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임은 현질 안 하면 못 해요! (25792) 시사

각종 게임에서나 해당 게임 팬사이트 그리고 온라이프존에서 이런 얘기를 많이 들었다.

"이 게임은 현질 안 하면 못 해요!"

"이 게임은 현질 안 하면 못 해요!"

"이 게임은 현질 안 하면 못 해요!"

"이 게임은 현질 안 하면 못 해요!"

"이 게임은 현질 안 하면 못 해요!"

"이 게임은 현질 안 하면 못 해요!"



많은 게임들이 현질 안 하면 못 하는 게임으로 불린다. 내가 현재 주로 하는 게임인 "던파" 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이 게임도 현질을 안 하면 못 하는 게임으로 낙인찍는 유저들을 많이 목격했는데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완전 개막장 게임으로 오인할 수도 있는 수준도 있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현질을 안 하면 못하는 게임이 맞을까? 여차하면 내가 이 게임을 변호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순전히 내 입장에서, 과감없는 생각을 펼쳐 보고자 한다.

 기나긴 세월을 거쳐 드디어 검은 질병 세트 완성!

검질11.JPG

 장비 옵션은 돈 주고 산 게 아니라는 것을 감안하면 아주 좋은 수준

내가 드디어 "검은 질병 세트" 총 5피스를 완성했다. 무려 1년 만에 말이다. 이 검은 질병 세트는 던파에서 일반 및 고대 던전류 가운데 가장 렙제가 높고 난이도 또한 가장 높은 던전인 "레쉬폰" 던전에서 구할 수 있는데 그냥 몬스터를 잡다 보면 몬스터가 툭 떨궈서 주워먹는 그런 일반 아이템이 아니다. 오로지 퀘스트로만 얻을 수 있는 장비다. 그것도 아주 긴 시간동안 꾸준히.

매일 하루에 한번씩만 할 수 있는 "한정퀘스트" 라는 것이 있는데 이 한정퀘스트는 레쉬폰 던전을 돌다 보면 클리어할 수 있다. 보상으로는 "검은백신" 2개가 주어진다. 이 검은백신으로는 무엇을 하느냐? 맞다. 바로 검은 질병 세트를 구할 수가 있다. 그런데 큰 장벽이 있다. 검은 질병 세트는 총 5피스인데 한 피스를 구입하려면 이 검은백신이 100개나 필요하다. 그렇다면 이 검은 질병 세트를 모두 모으려면 총 500개가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하루에 고작해야 2개씩 모이는 검은백신을 500개나 모으려면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할까?

1.JPG

 나에겐 애증의 레쉬폰 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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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질병세트를 사기 위해 필요한 검은백신은 하루에 단 2개를 입수할 수 있다.

그렇다. 250일이다. 무려 8개월이 넘는 시간이다. 더구나 나는 중간에 던파를 잠깐씩 접은 적이 있어서 다 모으는 데에 무려 1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어떤 때는 시간이 없어서 또 던파가 귀찮아서 그냥 퀘스트만 클리어하고 바로 나온 적도 꽤 많았고 또 다른 어떤 때는 너무 조금씩 모이니까 끝이 안 보여 그냥 포기하자고 생각하던 때도 많았다. 하지만 결국엔 모았다. 이처럼 긴 시간동안 꾸준함과 인내심이 없다면 절대로 모을 수가 없는 장비인 것이다

그런데 왜 나는 굳이 이 검은 질병 세트를 모을려고 했을까?

나는 게임을 즐기는 기준을 꼭 온갖 화려하고 강력한 장비를 갖춘 유저들에게 맞추지 않았다. 그들이 게임을 좀 더 쉽게 즐긴다고 생각했을 뿐이지 더 재밌게 즐기는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꼭 화려하고 강력한 장비가 없더라도 충분히 소신대로 게임을 재밌게 즐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게임을 하는 나름의 기준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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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호도 옵션만 본다면 더 좋은 칭호를 구할 수 있음에도 이 소시 칭호만을 쓴다.

내가 쓴 장비는 가능하면 현질이 불가능하고 꾸준한 노력없이는 얻을 수 없는 장비만을 쓰자는 것 말이다. 이를테면 앞서 언급한 검은 질병 세트 같은 것 말이다. 그 결과 현재 캐릭터의 상하의,머리어깨,허리,신발의 다섯 부위는 검은 질병 세트로 채웠고 악세사리 또한 검은 질병 세트를 얻었을 때와 비슷한 방식의 아이템들로 채웠다. 보조장비와 마법석 같은 특수 장비도 마찬가지다. 이들 아이템은 모두 교환이 불가능하며 절대 단시간 내에 쉽게 얻을 수 없는 것들임은 물론이다.

다만, 무기 같은 경우, 쓸 만한 게 없어서 싸구려 레어를 들고 다녔는데 무기도 그렇고 장비 수준이 별 볼일이 없었기에 워낙 레쉬폰 던전을 안 껴주는 팟이 많았다. 파티 가입을 신청해도 거들떠 보지도 않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일단 가입이 되어도 곧 장비를 훑어 보고는 강퇴를 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한정 퀘스트는 깨긴 깨야겠는데 방법이 없어서 한동안 쩔을 받기도 했다. 만렙이 쩔을 받은 것이다. 그러다 마냥 쩔만 받을 수 없어서 10강 유니크 무기를 사고야 말았다. 그랬더니 파티에 자주 껴줘서 결국엔 검은 질병 세트를 모으기에 이르렀다.

게임을 즐기는 나만의 기준을 가져라.

현재의 내 캐릭터에 아주 만족한다. 물론 잘 나가고 쟁쟁한 캐릭터들에 비해 강력하지도 않아 애로사항이 적지 않지만 남들이 쉽게 들어올 수 없는 나만의 영역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은 게임을 하는 큰 이유 중 하나가 되고 있을 정도로 보람도 있고 자부심도 있는 편이다. 굳이 남보다 강하지 않아도 현질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꼭 남보다 강해야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일까? 현질을 해야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일까? 꼭 기준을 남에게 맞추지 않아도 찾아보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요소는 본인이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돈도 넉넉하지 않아 보이는 분들이 남보다 좀 더 강해져 보겠다고 돈을 펑펑 쓰고 오로지 "숫자놀음으로 대표되는 강함의 기준"에만 매몰되어 정작 게임의 본질은 느끼지 못하는 모습들을 볼 때면 좀 안스러워 보이는 게 사실이다.

현질 안 하면 못 하는 게임? 정작 본인은 애초에 현질에만 촛점을 맞추고 게임을 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 묻고 싶다. 또 오로지 남보다 강해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에만 사로 잡혀 있던 건 아니었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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