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의 자존심에 상처입히는 서버통합 (12124)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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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미래가 불명확해지는 테라에 실망하여 유저들이 하나둘씩 이탈해 가는 것이 피부로 느껴질 즈음에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와우, 아이온 이후 가뭄에 콩나듯 등장한 정액제 게임인 테라의 자존심은 과연 언제까지 지켜질 수 있을까?'

▶ 누구보다 자신감 충만했던 테라 그리고 자존심

무려 400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제작비, 현존 최고 수준의 그래픽, 방대한 스케일 등을 자랑하며 유저들을 설레게 했었고 사실상의 공식 서비스의 시작인 오픈베타서비스 개시일을 굳이 2011년 1월 11일로 한 것(1등을 의미)과 1달도 안 되어 바로 상용화 서비스에 돌입한 것등은 테라의 "자신감"이 얼마나 충만해 있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다고 본다.

또 이런 자신감은 절대다수의 신작 게임들이 선택을 하는 "부분유료제" 를 당당히 거부하고 극소수의 대작 게임들만이 간신히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정액제" 를 보란 듯이 채택한 사실과 결부했을 때 자연스럽게 최고의 게임이라는 "자존심" 으로 이어졌음을 간접적으로 알 수가 있다.

자존심에 상처 입히는 응급처치: 서버통합

한창 테라의 상황이 여러모로 악화되어 가고 있던 때에 나는 그런 테라의 자존심이 무너지는 상황 두가지를 예상했었다. 첫번째가 "서버통합" 두번째가 "부분유료화" 이다. 그런데 이번에 드디어 테라가 서버통합이라는 응급처치를 마지못해 내놨다. 사실 이미 오래 전부터 유저들 사이에서는 서버통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던 게 사실이었다. 실망한 유저들이 하나둘씩 빠져 나가며 몇몇 서버를 제외하고는 유저가 급격히 줄어 제대로 된 운영이 안 되는 서버가 여기저기서 생겼기 때문이다. 파티플레이 지향의 게임이 유저가 급격히 줄면 어떤 상황이 나타나게 되는지는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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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서버통합이라는 응급처치는 단순히 유저의 편의성을 위한 조치라는 의미만을 갖는 게 아니다. "테라는 확실히 하향세" "인기의 급격한 하락" 이라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의미까지 가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는 간만의 대작, 정액제 게임이라는 자존심에까지 상처를 입히는 것이라 여러모로 상징적인 사건이라고까지 칭할 수 있다.

서버통합 그 이후는?

하지만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닐 거라는 점에 있다. 아직 하향세는 진행중이라는 점에서 더 안 좋은 상황을 맞이 할 수도 있다. 그게 바로 "부분유료화"로의 전환이다. 현재 테라의 진행상황은 놀랍게도 2000년 대 초반 급격한 하향세를 겪던 많은 정액제 게임들이 "유저이탈->서버통합->인기회복실패->부분유료화전환" 코스를 밟았던 것과 비슷해 보인다.

물론 현재 인기 회복을 위한 대규모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지만 하락세로 급격하게 기운 게임이 업데이트로 대반전을 일으킨 사례는 보지 못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상당히 부정적으로 본다. 대부분이 반짝 상승만이 있었을 뿐 오래 인기를 지속시키진 못했다. 

만약 테라가 부분유료화까지 검토할 수밖에 없는 단계에 이른다면 그땐 이미 "자존심" 이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다. 단지 마지막 불꽃을 태워 최대한 돈을 뽑아 먹을 궁리만 하는 그저 그런 게임들 중의 하나가 될 뿐이고 또 유저들에게 웃음거리로 전락할 것이다.

며칠 전 간만에 테라에 접속을 해서 (다행히 해킹은 안 당했음 ㅋㅋ) 자주 돌던 인스턴스 던전 앞으로 가봤는데 그동안 하향세라고 해도 항상 유저들이 진을 치고 대기하던 곳이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들른 이곳은 아무도 보이지 않는 삭막한 곳이 되어 있었다. 현재 테라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던 장면이 아닐까 생각된다. 과연 서버통합만으로 사태가 해결될 것이며 대규모 업데이트로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 보기로 하자. 개인적으로는 서버통합이 부분유료화로 가는 과정이 아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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