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에 대한 군인 마음 - 군대간 남자의 심리 (2182) 그림

여자친구에 대한 군인 마음 - 군대간 남자의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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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보충대 (입소대대)

집생각 - ★★★★★   여자친구 - ★★★★★   먹을거 - ☆☆☆☆☆

훈련소에서 자대로 입소하는 날을 제외하곤 이 시기가 '군생활 극한의 공포'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회에서 입고 들어 온 옷을 벗어 박스에 넣고, 처음으로 군대의 짬밥과 마주하게 된다. 이등병만 봐도 무서워지는 시기가 바로 이 때다. 눈을 감으면 부모님 얼굴이 떠오르고, 여자친구 얼굴이 떠오른다. 눈을 뜨면 시커먼 녀석들이 빡빡 깎은 머리로 좀비같은 표정을 짓고 있다. 몇은 담배를 못 피워 금단현상에 손을 떨기도 하지만 두렵기는 마찬가지다. 아직 군생활이 시작하지도 않았다는 공포가 밀려든다. 

2. 훈련소

집생각 - ★★★★★   여자친구 - ★★★★★   먹을거 - ★★★★☆

관심도지수를 살펴보면 알겠지만 식욕에 대한 욕구가 생겨났다. 살려면 먹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학교 식당의 밥보다 딱 200배 정도 맛이 없는 보충대에서는 몇 술 뜨다 버리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훈련소에서는 밥도 안남기고 다 비워낸다. 팔을 식탁에 올리지도 못하고 왼손은 항상 무릎에 있어야 하며, 식판과 식탁의 끝선을 맞춰서 먹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잘 먹는다. 종교행사에서 나눠주는 초코파이의 소중함을 몸소 느끼게 되며 시간이 지날수록 단 게 먹고싶어진다. 무릎이 까지고 팔꿈치가 까지며 발바닥에 동전만한 물집이 잡히고 겨울군번이라면 손끝이 쫙쫙 갈라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사회에서의 일들이 꿈만 같아진다. 

3. 이등병 

집생각 - ★★★★☆   여자친구 - ★★★★☆   먹을거 - ★★★★★

사회에서의 생활을 빗대 표현하자면 '질풍노도의 시기' 라고 할 수 있다. 위의 관심도지수에서는 집생각과 여자친구 지수가 낮아졌으며 먹을 것에 대한 지수가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군대에서 이등병을 나누는 기준은 '100일 휴가' 다. 지금은 '신병위로휴가'로 이름이 바뀐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회에 한 번 담금질 된 이등병과 아직 경험이 없는 이등병은 다르게 분류된다. 백일휴가를 다녀온 이등병은 알게 되는 것이다. 자신이 휴가를 나간다고 현수막 걸리고 사람들이 모여 잔치하는 게 아니라는 걸 말이다. 이 때부터 집생각과 여자친구 지수는 떨어지고 점점 군인이 되어간다. 

4. 야간근무 

집생각 - ★★★★★   여자친구 - ★★★★★   먹을거 - ★☆☆☆☆

야간근무를 고참과 나가면서 갈굼을 당하기도 하지만 - 그것은 소대 고참들의 이름을 다 외워보라거나 낮에 배운 군가를 불러보라는 것, 수통에 따뜻한 물을 채웠는가의 유무, 전투화를 닦았는가, 고참보다 먼저 일어나 준비했는가, 총기를 뺄 때 소리가 나진 않았는가의 확인 등이다- 총 들고 서서 한 시간이나 두 시간 가량 고독한 시간을 보내게 되는 것은 머릿속을 포화상태로 만든다. 아직 반 년이나 남아있는 일병휴가에 대한 계획을 잡기도 하고, 지금 가장 먹고 싶은 건 뭔지, 이 군생활에도 정말 끝은 오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기도 한다. 집에 계신 부모님과 여자친구와의 일들을 떠올리며 몰래 우는 병사들도 있다. 물론, 야간근무가 끝나고 뽀글이(봉지라면에 뜨거운물을 부어 먹는 것)를 먹을 때에는 그저 그 맛에 감동할 분이다. 

