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전문의와 관련 전문가들은 '게임중독'을 '마약'과 같다고 진단내립니다. 그러나 게이머들은 그것을 부정합니다. 왜 이런 괴리가 생기는 걸까요. 게임에 과몰입 할 수 밖에 없는 '중독성'을 살펴 보고 그것을 통해 언론등이 펼치는 잘못 된 게임에 대한 편견과 어떠한 해결 방법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 보겠습니다.
게임에 과몰입 하게 되는 원인1 - 게임속 사회에 대한 책임감
"게임을 과도하게 하다 보면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지 못한다"라는 근거는 일면 맞는 말 이지만 또 다른 일면을 살펴 보면 틀린 말입니다. 게임 캐릭터들간의 '관계'라는 측면만을 보는 시각 즉 게임이란 걸 많이 접해 보지 못한 시각에선 이 말이 맞지만 게임을 즐겨 하는 입장에선 캐릭터간의 '관계'가 아닌 인터넷 속의 게임이라는 '통신'을 통해 현실의 개개인간의 '관계'가 형성 되므로 현실과 가상을 구분 짖는다는 건 잘 못 된 것입니다.
만약 게임속 관계가 인간 대 캐릭터로 이루어지는 가상현실의 세상이라면 ESC를 눌러 잠시 멈출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의 인간 대 인간의 관계이기에 ESC는 사용불가능 합니다. 따라서 일련의 약속된 행위가 끝날 때 까지는 과몰입 상태를 유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때 부모님이 그 상황을 제어하게 되면 게임 과몰입 자녀는 상당한 반발을 하게 되며 게임속 사회에서의 책임감이라는 정신적인 압박감으로 인해 그 반발이 '정당하다'라고 인식합니다. 단순하게 설명해 보면 중요한 통화를 하고 있는데 옆에서 전화를 끊으라고 간섭을 할 때 나타날 수 있는 반응과 같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중요한 통화가 가족 전체에게 중요하냐와 나에게만 중요하냐의 차이점만 있습니다.
게임에 과몰입 하게 되는 원인2 - 새로운 자극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
인간은 정신적 자가 치료 방법으로 '망각'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음주'를 통해 잠시나마 망각할려고 합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알콜중독으로 이어지죠. 공부를 못해도 잘해도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학생들이 '음주'를 통해 스트레스를 푸는건 만무합니다. 그래서 이어지는게 음악중독, TV중독, 운동중독, 만화중독, 홈쇼핑 중독 일 겁니다. 그 중엔 '게임중독'도 있겠죠. 지속적인 재미를 느낀다면 이미 '중독' 즉 의존증이 시작되는 겁니다.
이 중에 갈수록 자극을 받아야만 하는 중독이 문제일 겁니다. 마치 마약처럼 말이죠. '음주'가 위험한 중독인 이유는 갈수록 주량이 늘어나는 겁니다. '게임중독'의 경우 끊임 없이 새로운 게임을 찾는 걸 겁니다. 온라인 게임의 경우 하나의 게임을 몇달 또는 몇년간 하게 되는데요. 게임 시스템을 이용해 보다 다양한 자극을 찾아 헤메는 경우도 이에 해당됩니다.
'백수'도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게임'에 손을 댄다면 너무나 자연스럽게 '전업 게이머'가 되기도 하구요. '전업' 그렇죠. 중독을 넘어서서 하나의 업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게임을 하루종일 하는 중독 그 이상의 의미가 됩니다.
게임에 과몰입 하게 되는 원인3 - 가상과 현실의 연결에서 오는 이중성
중독이 현실에 보탬, 도움이 된다면 문제화 되지 않습니다. 아이러니 한데요. '프로 게이머'는 분명 게임중독입니다. 그러나 그들을 '게임중독'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것은 그들의 직업이기 때문이죠. 게임개발자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하루종일 밤을 새워가며 '게임'을 플레이 하고 만드는 건 중독이 아닙니다.
직업에 마약같은 '의존성'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자신의 일에 목숨을 걸어도 '중독'이 아니며 몇날 며칠을 밤새운다고 해서 중독으로 치부하지 않습니다. 만약 자녀가 게임 중독을 통해 월 1,000만원의 수익을 올린다면 과연 그것을 뜯어 말릴 부모가 있을까요? 분명 게임이란게 사회적인 문제가 있다고 결론 내리고 있는 상황이며 게임내 폭력성을 현실로 이어 폭력적으로 변하게 된다는데도 뜯어 말릴까요? 이런 이중성은 비단 게임중독에만 국한된게 아닙니다.
