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분단국 경험을 지닌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한국이 통일되길 바랍니다.”

올해로 데뷔 35주년을 맞이한 독일의 5인조 유명 록그룹 스콜피온스가 6년 만에 방한, 25일 오후 서울 명동 롯데시네마 샤롯데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스콜피언스는 보컬 클라우스 마이네, 기타 루돌프 솅커, 마티아스 얍스, 베이스 파월 마시워다, 드럼 제임스 코탁으로 구성된 그룹으로 1972년 데뷔한 이래 35년간 음악활동을 해오며 총 7000만장 이상의 앨범 판매고를 기록하며 록의 정신을 전파하고 있다.



이번 방한은 지난 5월 3년 만에 낸 21번째 정규앨범 '휴머니티-아워 I(Humanity-Hour I)' 월드 투어의 일환으로 스콜피온스는 오는 26일과 28일 각각 서울 잠실체육관,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공연을 펼친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한국만이 포함돼 있는데 여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분단이란 같은 아픔을 겪어봤고 이번 앨범 주제가 ‘인류에 대한 사랑과 평화 추구’인 만큼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국가인 한국에 평화통일이란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하기 위해서다. 스콜피온스는 24일 판문점에도 들렀다.

올해 환갑인 보컬이자 리더 클라우스 마이네는 “우리도 18년 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까지는 분단된 독일에서 자랐기 때문에 가족들과 떨어져 있고 자유롭지 못한 삶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잘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번에 판문점을 방문했을 때 남북 사이에 보이지 않는 어떤 ‘연결성’을 느꼈는데 이것은 이번 앨범의 콘셉트와도 관련이 있어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근 경의선 철도가 이어지고 남북 정상들의 회담이 성사되면서 한반도에 화해 기류가 흐르고 있는 것을 그들도 감지한 것. 그들은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현장과 변화의 바람을 필요로 했던 舊소련에서 ‘윈드 오브 체인지(Wind of change)’를 부르며 냉전과 분단의 아픔을 노래했던 것처럼 한반도에서도 자신들의 노래가 평화를 이루는데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무거운 주제에 대해 열띤 의견이 오갔던 기자회견장이었지만 사진촬영 때는 재미난 포즈를 취하거나 생일을 맞은 멤버를 위해 즉석에서 축하 노래를 부르는 등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고 흥분된 모습으로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전세계를 돌며 세계 평화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스콜피온스는 자신들을 스스럼없이 ‘평화대사’라고 칭했다. 자유와 저항의 정신인 록에 평생을 바쳐온 그들의 다음 지향점이다.

클라우스 마이네는 “이번 공연에서는 지난 2001년 때보다 한층 강렬해진 록 음악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