5. 일병 

집생각 - ★★☆☆☆   여자친구 - ★★☆☆☆   먹을거 - ★★☆☆☆

병장을 달아야 군생활이 시작된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일병 3개월 정도면 군생활이 시작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1차 위기는 '일병 3개월' 이며, 2차 위기는 '일병 말개월'이 된다. 적응한 것이다. 수능을 망쳐서 원하지 않는 대학에 가게 되었지만, 그 학교에 입학하고 1학년 2학기가 되면 수능따위는 생각하지 않는 것 처럼 사회에서의 일들에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된다. 후임이 들어오면서 부터는 고참행세를 하려고 하지만 위엔 아직 상병과 병장이 있어서 함께 혼나는 것 외에는 별 방법이 없다. 아침에 일어나 빗자루나 걸레를 드는 것이 몸에 익어 있으며 군대의 용어들을 대부분 다 알게 된다. 사실, 군대에서 일을 제일 많이 하는 병사가 '일병'이다. 집생각과 여자친구 대신 삽과 빗자루가 그 자리를 채운다. 

6. 작업(진지공사, 잡일 등)

집생각 - ★☆☆☆☆   여자친구 - ★☆☆☆☆   먹을거 - ★★☆☆☆

남자친구가 일, 이등병인데 진지공사나 부대의 작업을 한다고 하면 연락을 못하거나 편지를 못 쓰는 것은 이해를 해야 한다. 그 시기엔 다음 날 일어나기 싫을 정도로 몸이 혹사당한다. 당신은 산에서 사람 가슴까지 올 정도의 깊이로 길을 내다가 큰 나무 뿌리를 만나 다시 덮고 다른 길을 파 본 적이 있는가. 하루 종일 지게를 지고 돌을 날라 본 적이 있는가. 국기게양대가 얼마나 땅속 깊히 묻혀 있는지 알고 있는가. 시멘트를 모래와 얼만큼의 비율로 섞은 뒤 가운데 물을 붓고 어떻게 치대야 A급이 되는지 알고 있는가. 폐타이어들을 모아 벽을 만들어 본 적이 있는가. 어제까지 없던 건물을 오늘 만들어 본 적이 있는가. 비누칠을 해도 지워지지 않을 정도로 풀을 뽑아 본 적이 있는가. 하루 종일 운동장에 나가 그 돌들을 다 주워본 적이 있는가. 백여미터의 길에 떨어진 낙엽을 하나도 남김없이 쓸어 담아서 산에 뿌렸다가 높은 분의 "운치 있고 좋았는데……" 라는 한 마디에 다시 주워 뿌려 본 적이 있는가. 장갑차를 칫솔로 닦아 본 적이 있는가. 크리스마스 새벽에 눈이 온다고 빗자루 들고 나가서 하루 종일 길을 쓸어 본 적이 있는가. 눈물이 나와서 더 적진 못하겠다. 이런 군인들 한테 왜 전화 안 하냐고, 편지 안 쓰냐고, 그러는 거 아니다. 



7. 유격, 혹한기 훈련 

집생각 - ★☆☆☆☆   여자친구 - ★☆☆☆☆   먹을거 - ★★☆☆☆

훈련의 꽃이라 생각하면 된다. 중대급, 대대급의 몇몇 훈련들은 잘 씻지 못하는 것과 야외에서 구르는 것, 아무 논 밭이나 배를 깔고 엎드리기도 하며 산을 기어오르고, 숨고, 달리는 정도에서 끝나지만 '유격'이나 '혹한기'는 차원이 다르다. 언젠가 유격 복귀행군을 마친 후임이 여자친구와 전화로 싸우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부대에 도착했는데 전화를 안 했다고 여자친구가 화난 것 같았다. 물집이 잡혀 까치발을 하고 사타구니는 쓸려서 걸음도 잘 못걸으며 전화기를 붙들고 있는 후임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학교다닐 때, 체력장을 하면 윗몸일으키기 하느라 배에 알도 배고, 이런 저런 안쓰던 근육들을 움직여 몸이 만세를 부른 적 없는가? 개인적으로 PT8번 이라는 동작을 배워 10회만 집에서 해 보길 바란다. 남자친구가 왜 전화를 걸 수 없었는지, 이해가 될 것이다. PT체조는 공식적으로는 15번 까지 있으며 부대별로 18번 까지 있는 곳도 있다고 한다. 군화에게 물어보면 열을 올리며 설명해 줄테니 긴 설명은 생략한다. 그 PT체조는 각 훈련 중간 중간, 혹은 시작과 마무리에 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더 빠를 것이다. 혹한기는 생각도 하기 싫다. 동상 때문에 부대복귀 후에 따뜻한 물에 손, 발을 담그고 있는 녀석들이 있다는 말만 적어두겠다.