알콜중독을 보죠. 사회적인 관계를 유지할려면 '술'이 꼭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술이 없다면 사회적인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냐는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애주가들의 변명일 수도 있고, 사회의 방식이 빈번한 음주문화로 흘러갈 수도 있습니다. 한가지 분명한건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인 관계를 적절하게 유지하기 위해 '술'의 힘을 빌립니다. 사회적인 관계의 유지란 '성공'을 뜻하며 성공이란 자본의 증대 또는 유지를 뜻합니다.
게임중독 역시 '현금' 또는 '현금거래'가 가능하기에 중독에 대한 변명을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온라인 게임 순위에서 '리니지'의 순위가 10여년이 넘게 상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부분이며, 게임중독을 통해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는 데에서 게이머들은 그 중독에서 좀체 빠져 나올려고 하지 않습니다.
경쟁심리, 사행성 등의 많은 또 다른 원인들이 있겠지만 그 중 핵심적인 부분 세가지를 살펴 보았습니다.
게임중독에 대한 잘못 된 진단
중독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격리'와 '면역' 그리고 '다른 중독으로의 이동'이 있습니다. 현재 게임관련 부처에서 내 놓은 '과물입 방지책'도 이와 같습니다. 문제는 게임의 폭력성이 현실에 나타난다는 과학적인 근거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만약 이게 과학적으로 가능하다면 반대의 상황 즉 현실의 폭력성을 게임을 통해 대리만족 하여 사회적인 문제를 줄인다는 것도 과학적으로 설명 할 수 있을 겁니다.
여기서 정신과 전문가들의 근거가 상당히 재미있는데요. "마약류와 같이 뇌 신경전달물질의 체계를 바꾸어 자신의 일에만 몰두하고 시간개념을 망각하게 하고 인간관계와 사회성을 마비시킨다"라고 진단 내립니다. 그렇다면 이 문제는 게임중독 뿐만 아니라 사회의 수많은 부분에 해당되게 됩니다. 좀 더 확대해석 해 보자면 모든 인간이 정신적인 치료가 필요해 지는 근거가 됩니다. 다시 말해 집중력이 강해지거나 시간이 훌쩍 지나감을 느끼거나 인간관계가 서툰 사람들은 전부 정신병원으로 직행해야 한다는 겁니다.
게임중독이라는 시간적인 제약을 통해 가족간의 대화부족이나 관계단절로 인해 사건, 사고가 발생했는가. 게임의 폭력성으로 인해 이러한 가족간의 단절이 없이도 사건, 사고가 발생했는가. 그렇다면 그 발생의 빈도는 얼마나 되는가. 상당히 많은 분석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언론을 통해 나오는 정신과 진단은 귀에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되어 버립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사태의 당사자들인 '게이머'들의 공감을 전혀 얻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죠.
게임중독 어떻게 막을 것인가?
어제 불행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게임에 과몰입한 중학생이 친 어머니를 살해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언론은 예나 마찬가지로 '게임'에 그 모든 책임을 돌렸습니다. 이번 사건은 '게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나타날 수 있는 아주 극단적인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게임'이라는 매개체가 아니더라도 이런 상황은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도박, 알콜, 마약 등이 오히려 이런 상황을 더 발생시킵니다. 이 중 알콜중독은 가정폭력은 물론이려니와 음주운전, 폭력, 고성방가 등의 부작용으로 점철되고 있지만 그것을 적극적으로 막을려는 노력은 없다시피 합니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관련 부처들이 내 놓은 대책은 '음주'와 맥락을 같이 합니다. 미성년자에겐 상당한 규제를 통해 '격리' 조치를 취할려고 하고, 성년에게는 무제한 허용 합니다. 그리고 아주 단순무식한 방법인 '피로도' 시스템을 내 놓기도 하는데요. 피로도 시스템은 흡사 이런 경우입니다. "우리가게에선 두시간 이상 술을 마시지 못합니다"라고 했을 때 손님은 다른 가게를 찾아 2차, 3차를 가면 그만입니다.
따라서 규제를 할려는 입법권자들은 아주 유용한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게임을 접하는 부류는 무의미한 규제라고 주장합니다. 이 중간에 위치한 '게임업계'는 간접적인 피해를 입어 갈수록 게임산업이 침체되어 갈 수 밖에 없는데요. 현재도 여성부-문광부의 의견 조율이 되지 않아 확실한 입법 조치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게임업계의 자체 정화 노력도 힘을 전혀 발휘하고 있지 못합니다.
