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익숙한" 게임이지만 그때가면 "잊혀진" 게임이겠지... (3128) 게임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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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장난감이여? 휴대폰이여?

며칠 전에 뭘 좀 찾을 게 있어 책상 서랍을 뒤지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찮게 서랍 구석에서 왠 옛날 휴대폰처럼 생긴 장난감 같은 물건을 발견했다.

'이게 뭐지...?'

그리고 바로 3초 후, 그 물건의 정체를 알아챘다. 바로 내가 4,5년 전 쓰던 휴대폰이었다. 내가 어처구니없게도 이것의 정체를 바로 알아차리지 못한 이유는 이 휴대폰이 너무 작았기 때문이다. 아니 현재 쓰고 있는 휴대폰보다 훨씬 작아서였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할까? 어쨋든 너무 작게 느껴져서 내가 쓰던 휴대폰이 맞나 하고 깜짝 놀랄 정도였다.

현재 쓰고 있는 스마트폰이 4.8인치 정도 되니 이 휴대폰은 한 2인치 정도 되는 것 같다. 내가 이런 조그마한 휴대폰을 쓰던 때가 있었나 하고 생각하니 왠지 생소한 느낌과 내가 혹시 부분 기억 상실증에 걸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조차 든다. 조금 오버스럽긴 하지만 정말 그렇다. 요즘은 5인치 대 스마트폰도 매우 흔한데 만약 내가 5인치 대 스마트폰을 쓰고 있었다면 더 놀랬을 거라 생각한다.

"익숙함" 때문에 잊고 있던 기억들

예전의 이 휴대폰을 집어 들고 곰곰히, 그간 내가 휴대폰을 쓰고 바꾸고 하던 때를 하나씩 떠올려봤다. 그러다 내가 지금 쓰는 스마트폰으로 바꾸던 때를 한번 떠올려봤다. 아직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왠지 모르게 오래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처음으로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바꾸던 때였는데 나도 이제 스마트폰을 쓰게 됐다는 기대감, 호기심에 부푼 나와 함께 너무 커져버린 폰 크기에 좀 부담스러워 했던 나도 떠올랐다. '이걸 어떻게 들고 다니지?' '너무 커서 기능만 많지 오히려 더 불편해지는 건 아닐까' 등등 그 크기때문에 제대로 써보기도 전에 걱정을 했었던 적이 있었다.

그런 우습게도 지금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 크기에 익숙해져 있는 것이다. 마치 내가 처음부터 스마트폰이라는 물건을 쓰고 있었던 사람이었던 것 처럼 말이다. 예전의 휴대폰들은 그저 그렇게 까마득히 잊혀진 존재가 된 것이다. 그러니 어느날 우연히 책상 서랍 구석에서 발견된 "유물" 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던 것이었다.

"익숙함" 이란 참 오묘한 것 같다. 새로운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게 하고 두려워하게 하면서도 막상 시간이 지나면 자신도 모르게 그 거부감과 두려움을 어느새 정복하게 해준다. 계속해서 그게 반복된다.

온라인게임도 다르지 않아

익숙함은 온라인게임을 하면서도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순간순간을 차지하고 있다.

하루 하루 단위로 게임을 하면 못 느끼고, 이 게임 저 게임 연속적으로 즐기다 보면 못 느끼지만 5년 10년 단위로 예전 나 자신이 겪어왔던 온라인 게임 발자취를 되짚어 보면 게임들이 얼마나 발전을 해왔는지 또 나의 플레이 패턴, 스타일 등이 얼마나 변화해왔는지 깜짝 놀랄 정도로 깨달을 수 있는 것 같다. 가끔가다 흘러간 옛 게임들의 스크린샷 등을 보고서 새삼스럽게 '맞다, 내가 이 게임도 했었지?' '하고 '아, 이런 그래픽일 때도 게임을 하던 때가 있었나?' 하고 깜짝 놀라곤 하는데 이는 그동안 내가 매번 새로운 게임들을 접하면서 그 안의 새로운 그래픽, 시스템, 컨텐츠 등을 겪고 익숙해지는 과정이 끊임없이 반복된 결과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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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내가 처음 3D 게임을 접했던 때가 생각난다. 첨엔 360도 시점변환이 내게 큰 장벽이었다. 이전 2D 게임은 그런 거에 신경쓸 일이 없었지만 3D 게임을 하게 되니 수시로 시점변환을 해야 해서 번거롭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또한 어지럽기까지 했고 말이다. 그래서 계속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하는 고민도 했었던 기억이 난다. 전혀 새로운 스타일의 그래픽과 스케일이 내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지만 그만큼 새로이 익숙해져야 되고 감수해야 할 부분도 컸던 것이다. 물론 점차 익숙해져 현재 이르고 있다. 3D 게임이건 2D 게임이건 가리지 않고 할 수 있다. 때문에 그때의 그3D 게임을 처음 하던 때를 떠올리면 마치 예전 휴대폰을 보며 깜짝 놀라고 재밌어 하던 느낌 같은 것도 든다.

긴 시간이 흐르면, 현재 하고 있는 게임들도 지나간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매개체" 가 될 것이다. 지금은 "익숙한" 게임이지만 그때가면 "잊혀진" 게임이 될 것이고. 아, 지금 게임들을 흘러간 게임 스크린샷을 보며 추억을 하게 될 때가 언젠가는 온다고 생각하니 왠지 모르게 서글퍼지기도 한다. 그래도 뭐, 내가 지금 쓰고 있는 "거대한" 스마트폰처럼 다른 게임에 익숙해져 있겠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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