8. 상병 

집생각 - ☆☆☆☆☆   여자친구 - ★☆☆☆☆   먹을거 -☆☆☆☆☆

부대의 실세가 되는 기간이라고 보면 된다. 병장들은 이미 신과 같은 위치에 있기 때문에 가끔 쓰레기통을 발로 차며 "내무실 분위기 아주 좋~다." 이런 말만 하며 나가버린다. 그 이후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상병 말호봉의 교통정리가 시작된다. 무작정 갈구는 것은 아니다. 고참들이 나가서 일을 하고 왔는데 후임은 쳐다보지도 않고 편지를 쓰고 있다거나, 혹은 관물대 주기나 신발정리등이 제대로 안 되어있는데 자기 할 일만 하며 신경을 안 쓴다거나 할 경우 상병의 갈굼이 시작된다. 
이미 1년의 기간을 부대에서 보낸 까닭에 군생활의 춘하추동을 모두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시기엔 완벽한 군인이 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슬슬 리모컨을 잡아도 되는 타이밍을 노리기도 하며, 풀린군번의 경우 이 시기에 계란후라이가 들어간 군대리아를 맛보기도 한다. 사회의 기억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것 처럼 먼 이야기가 되어 버린다. 위로 들이대 보고, 아래로는 방어하는 시기라 '권력'에 대한 다툼도 치열하다. 그러나 아직 (집에 갈 날짜가)세자릿수 군인이라는 것을 벗어날 수 없다. 

9. 파견(대민지원,대외파견,입실 등)

집생각 - ★★★☆☆   여자친구 - ★★★☆☆   먹을거 - ★☆☆☆☆

이건 부대마다 많은 차이가 있어서 일반적인 경우라고 보긴 힘들지만, 자신이 생활하는 부대가 아닌 다른 부대로 잠시 파견을 가거나, 혹은 사회에 나가 도와주는 일을 하게 되는 경우 잠시 놓고 있었던 그리움의 끈을 다시 당기게 되는 경우가 있다. 앞만 보고 있다가 뒤도 돌아보게 된다는 말이다. 사회에서 마주하는 사물이나 사람들을 보며 자신도 사회의 일원이었을 때를 떠올린다. 육공트럭 뒤에 타고가며 옆을 지나는 자동차를 바라보거나 군복이 아닌 사회의 옷을 입은 사람들을 보며 자신이 아는 사람들을 떠올려 보기도 한다. 역시, 사회에서의 일들이 꿈처럼 느껴지는 것은 여전하다. 

10. 병장 

집생각 - ★★☆☆☆   여자친구 - ★★☆☆☆   먹을거 - ★☆☆☆☆

병장을 나누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 가장 극단적인 방법은 개구리(전역대기자)와 병장, 이렇게 나누는 것이고 일반적으로 백대군인과 십대군인, 이렇게 분류를 한다. 기준은 남은 군생활 날짜다. 100일 이상 남은 병장과 99일 이하로 남은 병장이 구분된다. 병장이 된다는 것은 군생활이 다 끝난듯 한 착각을 심어주는 까닭에 백대군인이나 십대군인의 차이는 크지 않지만, 십대군인의 머릿속에서는 로켓 발사직전 카운트를 세는 것 처럼 하루하루 숫자가 작아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사회로 나간다는 기쁨도 잠시, 점점 두려움은 커지기 시작한다. 군대에서 두 살을 더 먹은 것이다. 들어올 때와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만감이 교차한다. 이시기엔 여자친구가 면회를 와도 같이 먼 산 바라보고 있거나 권태로운 몸짓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PX병이나 면회객실 주변에서 얼쩡대던 애들에게 괜히 뭘 시키거나 부르지도 않는다. 입대할 때 만큼의 두려움이나 불안은 아니지만,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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