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길겁니다. 읽지 않으시려면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실화입니다.



  제가 3학년 때 같은반에 정군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자연스래 친해지게 되었고, 저는 정말 정군과 친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3학년이 끝나갈 때 즈음부터 저는 잃어버리는 물건이 많아졌습니다.
  3만 8천원이 들어있던 지갑도 사라지고... 4학년이 되고 나서는 더욱 심했습니다. 킥보드, 축구화가 사라졌습니다.
  저는 제가 잃어버린줄로만 알고 부모님께 일부러 알리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저는 혼자서 심각하게 고민하며 성격을 고치려 메모지도 들고 다녀보고 여러가지 노력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땐 상당히 철권을 좋아했죠... 그래서 매일 200~300원 정도 철권을 하는데에 돈을 쓰긴 했지만 동전통(저희집엔 동전통이 있습니다)에 있는 돈이 그렇게 많이 없어질 정도는 아니었죠. 동전을 모아놓는 동전통에 동전이 모자라서 어머니께서는 제가 피씨방, 오락실을 배회하고 방황하는지 의심하셨죠. 그리고 그때 즈음 어머니의 비상금이 없어졌습니다 대략 10만원정도 비상금으로 놓아두신 돈이었는데 없어졌습니다.
  저는 절대로 그런 돈에 손댄 적이 없습니다.
  정말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심하게 혼나고 아버지가 출장가신 사이에 제 학원 회비내려고 놓아두신 돈이 없어져서 저는 집에서 쫒겨나 하루를 아는 형 집에서 보내야 했죠.
  그리고... 간만에 정군을 만났습니다.
  "오랜만이네?"
  "어? 어..."
  정군은 급하게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갔습니다.
  그 인라인 스케이트는 아버지가 저한테 생일선물로 사주신것과 같은 것이었죠.
  그렇게 그냥 4학년이 넘어갔습니다.
  저에겐 더이상 잃어버려 혼날 것 조차 없어졌죠. 5학년이 되니 잃어버리는것도 없고 돈이 없어지는 일도 없어졌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제 스타일 대로 5학년을 보냈습니다.
  6학년이 되었습니다. 같은반에 김군이 있었습니다. 김군은 정군과 같이 다녀서 저도 아는 사이었습니다. 저는 김군과 친해졌습니다. 정말 친했습니다. 장난치다 손가락이 삐엇지만 서로에게 화를내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봄날, 축구를 하다가 부슬부슬 비가 내려서 아이들은 하나둘 빠져나가고 김군과 저는 같은 방향이라서 같이 집으로 걸었습니다. 그리고 김군이 말했죠.
  "야 정군 알쟤?"
  "어."
  "내가 금마 비밀 말해줄까?"
  "뭐?"
  "금마 도둑놈이디, 옛날에 너희집에 놀러갔을 때 너희집에서 열쇠 훔쳐서 너희집에 있는
   거 많이 훔쳤다이가."
  "진짜?"
  "어."
  "니가 어떻게 아노?"
  "금마 너희집 간다고 해서 갔다 오면 뭐를 막 들고와서 몰래 따라가보니까 너희집 열쇠로
   문따고 들어가더라."
  "진짜제?"
  "그래. 내 금마랑 같이 산다이가. 우리 엄마아빠 재혼했다."
  "믿어도 되는거가?"
  "진짜라니까!"
  "믿는다!"
  그러고 헤어졌습니다.
  많이 생각했죠. 김군이 도둑질하고 정군에게 덮어씌우는거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정군이 제것과 같은 인라인을 타고 있었고 김군은 그전에 저희집에 놀러온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집에 가자마자 인라인스케이트를 찾아보았습니다. 한참이나 안타서 창고에 넣어두었나 하고 창고를 찾아보았지만 거기도 없었습니다. 사라졌습니다.
  그 후로 정군을 보기 힘들었습니다. 저를 계속 피해다니더군요. 눈이 마주치면 얼른 모른척하고, 교묘하게 피해다니는 녀석이었죠.
  그러던 어느날, 제가 당번이었어서 좀 늦게 학교를 나왔습니다. 운동장을 지나는데 정군이 다른 친구들과 즐겁게 축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순간 저는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저녀석때문에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데 왜저렇게 즐겁게 사는건가... 그녀석에게 달려가면서 가방을 바닥에 던지고 이단옆차기를 선사했습니다. 그리고 넘어진 정군을 밟고 친구들이 말리러 온 것 까지 기억이 납니다.
  친구들 말로는 얼굴을 심하게 찼다고 합니다.
  그리고 며칠 후에 전화가 왔습니다. 정군의 아버지에게...
  만났습니다. 저희 어머니와 저, 정군과 정군의 아버지.
  "죄송합니다. 제 아이가 불우하게 살아 도둑질 같은 짓을 하고 다닙니다."
  이미 학교에서도 전화가 왔었던 터라 어머니께서는 사정을 다 알고 계셨습니다.
  "아닙니다. 아드님 얼굴이 그렇게 되게 해서 죄송합니다."
  전 쓰레기같이 산 정군 때문에 자신의 아버지가 비굴해지는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정군이 죽도록 미웠습니다. 그리고 저런 쓰레기같은 새끼같이는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비록 남에게 도움은 못되더라도 피해는 되지 말자.
  그렇게... 1년이 흘렀습니다.
  정군은 아직 제 가까이에 살지만 중학생이 되고 나서느 한번도 못봤네요.
  여러분 같으면 정군을 어떻게 하셨을지...

