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에 가까운 부분유료화 모델들 (8438)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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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의 "메이플스토리"

서비스 초기의 "메이플스토리"는 참 신선하고 순수했습니다. 당시의 타 게임들은 거의 대부분, 정액제 시도를 실패하고 나서 부분유료제로 전환하여 부활을 꿈꾸는 경우가 많았는데 메이플스토리는 시작부터 "평생 무료 게임" 을 표방하고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거기서 끝이 아닙니다. 상용화에 돌입하여 유료아이템을 갓 선보였을 당시의 캐시아이템을 들여다 보면, 게임 내 밸런스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거나 주더라도 미미한 수준이 그치는 것들이었습니다.

캐릭터의 외형을 꾸며주는 각종 의상 아이템들은 요즘 게임들 같이 게임 내 밸런스에 영향을 주는 특정 능력치 등이 붙은 것이 아닌, 순수하게 캐릭터를 꾸며주는 역할만 했었을 뿐이었습니다. 그나마 펫 장비 아이템이라는 게 있는데 이동속도나 점프력 같은, 게임 내 밸런스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의 능력치를 올려주는 것이 있었죠.

당시 타 부분유료게임들 같은 경우, 경험치 상승이나 드롭율 상승부터 시작해서 밸런스에 영향을 주는 각종 캐시아이템을 구비해놓았었는데 그 때문에 메이플스토리는 그들 게임과 현격한 차별화를 보여줬었죠. 아마 게임 기획 단계에서부터 유료아이템을 판매하되 밸런스에 대한 영향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나름의 이상적인 부분유료게임을 꿈꾼 듯 합니다. 당시 제가 느꼈던 것도 그러했죠. 분명 이상적인 게임이었습니다. 어떻게든 팔아먹으려고 악착같이 밸런스에 손을 대는 타 게임들과 분명 달랐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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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메이플스토리의 순수성 상실...

하지만 언제부턴가 게임이 점점 변해갑니다. 밸런스에 영향을 주는 아이템들이 하나 둘 생겨납니다. 그리고 오늘에 이릅니다. 그 결과, 여전히 메이플스토리는 인기 게임 중 하나로 불리고 있지만 그와 함께 초딩 돈 빨아 먹는 게임으로도 불리고 있죠. 사실 메이플스토리가 변절한 이유는 어느 정도 이해는 갑니다. 계속해서 순수한 게임으로 남기에는 "수익성 정체" 라는 부작용이 너무 컸기 때문입니다. 게임도 사업이고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데 유혹을 떨쳐버리기 힘들었을 겁니다. 그렇게 이상을 버리고 현실과 타협한 것입니다.

초기 몇 년간의 "던전앤파이터"

그다지 좋지 못한 평가로 시작했던 "던전앤파이터" 는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단순히 생존의 단계를 넘어 인기게임으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그 가장 큰 원동력은 물론 특유의 게임성이었겠지만 그와 함께 "적절한 유료 모델" 도 한몫했습니다. 유료 모델을 과도하게 도입하지 않고 유저들이 이 정도면 합리적이다 라고 생각할 정도만 도입했습니다. 예를 들어, 게임의 특수성을 살리기 위한 코인이라든지 회복 아이템, 스킬 초기화 아이템 그리고 아바타 정도 뿐이었습니다.

이 중 가장 인기가 있었던 아바타에 대해서 좀 알아볼 필요가 있네요. 아마 당시에도 아마 아바타가 수익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었을 듯 한데 메이플스토리의 그것처럼 순수한 건 아니었습니다. 캐릭터의 능력치 올려주는 기능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있으면 분명 도움이 됐지만 그렇다고 밸런스에 큰 영향까진 주진 않았습니다. 어렵게 깨던 던전이 갑자기 쉬워지는 수준이 아니었단 뜻입니다. 거기다 유저 간에 거래가 가능했습니다. 때문에 유저가 노가다를 하든 뭐를 하든 노력만 한다면 얼마든지 현금을 들이지 않고 얻을 수가 있었죠. 이런 이유들로 유저들의 아바타에 대한 거부감은 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바타는 유저들에게 있어서 게임에 대한 큰 동기부여를 하는 역할까지 했다고 봅니다.

