 말려 파이프에 태우면 그 맛이 비할대가 없다고 하였다. 그외에도 흔히 검은차라고 알려진 마르셰는 잘 끓여 갈아마시면 그 맛 또한 일품인데 체스트 제국에선 국가보호물품으로 제정되 귀족외엔 구할 수 조차 없는 고급품이였다. 허나 베스시티나 슈발리움등에선 일반인들도 쉽게 구하는 물건이니 배편이 통한 이 후부터는 이러한 밀무역이 성행하였고 그 중심엔 몬두스가 점차 자리했다. 사실 나는 그런 경제니 뭐니 돌아가는건 잘몰랐고 그저 올리비아가 더 보고 싶어서 그들과 함께 일하려고 했던 적이 몇번 있었다. 몇번 배를 타고 나가 마르시옹과 베스시티를 다녀오기도 했지만 도착하면 누나의 분노를 온몸으로 받아야 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몬두스는 엄연히 제국법에 위배되는 범죄자야"

"우리가 제국인이야? 왜 그런걸 따져?"

"그게 아니더라도 범죄자라는건 변함없어!"

"알았어 할리누나 이젠 안그런다니까"



 할리누나는 오로나스 자경단으로 일하고 있다. 몬두스들이 처음엔 무역을 하는거 같았지만 이후엔 점차 불법적인 것들이 불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몬두스와 충동을 일으키지않는 선에서 스스로 오로나족을 보호할 것이 필요했고 특히나 활동적이고 열정적인 오로나족 여자들이 대부분 자경단을 이끌었다. 오로나족 여자들은 남쪽 여자들에 비해 키가 세뼘은 더 크고 사내들처럼 힘이 강했다. 물론 지금 내힘으로 누나를 못이길 것은 아니지만 20년전인 꼬맹이때 너무 신나게 맞은거같다.



ㅡㅡㅡㅡ



-똑똑-

...

-똑똑-

...

-똑똑-


"뭐야! 아침부터 젠장"

"안녕 허드"



 오 맙소사 올리비아다. 



"여전하네, 20년이나 지났는데 여전히 앳된 얼굴이야, 부러워 죽여버리고싶을정도야. 호호"

"어.. 어쩐일이야 아침부터 남자혼자 사는집에"

"남자? 듣기 좋은데? 내 얼굴이 아직 죽진않았나보네"



오로나족의 평균 수명은 120살 남쪽 인간들은 평균 60세였다. 즉 우리는 40살쯤 되야 성인으로 인정을 받았다. 그에 반해 남쪽인간들은 16~7살이면 성인이었고 당시 내가 만난 올리비아는 대략 25~7살 이었다. 나이를 알아내려고 백방 노력했지만 돌아온건 머리에 총을 드리미는 올리비아의 웃음이었다.



"잠깐, 나 옷좀입고.. 근데 진짜 어쩐일이야?"

"그냥 뭐 옛친구나 볼까 싶어서 왔지?"

"부르지 그랬어 할리누나가 널 보기라도하면 찢어버린다는데"

"아 할리? 아까 만나고 왔어"

"어? 뭐?"

"농담이고 간단하게 이야기할께"



 올리비아가 몬두스의 부관자리를 침대에서 얻었다고 하는 작자들이 많았지만 내가 볼때 그녀는 오로나족 피가 분명히 섞여있다. 20살의 어린 오로나족인 나조차도 남쪽 성인정도의 힘에 달하는데 그런 나를 힘으로 제압했던 것이다. 왠지 여자한테 많이 당했던 시절이다.



ㅡㅡㅡㅡ



"누나 그러지마 이건 우리 오로나를 위한 일이야"

"내 사랑하는 동생 이 미친새끼야.."

"아~, 이젠 안통해. 어릴때처럼 힘으로 날 잡을려고? 해볼까?"


 내손엔 피투성이가 된 몬두스의 옷이 있었다. 그를 알리는 어깨의 세개의 별이 피가 묻어 붉어졌을뿐 그가 확실해지자 자경단 사무실에 있던 사람들이 놀라기 시작했다. 누나는 날 보자마자 도끼를 뽑아들었다. 



"너가 죽인거야?"

"앞당겨 준거지, 누나도 나쁜놈이라메 그래서 뭐"

"누구야, 올리비아 그 썅년이지?"

"뭐?"



 누나는 몬두스가 죽은거엔 별 관심이 없어보였다. 아니 사실 오늘내일하던 몬두스가 죽을거란건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비밀인, 즉 동네 개도 알고 있었다. 다만 그가 거느린 그 막대한 부와 개인군대를 누가 가지게 될것이냐가 주요 쟁점이었는데 사실상 2인자인 올리비아가 갖는게 맞지만 몬두스 함대장 필리페 나자리 또한 쉬운 상대는 아니었다. 



"너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내가 돌아왔을때 없으면.."



 두손을 들며 항복을 표하자 누나는 정문을 박차며 어디론가 사라졌다. 몬두스는 제국에서 현상금이 걸린 나름 유명한 현상범이었지만 아무도 그를 잡으려 하지않았다. 심지어 제국조차도, 



"왜 다들 몬두스를 무서워하는거지? 이렇게 늙어빠진 노인네에 불과한데"

"어릴땐 올리비아 뒤꽁무니 쫓아다니느라 세월을 보내더니 이젠 늙은 그년 뒷바라질 다 해주는군"

"벨아줌마 비꼬지 마요. 나 어린애 아님"

"오로나족에 내려오는 명언이 하나 있지...여"

"아줌마 제발요. 최소한 올리비아는 아줌마보단 이쁘다구요!"



ㅡㅡㅡㅡ



 몬두스가 죽은뒤 몇일 지나지 않아 필리페가 실종됬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올리비아가 경쟁에서 이겼다는 것이다. 몬두스가 어떻게 죽었는지는 다들 관심이 없었다. 결국 누가 후계자가 되느냐 하는 후계자싸움에만 관심을 두었기 때문이다. 정확히 이야기 한다면 나는 몬두스를 죽이지 않았다. 올리비아가 미리 손을 써 둔뒤에 난 피묻은 옷가지만 들고 나왔을 뿐이었다. 사실상 너를 이용한 것이다라는 식으로 장황한 설교를 펼쳤던 할리 누나는 바빠진 오로나스 항구로 되돌아 갔다. 몇일 지나지않아 몬두스는 하나의 이벤트처럼 기억속에서 점차 잊혀져 갔다. 나역시도 그일이 있기전까진 평상시와 다를바 없었다. 



ㅡㅡ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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