긴 글 읽으신다고 수고하셨네요...
Comment '18'
  • ?
    말뚝장군 2004.08.14 23:06
    그 정군이라는 놈 정말 나쁜 인간이네요^_^
  • ?
    상아 2004.08.14 23:07
    지근지근 밟아준후에 면상을 밟아버려도 화가안풀리면 어떻하지 =_=
  • ?
    흑련 2004.08.14 23:21
    바늘도둑이 소도둑된다고... 애초부터 뿌리를 뽑아버러야합니다
    손가락을 잘러버리세요 -_- 너무 잔인한가...
  • ?
    로망스 2004.08.14 23:48
    밟을 때 얼굴 잘못 밟으면 돈 엄청 깨집니다;

    밟을 떄는 배를 밟는 겁니다 ㅎ

    잡솔이였구요...

    그래도 어느정도 이해를 해줘야죠..

    이혼의 영향이 악영향을 끼쳤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불쌍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
    까치 2004.08.14 23:58
    되도록이면 손바닥으로 때리는거 좋던데..

    그래도 부모님들이 생각이 깊으셔서 다행이지..

    아니였다면 큰 싸움 날뻔 했네요..

    저도 초딩시절때 도둑질은 좀했지만 친구껄 훔쳐본적은 없는데..

    대신 어머니껄 +_+;;;; 헛소리였습니다

    요즘은 간떨려서 못하겠던데

    저같으면 그냥 넘어가야겠죠

    주위 환경이 사람들 만든다(?) 라는 말이 있듯이

    그 주변의 환경이 문제인것 같습니다 집안 문제 같은..
  • ?
    시덕이。 2004.08.15 00:10
    진짜 저같으면 어디 나가게 했을듯..

    제가 다혈질이라서..

    아무튼 미리 수를 써야되요
  • ?
    라르크엔시엘 2004.08.15 02:07
    흠;;;; 어른들이 뭐 어렸을때 남에물건에 손대본경험 꼭이쓸꺼라고하는데

    전이해가안가요 왜 남의물건에손대죠?

