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정치시스템 오픈: 편법과 야합의 무대 (9590)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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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시스템: 영주 선거" 를 시작하다.

ㅡ테라, 유저들에 대한 신뢰 회복의 기회를 맞다.

많은 유저들로부터 컨텐츠의 태부족이라는 지적과 함께 수많은 비판 혹은 비난을 받아온 테라가 얼마 전에 "정치" 시스템의 일환이라고 하며 각 대륙 각 지역의 영주를 뽑는 선거를 진행했습니다. 해당 지역의 여러 정책을 시행할 수 있는 등 여러 혜택뿐만 아니라 "초대 1대 영주" 라는 명예까지 주어지는 부가적인 부분까지 합치면 각 서버의 유력 유저의 입장에선 구미가 당기는 그런 컨텐츠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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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지난 전장 업데이트 때에는 되도 않는 밸런스로 인한 논란과 함께 생각없이 급조된 컨텐츠라는 비아냥까지 여기저기서 들렸었는데 그 이후에 선보이는 대규모 컨텐츠인지라 운영자의 입장에선 신뢰 회복이라는 기회를, 유저의 입장에선 게임에 대한 동기부여를 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400억짜리 대작 게임다운 나름 스케일을 가진 신선한 컨텐츠라고 생각되어 내심 기대를 했었습니다. 비록 3주짜리 임기라지만 각 지역을 대표하는 영주라는 개념과 유저들의 직접 투표를 통해 선출되는, 온라인게임에선 흔히 찾아볼 수 없는 그런 개념의 방식이 많은 호기심을 자아내게 했죠.

하지만 치명적인 헛점 노출

ㅡ서버를 넘나들며 판치는 편법과 야합

하지만 선거가 시작되는 날, 접속을 했던 저는 게임을 하면서 계속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영주 후보가 속한 길드나 지인들이 선거 운동을 한답시고 채팅창을 점령하는 것까지는 예상을 했기에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도를 넘어선 편법이 난무하는 걸 보며 '아! 이 놈의 게임은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정당 여러 캐릭터를 생성할 수 있는지라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투표는 계정당 단 한표를 행사할 수 있게 해 놓았습니다. 쉽게 말해서 한 캐릭터가 이미 투표를 한 상태라면 해당 서버의 다른 캐릭터들의 투표권은 사라지게 되는 셈이죠. 물론 이 부분까진 합리적으로 공정하게 만들어 놓았다고 생각합니다. 유저 1인당 1표를 가지게 되는 셈이니까요.

하지만 문제가 발생합니다. 서버당 한표씩 행사할 수 있던 것이었습니다. 캐릭터 레벨이 1이든 50이든 상관없이 말입니다. 이로 인해서 서로 다른 서버임에도 서로의 길드나 개인을 밀어주는 야합이 여기저기서 시도되고 위력이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조직적으로 편법을 자행하는 것이었죠.

예를 들어,

A서버 a길드가 B서버 b길드에게 자기네 A서버에서 캐릭터 생성해서 특정 후보를 밀어 달라고 요청하면 b길드원들이 몰려가서 레벨1짜리 캐릭터를 생성한 후 특정 후보를 밀어주는 겁니다. 그 후 a길드는 똑같은 방식으로 B서버 b길드를 밀어주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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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야합이 선거 판세에 엄청난 영향을 발휘한다는 걸 많은 유저들이 깨닫고 나서는 광범위한 편법이 발생하고 또 선거판이 엄청나게 혼탁해지게 됩니다. 도대체 이런 걸 왜 하나 싶을 정도로 선거 자체가 아주 무의미해져 버린 거죠.

 저는 PC방에 가서 접속을 하고 있었는데 바로 옆자리 분도 테라 유저였습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이분은 특정 서버의 영주 출마자였는데 2위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테라에 접속해 있긴 하지만 (조금 과장해서) 플레이하는 것보단 전화통화하는 시간이 더 많은 것 같았는데 살짝 들어보니 여기저기 테라 지인들에게 전화해서 빨리 계정 총 동원해서 투표해달라고 하는 등 편법을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1위 달리고 있는 후보는 대단히 조직적으로 타 서버 길드랑 협력해서 표를 얻고 있다나 뭐라나 본인도 질 수 없는지 여기저기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결국 그들만의 리그, 그들만의 컨텐츠가...

ㅡ급 상용화의 자신감이 결국 이런 것이었나?

게임 내 한 서버의 특정 지역의 영주 선거에 왠 듣도 보도 못한 타서버의 길드들이 영향력을 발휘하는 상황들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완전 캐황당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기가 막힌 야합을, 유저들만 탓하기에는 시스템 상의 헛점이 너무 큰 것 아닐까요? 도대체 이런 컨텐츠를 기획하면서 이런 상황은 예상을 하지 못했는지 운영자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이런 식으로 선출된 영주가 무슨 대표성을 갖겠으며 누가 신뢰하고 누가 따르겠습니까? 결국은 그들만의 리그, 그들만의 컨텐츠로 전락하고 말겠죠.

여기서 그들에게 비난 좀 해야겠습니다. 400억짜리 운운하면서 400억을 그래픽 같은 하드웨어에만 투자하신 건가? 그렇게 이른 상용화를 했음에도 상용화 이후에 내놓은 것들 중 도대체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이른 상용화를 보고 나는 '엄청난 자신감이 있는 것 같군' '뭔가 믿는 구석이 많은 걸꺼야' 라며 은연 중에 테라를 신뢰했습니다.

하지만 일련의 상황들을 보며 역시나! 단순히! 결국! "돈" 때문이라는 결론에 다다르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번 정치 시스템도 대충 기획이나 해 놓고 있다가 컨텐츠 논란이 불거지자 대충 급조해서 내 놓은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아마 이제 선거가 끝나고 영주시대가 개막되면 유저들 사이에 또 어떤 논란이 불거질지 기대 아닌 기대를 하게 됩니다.

과연 언제쯤 400억의 위엄을 찾을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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