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회사를 다니면서 꼭 해봐야할 세가지 일 (1733) 세상, 이렇고 저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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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년을 보냈다. 스물 여섯에 들어가 마흔 여섯에 나왔으니 내 젊음이 다 그곳에 있었다. 그렇게 나는 20년 간 회사원이었다. 내가 직장인들에게 끝없는 연민을 가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살면서 반드시 해 봐야할 일들을 가지고 있듯이, 직장을 다니면서 반드시 해 봐야할 일 또한 많다. 그러나 세 가지만 꼽으라면 나는 다음을 톱 3로 꼽고 싶다.

첫 번 째 할 일은 꼭 누군가의 좋은 멘토가 되라는 것이다. 물리적 환경이야 어쩔 수 없다. 주어지면 받아들이고 거부하지 말자. 그러나 결코 잊지 말자. 우리를 둘러 싼 사람들이야 말로 가장 중요한 환경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회사를 다니다 보면,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기 때문에 가지가지의 인품을 가진 사람들로 북적인다. 닮고 싶은 사람도 있지만 꿈에라도 볼까 무서운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사람이야말로 우리의 거울이다.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능력이 있든 없든 어떤 경우에나 배울 것이 있다. 무능과 냉혹함을 보면서 절대로 그리해서는 안되겠다는 것을 깨닫는 것도 사례를 통해 얻게 되는 훌륭한 배움이다.

누군가의 멘토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멘토가 되어야한다. 스스로 믿고 따를 수 있도록 먼저 자신과 '진정한 관계' 속에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배워 깨달은 것을 누군가에게 알려주고 싶어할 때, 인간에 대한 관심은 '나에게서 너에게로' 확장된다. 그리스 신화 속에서 멘토 Mentor는 오디세우스의 절친한 친구였다. 트로이의 전장으로 떠나면서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아들과 모든 재산을 그에게 맡겼다. 그는 끝까지 충실한 사람으로 남아 있었다. 아테나 여신이 오디세우스를 도울 때 여러번 멘토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나타나 도와주었다. 위기의 순간에서도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멘토가 된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믿고 따를 수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을 뜻한다. 직장은 밥을 버는 곳이다. 그러나 밥만 버는 곳은 아니다. 사람을 만나는 곳이고 일을 배우는 곳이다. 누군가의 좋은 멘토가 되려할 때, 우리는 밥과 사람과 일을 모두 이곳에서 만날 수 있게 된다.

두 번 째 일은 자신의 필살기 하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직업적으로 가장 중요한 일이다. 10년은 순간에 불과하다. 같은 일을 5년을 하고 10년을 하고 있지만 이 일의 차별적 전문가가 되었는지 물어 보라. 나는 전문가와 비전문가를 구별하는 분명한 내적 기준을 가지고 있다. 전문가는 세월도 아니고 자격증도 아니다. 자신의 전문성을 자신에게 적용하여 성공한 사람은 전문가다. 예를 들어 훌륭한 자기계발 전문가는 스스로 자기 성장에 성공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자신에게 적용할 때 의심하는 사람은 아직 전문가가 아니다. 불완전한 지식과 경험으로 다른 사람의 중요한 계획에 참여하는 불확실한 사람일 뿐이다. 따라서 전문가는 끊임없이 지식을 지식에 적용시켜 그 추이를 체험함으로써 스스로 확신을 얻은 사람이다. 자신이야 말로 가장 중요한 전문성을 실험할 대상이며, 현장이며, 그 결과의 증거인 것이다.

필살기를 만들어 가는 법은 한 가지다. 한 분야에 집중하여 그 일에 있어서만은 당할 자가 없도록 자신을 다 바치는 것이다. 지금 하는 일 중에서 부가 가치가 높고, 적성이 지원하는 일에 근무 시간의 50%를 집중 투자해서 일만 시간을 채우는 것이다. 자신을 바칠 곳이 있을 때, 누구나 열정적일 수 있고 몰입할 수 있다. 일만 시간을 채워가는 동안 회사에서 그 일은 가장 잘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고, 나아가 동종업계 최고의 전문가로 자신을 키울 수 있는 발판을 구축해 갈 수 있다. 회사에 있을 때는 전문성으로 기여하고, 회사를 나와서는 그 일로 밥과 명예를 얻을 수 있다. 필살기가 있다면 평생경력 관리가 가능하다. 퇴직 후 무기력해지지 않는다. 퇴직 이후를 진정한 제2의 인생의 도약의 시기로 만들어 낼 수 있다.

세 번 째 일은 책을 한 권 쓰는 것이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여길지 모르겠다. 나는 앞으로 '1인 1책의 시대' 시대가 되리라 믿는다. 다산 선생은 양계를 시작한 아들에게 '계경'(鷄經, 닭에 대한 경전)을 써 보라 권했다. 아들에게 문재(文才)가 있어서가 아니라 생계를 위해 닭을 치기 시작했지만, 이왕 시작한 일이니 아주 잘해 보라는 격려였다. 닭에 대한 책을 읽고, 연구하고, 횃대도 바꿔보고 먹이도 바꿔가면서 실험하다 보면, 멋진 사육법을 얻게 될 것이니, 그것을 적어두라는 뜻이었다. 20년 직장생활은 바로 양계와 같다. 이왕 시작한 일이니 아주 열심히 연구하고 열정을 다하다 보면, 자신의 분야에서 깨닫고 얻은 바가 많을 것이다. 이것을 잘 기록해서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 두면, 자신의 전문성을 높힐 수 있고, 동종업계의 동료와 후배를 도울 수 있다. 책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필살기를 시장에 소개하는 역할을 하게되며, 브랜드 파워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러니 10년간 20년간 어떤 일을 제대로 했다면, 한 권의 책으로 자신의 직업인으로서의 삶을 정리해 둔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나 역시 첫 책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통해 변화경영전문가라는 생소한 직업을 세상에 알릴 수 있었고, 이 분야 최고의 입지를 굳힐 수 있었다. 쓴다는 것은 가장 훌륭한 배움의 방식이며, 알고 있는 것을 정리하는 가장 훌륭한 과정이다. 글쓰는 재주가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괜찮다. 알고 있는 것을 담담히 적어내도 이미 훌륭한 매뉴얼이며 전공서기 때문이다.

인생 자체가 한 권의 책이다.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았다면, 그 자체로 흥미진진한 이야기꺼리다. 열정이 없는 직장인으로 그저 밥을 위해 살았다면 누구도 그 인생 이야기에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마치 지루한 일상이 반복되는 책처럼 읽을거리가 되지 못한다. 직장인을 천직으로 여기는 사람은 적을지 모른다. 그러나 어찌어찌하다 직장인이 되었다 하더라도 이왕 시작한 것이니 그 일에서 필살기를 얻게 되고, 그 배움을 후배에게 전할 수 있는 멘토로 성장한다면 멋진 직업 승리가 아니겠는가 ?



출처 구본형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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