    전어렸을때도 그런적 한번도없는데 ..조그만 지우개하나라도

    제가쓰다가잃어버리면 물어줫는데.. 대체 손 왜대는건지..
  • ?
    Knight 2004.08.15 04:20
    사람 모아서 현피 들어 갑시다
    뭐 그런 놈이 다있데 결국 님이 좀 잘사는거 같은니깐 일부러 접근했다고 볼수도 있는거잖아요...그렇다면 XX에 튀겨 XXX하게 쥑일 X같은 X네
    님을 피했다는건 지가 잘못한거 알았다 얘기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훔쳤다는건...거참 상종 못할 넘일세 훔칠거 다 훔치면서 죄의식을 느낀다?우정에 이름으로 용서 받겠다...그럼놈 내친구였으면 볿아 쥑였습니다
    그리고 님에겐 꼭 나빴던건 아닌듯 님은 좋은 경험했잖아요
    그리고 그넘은 인간이 가장 하기 힘든 처음 한번을 해버렸으니 인생 망쳤다 바야죠 인간은 뭐든지 처음 한번이 힘들뿐
  • ?
    ☎장난전화 2004.08.15 10:59
    위엣분 말처럼 볿아 죽이면 되요.ㅋㅋ
    농담입니다.
  • ?
    『豫告』 2004.08.15 12:20
    허,,, 심하네...
  • ?
    流風 2004.08.15 14:15
    이단옆차기를 선사했습니다. <-- ㅡ_-)乃

  • ?
    2004.08.15 15:26
    빨리 정신차리게 해야겠네 -ㅁ- 정신적으로 문제있는거 같다
  • ?
    ★짜증나 。 2004.08.15 21:28
    =_= 나쁜 아이. -_-
  • ?
    임시계정 2004.08.16 01:57
    열쇠라....
    제게 만약 그런일이 있다면
    돌려받으려 하는데 주기가 싫거나 거부한다...
    할땐 대충 그녀석이 훔친 물건의 값어치를 돈으로 환산한뒤
    돈으로 환산한 액수대로 때립니다.
    때리다가 반항하는경우 2배로 늘려서 때립니다.
    농담이냐구요?
    세상 속고만 살으셨나...
    물론 진담이지요.
  • ?
    탕슉곱배귀 2004.08.16 02:11
    소중한 친구지만 그 친구나 나의 소중한 물건을 훔치는 일은 그 사람을 부시햇다는거겠죠.....
    저라면 못참았을 거지만 제손으로 해결하진 않았을것입니다.....
    선생님한테 일러서 혼을 내던지....아니면 개인 상점?을 해서 다이르던지.....그 친구가 아직도 깨우치지 못했다면 마자야겠죠....
  • ?
    On_새소리 2004.08.16 04:16
    친구란 놈이 그딴식으로 하면 안돼죠-_-

    여차 하면 신고를-_-
  • ?
    ♧애플파읫』 2004.08.16 17:10
    저는 2년 친구가 그랬었죠...

    초5떄 전학가서.. 친해졌죠..

    5학년떈 같은반,, 6학년땐 옆반...

    그친구...ㅎㅎ 지금은 친하게 지내죠,,

    저희 어머니가 그 친구가 훔치는걸 아시고

    그 친구 집에가서 다그쳤죠,, 그댸는 그 친구 부모님이

    어디 가셨었나 봅니다....

    다그치니... 잫못했다고,. 다신 안그러겟다고,,

    울었습니다... 그담에 친해졌죠 ㅋㅋㅋㅋㅋ

    친구잖아요~~~~ ㅋㅋㅋㅋㅋ 금방친해지고 지금도

    베스트~ 프랜드죠 ㅡ.ㅡ~~~ 그냥 님이 용서 하셨으묜,

    예전처럼. 그냥 친해지세요.

    그냥 친구가 가장 친한 친구 아닐까요 ㅎㅎ 화이팅 ㅡ.ㅡ/
  • ?
    Play 2005.01.07 10:34
    어릴때 버릇 지금 안고치면 큰일납니다..

    깜방에 쳐넣으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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