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그나로크2에서 실시했던 투표 이벤트, 3000원짜리 상품권을 제공했었다.
FNO에서 진행했었던 투표 이벤트, 게임서비스 지속 유무를 걸고 역시나 상품권까지 걸었었다.
■ 겉으론 이상적인 "투표 이벤트"
이들 투표 이벤트는 겉으로 보기엔 참 이상적으로 보인다. 공급자(게임사)는 소비자(유저)에게 제공되는 상품(게임)에 대한 의견을 직접적으로 물어 개발 및 운영에 참고할 수 있고 유저는 손쉬운 투표로 게임을 즐기면서 경품까지 챙기는 일석이조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세한 내막을 들여다 보면 이는 별 의미없는, 그냥 그런 겉치레임을 알 수가 있다. FNO에서 선보였던 이벤트만 하더라도 게임에 대해 만족한다는 투표 수가 일정 수 이상 채워지지 않으면 게임을 서비스하지 않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했었는데 좀 이상한 건 만족한다는 투표를 하는 유저에겐 100% 경품을 제공을 한 점이다. 이에 게임이 재밌건 재미없건 당연히 거의 대부분의 유저들이 게임에 만족한다는 투표를 했을 건 자명하다. 그냥 재밌다고 투표만 하면 경품을 주는데 누가 안할까? 물론 극소수의 소신을 가진 유저는 빼고.
■ 그냥 하나의 홍보 방식일 뿐?
결국 FNO는 배수진을 친 투표이벤트의 결과를 빌미(?)로 정식서비스에 돌입했다. 하지만 태생적으로 한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는 그 투표 이벤트로 무엇을 얻었는지 정확히 잘 모르겠다. 애초에 게임에 대한 자신감은 가지고 있었지만 홍보를 위해서 진행한 걸까? 그런 것 같다. 정말로 투표를 통해 유저의 진의를 알고자 했다면 경품으로 표를 사는 일은 벌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냥 하나의 새로운 홍보 방식이라고 이해해야 할 듯 싶다.
■ 단단히 맛 들인 "그라비티"
갓 오픈한 "드래곤사가" 에서 진행하고 있는 투표 이벤트, 특이하게 불만족을 선택하면 타사 캐시를 제공한다. 물론 만족하면 문화상품권을 제공한다.
그라비티는 이런 투표 이벤트로 인한 홍보 방식에 단단히 맛을 들인 듯 하다. 얼마 전에 새로 오픈한 "드래곤사가" 에서도 또다시 비슷한 투표 이벤트가 등장했다. 다만, 이번에는 FNO처럼 게임서비스를 지속하냐 마냐 같은 다소 저돌적인 공약은 아니다. 단지 게임에 대해 만족하냐 안 하냐를 유저에게 물어보는 형식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나 문화상품권을 걸었다. 일단 투표를 하기만 하면 무조건 경품을 준다. (특정 레벨에 도달시)
하지만 이 투표에서도 역시 유저들로 하여금 "만족" 을 선택하게끔 하기 위한 코드가 숨겨져 있다. 만족을 선택한 유저가 50%를 넘으면 5천원짜리 문화상품권을 한장 더 준단다. 이미 이 경품을 받기 위해 투표를 한 유저의 입장에선 한장을 더 준다는데 만족을 안 누를 리가 없다. 그리고 불만족 시에는 (좀 특이하게도) 같은 가치의 넥슨 캐시를 제공한다고 하는데 사실 같은 가치라면 문화상품권이 더 효용성이 크기 때문에 사실 경품을 위해 투표를 한 유저라면 불만족했더라도 만족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럼에도 불만족을 선택한 극소수의 "대쪽같은" 유저들이 존재하는 점은 정말 인상적인 부분이다. 그냥 만족을 선택하고 문화상품권을 한장 더 챙길 수도 있었을 텐데 굳이 불만족을 선택하고 넥슨캐시를 받아가는 모습이 정말 쿨하고 소신있어 보이긴 한다. 다른 한편으론, 어차피 홍보성 이벤트일 뿐인데 실리를 챙기는 게 더 낫지 않나라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말이다.
■ 결과는 시작도 하기 전에 뻔한데...
비록 이벤트 성이긴 하지만 좀 더 유저들의 생각을 깊게 알아보기 위해서 편파적이 아닌 좀 더 중립적인 투표를 해보는 건 어떨까 싶다. 굳이 다 아는, 왜곡된 결과가 뻔한 것을 왜 하는 것일까? 그냥 단지 정신승리를 하기 위해서인가? 물론 최대한 많은 유저들에게 경품의 혜택을 주는 모습은 괜찮아 보이지만 좀 더 생산적이고 다이내믹한 이벤트를 기획할 생각은 없는지 묻고 싶다. 너무 무미건조하잖아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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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뭐...
이상은 넥슨, 현실은? 넥슨만큼 성공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 현 상황을 반영하는 것 같아요. 한 때의 라그나로크와 그라비티는 국내 시장의 핵심이었는데, 이렇게 변해가는 모습이 안타까울 뿐 입니다. 하긴 이제는 일본 계열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