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케 삼국, 삼국 거리는 거야!?
언제부턴가 유독 온라인게임들 사이에서 "삼국" 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게임들이 많아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XX삼국" , "삼국XX" 등등 삼국이라는 단어를 중심으로 갖가지 접두사 및 접미사가 붙어 게임 이름을 만들고 있다. 어떤 건 삼국이라는 단어와 꽤 어울리기도 하지만 또 어떤 건 좀 조잡하다는 느낌도 든다. 그나마 삼국이 들어간 게임들이 흔해진 요즘엔 일단 삼국이 들어가면 무조건 식상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 지경이다.
삼국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게임 이름이 얼마나 많은지 조사를 한번 해봤다.
열혈삼국 | 웹삼국지 | 환상삼국 | 삼국세력전 | 삼국지Q | 삼국지PK | 삼국지R |
암흑삼국 | 삼국판타지 | 삼국용팝 | 삼국영웅전 | 삼국야망 | 진격삼국 | 삼국영웅전리그 |
결전삼국 | 삼국지존 | 퍼즐삼국 | 팝콘삼국 | 풍운삼국 | 삼국천하 | 명주삼국 |
삼국히어로 | 쿠키삼국 | 명랑삼국 | 삼국대전 | 패왕삼국 | 미니삼국 | 삼국이터니티 |
용장삼국 | 삼국호걸전 | 삼국걸즈워즈 | 일일삼국 | 삼국제왕 | 삼국투혼 | 크리스탈삼국 |
훨씬 더 있는 것 같은데 끝이 없을 것 같고, 또 힘들어서 더 찾기를 포기했다. (일반온라인게임, 웹게임, 모바일게임 등 포함)
이들 게임의 면면을 보면 "삼국" 이라는 이름을 내세운 것 답게 모두 우리가 잘 아는 고전 "삼국지" 를 소재로 삼은 게임이다. 전반적으로 삼국지의 스토리, 세계관 등을 그대로 옮긴 게임도 있는 반면 간단하게 캐릭터 구현만 하거나 모티브만 얻은 게임도 있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여기서 우리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건 게임 이름에 사용되는 단어 중 제일 많은 건 단연 "삼국" 일 것이라는 거! 더 증거가 필요할까?!
온갖 게임 속에서 이 도원결의를 수도 없이 했겠지...
그런데 여기서 더 흥미로운 건 이들 삼국 형제(?)들이 거의 대부분 "중국 게임" 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삼국 홍수 현상은 수입게임 즉 중국게임에 의해 이뤄진 것이다. 국산 게임은 전체에서 다섯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은 반면 그 외에는 죄다 중국 게임이다. (국산 삼국지 중 가장 최근의 게임은 "삼국지를 품다" 이다.)
왜 이런 현상이 생겼을까?
먼저 중국 게임 시장에 대해서 알아봐야 할 것 같다.
내 개인적으론 중국 게임 시장에 대해 리얼하게 알아볼 방법은 없다. 다만, 이 중국 게임 시장이 대단히 치열한 경쟁 상황일 거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거대한 인구는 기본이고 급속한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한 구매력 상승으로 인해 게임 시장은 이미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으며 또한 그 잠재력은 여전히 엄청날 것이다. 때문에 우리 한국 시장은 상대도 되지 않을 만큼 수많은 게임들이 우후죽순 생겼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리라는 것도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그 가운데 "삼국지" 라는 고전은 게임으로 구현하기에 매우매우 만만한 소재일 것이다. 먼저 누구나 잘 알고 있으며 또 그 스토리하며 세계관, 인물 등등은 게임 소재로써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터, 일단 삼국지를 갖다 쓰기로 결정했다면 그 다음부턴 고민할 게 별로 없을 것이다. 장르 정하고 삼국지 스토리를 가져다 쓰면서 캐릭터는 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로 채워 넣으면 되니 말이다.
그렇게 해서 수많은 삼국지 소재의 중국 게임들이 탄생했을 것으로 본다. 물론 그 가운데서 돈벌이에 급급한 나머지 서로가 모방에 모방을 거듭하면서 엇비슷한 게임들이 양산되었을 거라는 점도 예상할 수 있다.
"국내 웹게임 시장 부흥의 효시인 "칠용전설", 역시 중국게임이다.
그 다음 한국 게임 시장을 보자.
이곳 시장에 삼국 게임들이 우후죽순 들어온 계기는 누가 뭐래도 "웹게임 시장의 부흥" 이다. 웹게임 시장이 존재하지 않다시피 하던 암흑기 속에 모 게임이 대히트를 치며 느닷없이 웹게임 시장이 부흥하기 시작했는데, 그 이후로 보다 적은 비용으로 수익을 내려는 중소 게임사들이 중국게임에 눈을 돌리면서 수입 웹게임이 대폭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들 중소 게임사들은 그 많은 중국게임들 중에 한국 유저가 가장 잘 알고 또 호감도가 높은 "삼국지" 소재의 게임에 눈독을 들였을 게 뻔하다. 왜냐하면 단순히 게임 이름만으로도 적잖이 "홍보" 가 될 삼국지 만한 다른 게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익숙한 소재이기에 "유저의" 수입게임에 대한 거부감도 적을 테고 말이다.
앞으로는...
요즘 시장 추세를 보면 웹게임뿐만 아니라 모바일게임에도 중국게임의 돌풍이 거센 듯 싶다. 물론 그 가운데 여전히 삼국 게임도 있고 말이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앞으로 또 어떤 "XX삼국,삼국XX" 가 나오게 될지 은근히 기대(?)가 되기도 한다. 왠만한, 괜찮다 싶은 수식어는 많이 나온 거 같은데 어떤 식으로 "삼국" 을 수식할까? 그런데 이런 생각도 해봤다. 유저의 입장에선 이젠 굉장히 식상하겠지만 한편으론 그를 수입해오는 게임사도 "작명" 에 적잖은 고민을 할 것 같다는 생각. 그냥 우스갯소리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