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갱님 감사합니다~(_ _)~ (15441)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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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호구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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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호구도 말고...

호구와 호갱의 의미?

"호구" 라는 단어의 뜻은 -어수룩하여 이용해먹기 딱 좋은 사람- 이다. 국어사전에도 등재되어 있다. 그리고 요즘에 인터넷 상에서 유행하면서 쓰이게 된 "호갱" 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어수룩하여 이용해먹기, 속여먹기 딱 좋은 손님-을 뜻한다. 아마 내 생각엔 "호구와 고객" 을 합쳐서 생겨난 말 같기도 하다.

현실에서의 호갱은?

혹시나 호갱이란 단어가 무척 생소하고 또 그 개념이 그닥 잘 와닿지 않는 분들이 있을까 해서 2가지 현실에서의 예를 들어보겠다.

#1

휴대폰 바꿀 때가 됐는데 마침 어느 휴대폰대리점 앞에서 각종 혜택이 붙어 있는 광고를 보고 귀가 솔깃솔깃했다. 또 거기 직원이 온갖 감언이설로 설득하는 바람에 결국 엄청 싸게 주는 거라는 말만 믿고 냉철한 판단도 없이 특정 모델의 휴대폰을 20만원에 구입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모델은 이미 온라인 상에서는 공짜폰으로 거래되고 있었다. 이게 호갱이다.

#2

옷가게에 들렀는데 입어 보는 옷마다 거기 직원이 온갖 입에 발린 말로 괜찮다 잘 어울린다 예쁘다 멋있다 라며 각종 칭찬을 해댄다. 그러자 괜히 우쭐해져서 쓸데없이 예정보다 옷을 더 사게 되는, 결국 과소비를 해버린다. 이게 호갱이다.

휴대폰 판매 직원이나 옷가게 직원의 입장에선 이들 두 호갱님은 정말 이용해 먹기 딱 좋은 먹잇감(?)이다. 대충 좋은 말로 솔깃한 말로 자~알 포장해서 주절주절대주면 정신 못 차리시고 물고기 떡밥 물 듯 얼른 걸려들기 때문이다.

비록 호구 같은 고객이었지만 호갱은 아니다? 

하지만 이 호갱님들은 자존심때문인지 자신들이 호갱이라는 사실은 쉽게 인정하려 들진 않는다. 실제 생각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겉으로는 자신들은 합리적인 소비를 했을 뿐이라고 한다. 내가 내 돈을 주고 샀을 뿐이고 내가 만족한다는데 무슨 상관이냐고 반문을 한다.

뭐라 반박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자기가 합리적인 소비를 했다는데 뭐라 할 수 있을까? 하지만 겉으로 괜찮은 척 한다고 해도 엄연히 손해는 손해다. 애써 자위해 보지만 곧 날아들 요금 고지서, 카드 고지서 등에 찍힌 금액을 보고도 아무렇지 않을까? (물론 그 정도는 껌값이라고 생각하는 재벌 2세는 제외.)

그런데 그건 개인적인 피해의 일부일 뿐이다. 이런 호갱님들이 많아지게 되면 더 광범위한 피해가 생길 수 있다. 호갱님들을 노리는 온갖 상술들이 넘쳐나게 되고 거기서 모자라 더욱 교묘해지고 편법까지 생기는 등 많은 안 좋은 상황들을 예상할 수 있다. 앞서 예로 들은 휴대폰이나 옷 같은 건 그냥 가벼운 예였을 뿐이다. 실제로는 더 다양하고 심각한 사회 상황 및 문제도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이슈화된 다단계에 빠진 대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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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의 늪에 빠진 거마대학생들, 이들은 본인들이 피해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피해자는 많아지는데 그 피해자들이 죄다 자신들은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고 나는 합리적으로 소비했을 뿐이다 라고 주장한다면 참 우스운 상황이 되지 않을까 싶다. 온갖 교묘한 상술과 편법을 악용하는 이들은 넘치는데 정작 피해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뭐지?

온라인게임 세상 속의 호갱님

요즘의 온라인게임 세상 같이 호갱 논란이 많은 곳도 그다지 없을 듯하다. 게임사가 어떤 캐시템을 내놔도 신상품 나왔다고 좋다고 일단 사고 보는 유저들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자신에게 꼭 필요한지 또 자신의 여유에 맞는지 비판적 사고를 가지고 합리적 소비를 하는 소비자와는 거리가 먼 듯하다. 그래서 게임사의 입장에선 호갱님을 정말 고마워하고 있을 것이다. 자신의 입장에선 무슨 말을 해도 환호하는 골수 팬과 마찬가지의 존재니 말이다.