저는 여기서 규제가 과연 중독을 막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인터넷과 게임을 없애 버린다면 '게임중독 방지'는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게임을 없애버린다는건 불가능 할 뿐 더러 국내 게임을 규제하면 할수록 외국 게임의 침공은 더욱 더 거세질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차단이나 규제라는 수단인 셧다운, 피로도라는 규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중독을 불러 일으키는 게임시스템인 자극성, 폭력성, 사행성을 완전히 없애버리는 것도 해결책은 아닐겁니다. 게임이 아니더라도 이와 같은 중독성을 가진 사회적인 요소는 흘러 넘칠정도니깐요.
게이머들이 변하지 않으면 안된다.
언론과 전문가 그리고 정부 관련 부처가 이 게임 과몰입 방지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규제를 한다는 것 자체가 우습기 짝이 없습니다. 마치 알콜중독을 완전히 막을 수 있다는 자만감에 빠져 있는 것이랄까요. 게이머들 스스로 자체정화를 하기 전엔 절대 막을 수 없다고 단언합니다.
게이머들이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토론도 해야 하며, 자신을 제어할 수 있는 면역력을 스스로 키워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일반화가 되고 규칙화 되었을 때 비로소 미래지향적인 친사회적인 기반과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을 겁니다. 현재는 그것을 알면서도 서로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대립하고 있는 상황일 뿐입니다.
비록 게임 과몰입을 통해 극한의 상황이 발생하지만 그러한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믿습니다. 아니, 이미 현재진행형입니다. 다만 극한의 상황인 0.00004%(온라인 게임 동접자수 대비 사고 건수) 정도의 확률로 게미머 또는 게임 전체를 패륜으로 매도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샷다운이니 피로도라는 규제 이전에 청소년들이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그러나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 중독 시스템으로 무장한 게임에 대한 면역력 또는 방어막으로 기를수 있는 방법도 충분히 모색하여야 할 것입니다. 막을 수 없다면 즐기게끔 해라라는 삶의 기술이 있습니다. 게임이라고 해서 중독게임만 있을리 만무합니다. 중독성이 현저히 적은 게임들을 정부에서 직접 추려서 부모들 또는 게이머들에게 적극 추천한다면 '면역력'을 키우는데 일조를 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돈이 안되는 게임을 만드는 회사는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 주어야 함은 물론일 겁니다.
게임은 즐겨야 한다. 그리고 노예가 되어서는 안된다.
콘텐츠를 즐긴다는 말은 '제어'가 가능함을 말하는 것입니다. 만약 콘텐츠에 빠져서 제어가 불가능 해지면 '노예'가 되겠죠. 그러나 이 중간을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인간은 남을 조종하는 권력에 대한 본능적인 욕구가 있기 때문에 게임속 캐릭터를 조종하며 본능에 충실해 지지만 어느 순간 캐릭터가 나 자신이라는 몰아의 경지에 이르기도 합니다. 즐기는게 아니라 노예가 되어 버리는 선을 넘게 되는거죠.
집에 들어오면 일단 PC 부터 켜는 습관, TV 부터 켜는 습관, 게임에 먼저 접속하는 습관, 나도 모르게 담배를 입에 무는 습관, 좋은 먹거리가 있으면 술을 먼저 찾는 습관 등 무의식중에 행하는 이런 습관들 부터 의식을 통해 고쳐 나간다면 '중독'을 많이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게임중독에 대해 게이머와 비게이머가 공히 '공감'할 수 있는 많은 글과 자료가 나왔으면 합니다. 서로의 입장을 이해해 주고 '건전한 게임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같이 노력해야 할 것이며, 그 밑바탕엔 서로 소통을 할려는 의지가 필요합니다.
거의 5개월만에 온라이프존에 글을 적는 것 같습니다. 아무말도 없이 훌쩍 사라진데 대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ㅠ;; 게임에 대해 '쓴소리'를 해 볼 요량으로 블로그 활동을 했었는데요. 몇건에 대해 가차없이 포털이 검색제한을 걸어버리더군요. 다음뷰 등에서도 활동 하고, 이웃도 많이 생기긴 했는데 역시 온라이프가 너무 그립더군요. 자주는 못 올려도 꾸준히 글을 올려 보겠습니다. -언제나 병아리 논객 온라이프존 하데스- |
하지만 주제넘게 지적한가지만 한다면
그에 대한 대책으로 게이머 자신들의 역할을 너무 이상적으로 제시하신 게 아닌가 하는 ㅋ
물론 기본적으로 본인의 의지나 행동 등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지 않습니까.
게이머도 게이머 나름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