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갓 오픈베타서비스를 시작한 어떤 게임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비교적 사양이 낮고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게임이라 별 다른 망설임 없이 입문하게 된 겁니다. 그런데 이 게임이 우연히도 뜻하지 않게 저의 이중성을 밝혀 내게 됩니다.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반문하실지 모르기에 얼른 사유를 말씀드리자면 바로 이 게임의 이벤트때문이었습니다. 사실 이 게임의 이벤트는 오픈베타테스트라는, 하나의 게임에 있어서는 어쩌면 가장 중요한 시기일지도 모르는 기간에 진행하는 것 치곤 소박하다고 할 수 있고 저렴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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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타 게임과 비교해서 말입니다. 흔히들 오픈베타나 정식오픈 관련 이벤트를 하면서 유저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비교적 저가에서부터 고가에 이르기까지 여러 현물 경품을 내 걸고 유혹을 해대는데요. 최근엔 일반 온라인게임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지지만 막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웹게임조차 무시 못 할 현물 경품을 내 거는 실정입니다.

그에 반해 이 게임의 이벤트에는 현물 경품이 없는 듯 하며 모두 게임 내적인 보상 같은 걸 경품으로 제공합니다. 하지만 그나마 그것도 파격적인 것도 아니고 다른 게임과 비교하면 소소한 수준이라고 보입니다.

부분에서 저도 모르게 왠지 허전하달까? 아쉬워 하는 저를 발견하게 됩니다. 저도 모르게 다른 게임과 비교하면서,

'이 게임은 이벤트가 뭐 이리 약해...'

'오픈베타 맞어?'

'현물 경품 있으면 더 열심히 할 수도 있는데 말이지...'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이런 행동이 그 전에 제가 가지고 있던 소신과 완전히 배치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온라인게임 이벤트에 관련한 제 소신은 다음과 같습니다.

"단순히 비싼 경품 내 걸어 유저를 현혹하고 일단 끌어 들여 보겠다고 하는 건 허접한 발상이다"

"비싼 경품 내 걸고 진행할 역량이 있다면 차라리 그걸 게임 개발하고 운영하는데 투자하는 게 낫다"

"이벤트할 땐 왁자지껄 모여 들었다가 이벤트가 끝나고 나선 썰물 빠지 듯 빠져 나가는 현상, 이제는 재고할 때가 되었다"

"잘 만들고 운영을 잘 하면 굳이 비싼 광고를 하거나 많은 돈을 들인 이벤트를 하지 않아도 어차피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게 되어 있다"

그간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소박한 이벤트를 하는 게임이 등장하자 저도 모르게 소신과 정반대가 되는 행동을 보인 것은 분명 저의 이중성을 나타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저를 발견하면서 참 씁쓸하더군요.

'결국 말따로 행동따로'

'사람은 어쩔 수 없는 건가?'

'그간 신작 게임을 접할 때마다 순수한 의도만을 가지고 접한 건 아니었나?'

그렇다고 소신을 버리진 않겠습니다. 그 소신은 다른 분들은 어떻게 보실지 몰라도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에 대한 반성으로 이 게임을 나름대로 끈기있게 즐겨 보고자 할 생각입니다. 게임 자체만을 놓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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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5'
  • ?
    임희택 2010.12.16 19:18
    음.. 예전에 게임 마케터/홍보인을 뽑는다고 연봉 1억을 걸고 1인을 뽑는 경쟁이 있었습니다.
    물론 저 또한 거기에 응모를 했고, 전문인이 뽑은 5인까지 올라갔었죠.^^

    물론 그 게임의 성공 여부를 떠나서, 홍보라는 것은 지금 시대에는 "대세"라는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바로 자극성이라는 거죠. 길거리에 붙어 있는 걸 그룹에서도 성적 어필이 남겨있을만큼, 우리는
    자극적인 홍보 속에서 살고 있는거죠.

    크게 보자면, 게임업계 조금 늦는 편이죠.
    그런데 문제는 그 홍보 비용으로 게임에 투자해서 질 좋은 게임을 탄생시켜주면 되지 않겠느냐?라는
    건데, 그럴려면 자금력이 필요하고, 시간이 필요한데..

    그걸 뒷받침해 줄 회사는 몇 곳 밖에 없죠. 현재는 새로운 도전, 극한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게임회사는
    과거의 이야기고 산업으로써, 이미 자리를 잡아버렸기에 저도 아쉬움만 토론합니다.^^
  • 9timez 2010.12.17 00:09
    #임희택
    글쎄요 ㅋ

    영세한 개발사일수록 더더욱 홍보를 줄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자금력없고 시간이 없어서라면 홍보를 하나 안 하나 망할 수밖에 없을 거 같은데요 ㅋ 그나마 홍보대신 개발 역량에 투자한다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홍보무용론까지 생각할 정도로 홍보에 많은 비중을 뒀다 일시적으론 유저를 끌었다가 결국엔 망하거나 그저 그런 게임으로 전락한 경우를 많이 보아 왔는데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도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현실에 대해선 저도 어느 정도 수긍을 합니다만 저는 아직 ㅋㅋ
  • ?
    사이드이펙트 2010.12.17 09:25
    홍보는 몰라도 적절한 마케팅은 필요함..

    그리고 난 경품에 벤츠를 걸어도 20억짜리 집을 걸어도 그게임이 나에게 재미없다면 가차없이 접어버리겠슴.. 물론 재밌다면 하겠지만.

    어차피 경품이란거 될놈만되는 더러운 세상이니까 차라리 게임안에서 쓸수있는 돈이라던지 캐쉬를 사랑함..

    아 물론 추첨식은 엿같아서 생각도 안하고..

    티비에 나오던데 경품만 쳐묵쳐묵해서 집에 가전제품을 하나도 안샀다는 사람이 있던데

    그사람 무진장 때려주고 싶었음.

    그 사람때문에 날아간 보통사람들의 꿈은 어땠겠음? 아예 프로 경품러가 이러다가 생기는게 아닐까 고민되는 정도임.

    받아먹을만큼 받아먹은놈들이 뭘 그리 자꾸 또 받아먹을려고 하는지.. 개같은 욕심쟁이들이..

    그 사람이 하는행위는 절대 좋아보이고 부러워 보이는게 아니라 자신의 잇점을 통해 또는 다른이에게 안가르쳐주는 노하우를 통해서 다른이들에겐 될놈만된다는 생각을 팍팍 심어주던행위였으니까..

    p.s 결론은 경품도 될놈만 되니까 난 나름 소신과 말이 일치한다 생각함.. 난 안될거야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니까 그렇게 되드라구요.
  • ?
    대량학살가자 2010.12.17 09:32
    홍보는 꼭 필요하죠.. 요즘 이벤트로 기본 아이패드고 뭐고 걸고서 클베나 오베하는데,

    오히려 이벤트안하거나, 이벤트에 상품이 저질? 일 경우 별 흥이 안난다고 해야하나?

    여튼 차걸고 아파트걸고 이런 이벤트는 솔직히 좀 마케팅측면에서 볼때 멍청한짓 같구요....

    실제로 차한대걸고 하는거보다 아이패드나 노트북 5~6대 걸고하는게 비용측면이나 여러모로 좋죠..
  • ?
    khs 2010.12.18 22:27
    오베 때 홍보 안하면 묻히고 사라지 잖아요...

    아흑 슬퍼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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