좀 상식밖의 가격이 매겨진 캐시템을 내놔도 군말없이 사간다. 안팎으로 비판이 쏟아지는 사행성 아이템을 내놔도 뽑기에 바쁘다. 이들의 역할은 거기에 그치지 않는다. 게임사를 향한 비난도 기꺼이 막아낼 준비가 되어 있다. 게임사가 막장 황당 캐시템을 내놔 비난 받고 있음에도 기꺼이 나서서 게임사도 먹고 살아야 되지 않겠냐고 대인배다운 쉴드를 대신 쳐준다. 또 사행성에 찌든 캐시템을 내놔도 사고 싶은 사람은 사면 되고 사기 싫은 사람은 안 사면 되는데 무슨 문제있냐고 무보수로 게임사의 대변인 노릇까지 해준다.

이것이 온라인게임판 호갱인 것이다.

게임사도 먹고 살아야 된다구?

게임사가 뭘 믿고 갖은 비판과 비난를 받으면서도 막장이니 사행성이니 하는 캐시템을 내놓는 줄 아는가? 바로 비판적인 사고없이 곧이 곧대로 그들의 말을 받아들이며 그들이 내놓는 물건을 사는, 추종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비판, 비난 받아도 추종자들이 있으니까 게임은 유지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꿋꿋이 막장 캐시템을 내놓고 또 내놓는 것이다.

게임사도 먹고 살아야 된다구? 맞는 말이다. 틀린 말이 아니다. 게임사도 기업이고 기업은 항상 수익을 추구하고 수익성을 제고해야 한다. 그것이 생존 방식이다. 하지만 그것도 보편적인 상식과 도덕 수준을 전제로 했을 때의 이야기다. 비록 행위가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해도 우리의 상식과 도덕에 거슬리는 행위라면 문제인 것이다. 글로벌 대기업이자 한국 경제의 큰 축인 삼성의 경우, 한국인이라면 자부심을 가질 만한 대단한 기업인 건 맞지만 그런 삼성도 국내에선 도덕성이라든지 사회적 지위 남용으로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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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막장캐시템 안 내놓겠다는 약속과 믿음이었다면...

사기 싫으면 안 사도 되는 건데 뭘 그런 거 가지고 비판하고 비난 하느냐고? 지금같이 비판, 비난을 해도 이 정도인데 모든 유저들이 그냥 가만 있었다면 어떨 것 같다고 생각하는가? 모두가 게임사가 하자는대로 하고 사라는대로 사는, 좀비 같이 행동했다면? 만약 견제세력이 아무도 없었다면 그야말로 독재인 것이다. 요즘도 이러한데 막장의 막장을 달리고 있을 게 뻔하다. 최근 던파의 막장 캐시템 논란을 봐도 그렇다. 만약에 많은 유저들이 행동으로써 반감을 표출하지 않았다면 아마 갈수록 가관이었을 거라고 본다. 그나마 논란이 거세지자 게임 관계자가 해명 인터뷰까지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만악에 비판 여론이 없었다면 해명 인터뷰 따위를 할 필요가 있었을까? 전혀 없었을 것이다. '역시 호갱들이야~' 하며 지나쳤을 것이다.

우리 호갱님들 각성하자!

우리가 계속 호갱님으로 남아 있으면 게임이라는 배는 결국 산으로 가게 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 호갱님들은 결국 산 꼭대기 위에서 열심히 노를 저으며 뻘짓을 하고 계실 거다. 그런 걸 원하나? 꼭 캐시질하지 말고 현질하지 말라는 건 아니다. 조금이라도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하라는 말을 하고 싶다. 분명 자신의 상식과 여유에 맞고 이 캐시템이 있으면 좀 더 재밌게 즐길 수 있겠다 라고 판단했다면 그건 누가 뭐래도 옳은 것이다. 하지만 충동적으로 별다른 판단도 없이 질르고 또 질르는 건 그냥 집착이다. 즐기는 거라고 착각하지 마라.

그리고 이건 아니다 싶으면 여지없이 비판해라. 그래야 게임사도 조금이라도 유저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아무런 비판도 없다면 게임사는 그냥 자신들이 무조건 옳은 줄 알고 착각한다. 그리고 계속 일을 벌이게 된다. 물론 유저들이 하는 말을 개소리 취급하는 게임들도 많긴 하지만 그래도 약간의 행동 변화라도 바란다면 비판하고 요구해라. 더이상의 호갱님 대접은 받지 말자. 지금의 막장 캐시템 대접을 그런가 보다 하고 그냥 넘겼다간 결국 더 한 걸로 대접받게 된다는 걸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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