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온라인의 씁쓸한 정액제 실패 (6226) 게임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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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판 와우, "명품온라인"

명품온라인, 이 게임을 처음 접했을 때 꽤 인상적인 느낌을 받았었다. 분명 와우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으면서도 무협게임으로써의 자신만의 색깔을 확실히 가지고 있었다. 처음엔 '분명 어딘가 허접한 부분이 있을거야' 하면서 나름 부정적인 시선을 가지기도 했는데 결과적으론 꽤 세심한 부분에도 신경쓰고 나름 높은 완성도를 가지고 있음에 다소 놀라기도 했었다. 더군다나 중국에서 수입한 게임이라는 사실에 한번 더 놀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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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가 영향을 끼친 게임들 참 많을 거야...


최상급은 아니지만 여타 게임과 비교해서 그래픽도 빠지는 수준이 아니었고 와우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나름의 스토리와 세계관을 탄탄하게 갖추고도 있었던 보기 드문 "동양의 수작" 게임이라고 나는 나름의 평가를 했었다. 좀 난해한 부분도 있긴 했지만 "테라" 보다도 게임성에선 더 낫다고 보여졌으며 그간 국내에 수입되는, 대작이라고 불리는 게임들은 거의 대부분이 서양 게임이었기에 더욱 돋보였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무의식적으로 중국 게임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있었다가 뒤늦게 진가를 알아보고 놀랐다고 할 수도 있겠다.

퍼블리셔의 자신감은 정액유료화로~

그런데 내가 이 게임을 보며 했던 생각들을 이 게임을 수입한 퍼블리셔 관계자들도 똑같이 했었나 보다. 그에 따라 이 게임의 경쟁력에 대해 어느 정도 확신과 기대감도 함께 생겼었나 보다. 다소 충격적이게도 이 게임은 정식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부분유료화를 제쳐두고 정액유료화를 감행한다. 어떻게 보면 자신감을 가질 만도 하다는, 또 어떻게 보면 좀 무모한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었는데 일단 개인적으론 이를 매우 흥미로운 사건으로 받아들였다.

시장의 상황과는 반대로 가는 명품온라인

다른 분들은 별 관심을 안 가졌겠지만, 또 결과적으론 별다른 이슈가 되지 못했지만 그간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의 동향을 봤을 땐 아주 재밌는 이슈거리가 될 수도 있었다. 당시, 최근 대작 수입게임이 큰 성공다운 성공을 거둔 게임은 와우정도밖에 없었다. 또 공교롭게도 정액유료화로 말이다. 그 외 대다수의 게임은 부분유료화를 하고도 속절없이 물러나고 말았다.그리고 정액유료화로 범위를 좁히고 국내 게임을 살펴봐도 정액유료화를 시도한 게임은 거의 없다. 유이하게 아이온하고 테라가 시도를 했는데 초대작이라고 불린 게임답게 각각 성공을 했다. 다만, 정액유료화의 큰 단점 즉 다소 떨어지는 접근성때문에 점차 하향세를 타고 있기도 하다. 특히 테라는 유료화 이후 (다양한 이유가 있었지만) 급격한 버블붕괴 현상으로 큰 타격을 받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갓 들어온 어느 중국 수입 게임이 정액유료화를 시도한 것이었다. 국내 게임 시장에선 이젠 정액유료화라는 건 자존심을 걸어야만 시도를 할 수 있는 그런 것으로 인식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또 그 시도 자체로 도박성을 내포하고 있는 현실 앞에서 말이다. 이미 수많은 게임들이 경쟁하고 있고 또 이제는 같은 장르 게임들만의 경쟁이 아닌 다른 장르의 게임들과도 경쟁을 해야 하는, 성숙해져버린 시장에선 부분유료화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데 정액유료화라니 당시 퍼블리셔 관계자들의 자신감이 어느 정도였는지 대충 짐작이 가는 듯 하다.

결국엔 시장의 싸늘한 반응에 굴복하다.

결과적으론 이는 패착이 됐다. 좀 미안한 말이지만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처럼 말이다. 이 게임의 새 광고를 보았다. 정액유료화 포기하고 부분유료화를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와 함께 솔깃한 여러 이벤트도 한단다. 나름 파격적이다. 신규 유저가 일정 레벨 이상을 올리면 햄버거 상품권과 문화상품권을 100%로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참 씁쓸한 게, 비록 실패는 했지만 정액유료화로 어느 정도 수입은 있었을 텐데 그 수입을 몽땅 이번 광고와 이벤트로 쓰는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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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번 돈은 다 햄버거랑 문화상품권으로?

일단 자신감을 가지고 정액유료화를 시도했지만 현실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나보다. 유료화에 의해 게임에 대한 유저 접근성이 떨어지니깐 유입되는 신규 유저들은 급격히 줄어들게 되고 또 결제를 하면서 게임에 남았던 유저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이유로 만족감을 느끼지 못해서) 점점 이탈하게 되니 운영자의 입장에선 더이상 버틸 여력이 없었나 보다. 비록 외국게임의 퍼블리싱이지만 이때문에 투자한 금액도 꽤 될 텐데 수익은 점점 줄어들고 앞으로 상황은 더욱 부정적이니 결국엔 어쩔 수 없이 최후의 방법을 사용한 듯 싶다. 2000년대 초반 많은 정액제 게임들이 선보였던 "부분유료화로의 전환" 말이다.

무모함? 도전정신?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그냥 과욕과 무모함이 빚어낸 결과라고 보아야 할까? 물론 그렇게 보는 분도 있겠지만 결과는 좋지 않지만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도 옳진 않은 것 같다. 그래도 도전정신 만은 높게 평가해줘야 할 듯 싶다. 분명 게임은 다른데 어떻게 된 게 판박이 같은 (노골적인) 유료 아이템을 함께 쏟아내는, 요즘의 게임계를 비추어 봤을 땐 대단히 신선한 시도였다고 나는 본다. 뭐 물론 이젠 그런 유료 아이템들을 함께 쏟아내게 되었다는 점에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그래도 비록 정액유료화는 실패했지만 부분유료화로는 잘 서비스하길 바란다. 한때나마 플레이했던 유저로써 하는 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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