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어드벤처 게임의 명목이 사실상 끊긴 가운데, 실사 어드벤처 게임 <데스 컴 트루>의 등장은 출시 자체가 반갑기 그지없다. 일본의 실제 배우를 고용하여 캐릭터의 연기력은 검증됐고, 스토리는 초반부터 궁금증을 자아내는 구성으로 높은 몰입도를 자랑한다.
이런 부류의 게임을 흔히 인터랙티브 무비라 하는데 과거 어드벤처 작품에는 이런 방식을 차용한 작품들이 적지 않았다. <판타스마고리아> 시리즈, <7번째 손님>, <언더 어 킬링문> 등의 작품들에서 실사 영상을 도입하여 영화에 버금가는 영상미를 보여줬다.
<판타스마고리아>의 한 장면
<데스 컴 트루>의 시작은 호텔 방에서 깨어난 주인공 카라키 마코토가 자신에 대한 것을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한 채 시작한다. 티비를 통해 자신이 연쇄살인범이라는 것을 알고, 그는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기 위해 움직인다. 이야기가 진행되면 조작하는 시간보다 실제 영상을 보는 시간이 더 많다. 그만큼 이야기에 중점을 두었으며, 유저가 할 것은 이야기 흐름에 따라 나뉘는 선택지에서 한 가지를 선택하는 것뿐이다.
잘못된 선택은 게임오버로 이어지는데, <데스 컴 트루>에서는 이것이 단순한 게임오버를 의미하지 않는다. 게임오버가 되어도 이전 상황으로 되돌아가 다시 선택할 수 있거나, 스토리상 강제로 게임오버가 되는 부분도 있다. 또한, 게임오버가 될 때마다 데스메달을 획득하는데, 데스메달 개수에 따라 데스튜브라는 특별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선택에 따라 다양한 스토리로 연결된다
죽어야 얻을 수 있는 데스메달
보너스 영상을 모아 놓은 데스튜브
선택지에 따라 이야기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는 가운데, 서서히 스토리의 반전 요소가 밝혀진다. 이런 부류의 게임들이 그렇듯 마지막에는 유저 스스로에게 가장 결정하기 힘든 선택지를 내밀어 양자택일하게 만든다. 이를 통해 갈등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부분이 매력적이다. 안타깝게도 다른 한 가지 선택문의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게임을 처음부터 새로 시작해야 한다. 플레이 타임을 늘리려는 얄팍함이 엿보인다.
영화 한 편 분량과 비슷할 정도의 플레이 타임 덕분에 부담도 적다. 다회차를 위해 앞으로 빨리 돌리는 스킵 기능도 있고, 반대로 지나간 스토리를 다시 볼 수 있는 기능도 있다. 하지만, 다회차 플레이를 강요할 만큼 선택지는 다양하지 못하다는 것이 아쉽다. 최종 목적지로 가는 루트만 다를 뿐, 결국 마지막 집결지는 같기에 보다 다양성 있는 스토리를 보여주지 못한 것은 그만큼 스토리의 완성도가 다소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극적 긴장감을 위한 요소도 적절히 살아있다
게임오버를 두려워하지 마라
스킵이 가능해 2회차부터는 플레이 타임이 상당히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