그런 아바타를 보통 분기마다 내놓은 "패키지" 형태도 괜찮았습니다. 아바타 뿐만 아니라 각종 아이템들까지 껴서 그리고 한정판까지 해서 평소보다 훨씬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패키지는, 유저들에게 있어서 일종의 "이벤트" 로 여겨졌습니다. 상술로 여겨지기보다는 흥미로운 이벤트 정도로 여기는 유저들이 많았죠. 그 때문에 패키지를 기다리는 유저들도 많았고 또 평소에는 돈을 잘 쓰지 않은 유저들도 패키지만큼은 큰 맘먹고 구매하는 경우도 꽤 많았습니다. 이 정도면 과하지 않고 합리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겠다는 만족도가 포함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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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던 던전앤파이터의 탐욕화...

그러나 이 게임도 언제부턴가, 사행성 아이템을 내놓고 꾸준히 밸런스에 영향을 주는 아이템을 내놓는 등 수익성 강화에 골똘한 모습을 보이면서 급성장하던 초기의 좋은 느낌을 점차 잃어가게 됩니다. 그러다 내놔서는 안 될, 한정판매랍시고 강화 관련 유료 아이템까지 비싼 가격에 내놨다가 후폭풍에 휩싸이면서 인기가 서서히 추락하고 있는 중입니다. 현재도 대포 수준의 큰 한방만 없지 소총 수준으로 꾸준히 이런 저런 유료아이템을 내놓고 있죠.

현재의 "리그오브레전드"

현재 최고 인기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 는 특유의 게임성으로 먼저 유저들의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었지만 그에 못지 않을 정도로 인기에 한몫한 게 바로 "개념있는 유료아이템 정책" 이죠. 절대로 게임 밸런스에 영향을 주는 유료 아이템은 팔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주력으로 파는 게 "캐릭터 스킨" 이라고 해서 캐릭터들의 외형을 바꿔주는, 아바타 같은 겁니다. 거기에 큰 의미가 없는,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그만인 경험치 상승 아이템이나 게임머니를 좀 더 얻게 해주는 아이템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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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캐릭터 같은 경우, 기본적으론 유료로 판매하긴 하나 게임머니로도 살 수 있게 해놨기에 유저들의 거부감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오히려 이런 유료 아이템 라인업을 가지고 어떻게 게임을 운영하느냐며 걱정하는 유저도 있을 정도입니다.

저는 그래서 조심스럽지만 확고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이 현재까지 온라인게임 역사상 가장 모범적인 부분유료화 게임일 거라고 말입니다. 제가 해봤었던 숱한 부분유료화 게임 중엔 유료 모델로 욕을 먹지 않은 게임이 단 한 게임도 없었는데 이 게임은 그런 모습을 볼 수가 없네요. 덧붙여, 왜 우리나라는 온라인게임 강국이라면서 이렇게 재미도 있고 칭찬도 받는 게임을 그동안 못 만들어냈는지 의아스러울 따름입니다.

지금은 그래도 나중엔 혹시...

그런데 혹시 모르죠. 현재는 이래도 나중엔 혹시 메이플스토리나 던전앤파이터의 전철을 밟을지? 그들처럼 느닷없이 황당한 아이템들을 내놓고 유저들로 하여금 사도록 유도할는지 말입니다. 뭐,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될지 차차 알게 되겠죠.

마치며...

이들 세 게임은 그냥 제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주관적인 시선의 결과물일 뿐이고 다른 분들의 입장에선 여러 다른 게임들이 인상적일 수도 있겠습니다.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는 좀 부정적으로 쓴 부분이 없지 않아 있는데 추억과 아쉬움이 좀 반영되었음을 감안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다양한 장르" 의 리그오브레전드가 나왔으면 하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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