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후, PC방 업주들 사이에서 처음 알려지기 시작한 와우 유료화 소식의 파장이 거세다. 현재 와우의 최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서버 불안정에도 불구하고 블리자드가 13일 유료화를 단행한다는 소식과 더불어 IP당 220원으로 책정된 요금제가 PC방 업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것이다. 비록 기존 인기 온라인 게임의 과금이 일개 IP 당 200원대 중후반이지만 이들 요금제와는 달리 야간 할인혜택이 없는 와우의 요금제는 오히려 더 비싸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유료화 소식이 알려진 이후 PC방 업주들의 커뮤니티에서는 점차 불매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몇몇 업주들은 클라이언트 CD를 반송하자면서 회원들의 참여를 호소하고 있기도 한다. 특히 공공연히 와우를 홍보해왔던 업주들은 기존 게임사들과 별로 다를 것 없는 PC방 정책에 허탈해 하는 모습이다.
한편, PC방 업주들의 반발이 거세자 블리자드 코리아 측은 적잖이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오후 발표예정이었던 유료화 공지를 연기하게 된 것은 예상외로 거센 PC방 업주들의 반발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7일 이루어진 인문협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블리자드 측은 기존에 알려진 PC방 요금정책을 그대로 고수하겠다는 태도를 보여 협회 관계자들을 허탈케 했다.
먹을 것 앞에서 친구란 말은 없다
親 PC방 언론인 게임신문(www.thegamenews.com)의 보도에 의하면 '국내 블리자드 직원들이 미 본사에 PC방 상황이 어렵다는 상황을 알리고 요금을 더 낮게 책정할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VUG(비벤디 유니버셜 게임즈)가 그동안 겪어온 자금난이 국내 PC방 요금제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짐작되는 부분이다.
블리자드 코리아 측이 인문협측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차후 PC방 업계에서는 불매의 바람이 거세게 일 것으로 보인다. 스타일 네트워크(現 GNA 소프트)가 일방적으로 추진했던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PC방 과금정책을 불매운동을 벌여 성공적으로 저지시켰던 일이나 RF온라인의 불매운동을 통해 PC방업계는 나름대로의 게임개발사 측과의 협상에서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불매로 과거 스타일네트워크의 대표였던 정경구씨가 낙마한 것은 PC방 업주들에게는 단결의 힘을 가장 잘 보여준 사례이다. GNA 소프트로 개명하고 새로운 대표까지 영입하였지만 PC방 업주들에게 밉게 보인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앞날이 험할 것은 자명한 일로 보인다. 더구나 인문협은 대체게임으로 스페셜 포스를 선정하여 힘을 실어주고 있기에 사실상 카운터 스트라이크는 PC방에서 사장된 게임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유료화를 진행하고 있는 와우도 이익집단화하고 있는 PC방 업주들의 불매운동에 호되게 당할 것이라 보는 이들이 많다. 특히 2기가바이트를 넘는 클라이언트의 용량과 더불어 불안정한 서버상황은 PC방 업주들의 도움이 없이는 쾌적한 상태에서 게임을 즐기기를 힘들게 하는 요소이다. 불매에 들어간 업주들이 클라이언트를 삭제할 경우 제한된 시간과 비용을 들여 PC방을 찾는 손님들이 1시간 이상이 걸리는 게임설치를 감내할 것이라 보기는 힘들다.
어쨌든, 와우의 유료화를 두고 벌어지는 분란을 살펴보면 PC방 업계와 게임개발사들 사이에 갈수록 첨예한 입장차이가 생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날이 갈수록 양측 모두 이익집단화하는 경향이 강해져 서로의 입장차를 좁히기 힘든 일이 자주 생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둘 중 누가 먼저 꼬리를 내리느냐로 끝나기 마련인데 많은 이들은 누가 이길 것이냐에만 주목하지 왜 싸우는 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지 않는다.
필자는 국내 게임계의 커다란 축을 형성하고 있는 게임사와 PC방 업계가 대립하는 것은 국가적인 손실로 봐야 옳다고 생각한다. 양측이 계속해서 상반된 입장에서 대립하게 되는 것은 현재 국내 게임계가 가지고 있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기 때문은 아닐까?
왜 싸우는 지는 알고 싸우는 것일까?
왜 국내 게임계를 이야기할 때 양대 이익집단에만 주목하고 정작 게임에 대해서 돈을 지불하고 즐기는 게이머들은 안중에도 없는 것일까? 물론 일반 게이머들은 교섭단체를 구성하지도 않으며 만약 그런 단체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의견표출 수단인 소비 패턴에는 전혀 간섭받지 않는다. 그렇다 하더라도 국내 게임계를 움직이는 절대적인 힘은 바로 게이머들의 지갑일 수 밖에 없다. 수 십만 게이머들이 기꺼이 지불한 돈이 모여 개발사들을 먹여살리고 PC방 업주들의 입에 풀칠을 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국내 게임계의 주인은 누구란 말인가? 국내 언론의 관심 밖에 있는 일반 게이머들, 그들이 바로 게임계의 실질적인 기둥이 아닐까?
그러나 국내 게임계의 현행 시스템에서 일반 게이머들은 철저히 배제되어 있다. 게임순위 조사 사이트들은 PC방의 자료만을 수집하여 정말로 '게임순위'인 듯이 정보를 포장하고, 언론들은 개발사측이 배포한 보도자료를 열심히 홍보하기에 여념이 없다. 어디에서도 게이머들의 목소리를 찾아보기 힘들다.
게이머들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바로 지갑을 열어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국내 시스템이 그러한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PC방 업주들이 선택하는 게임들은 그대로 일반 게이머들에게 '강요'되어지며 그것을 선택한 업주들 마저도 '주위에서 많이 하니까' 라는 이유로 게임을 선택하는 경우가 잦다. 이러한 상황에서 누가 게임을 선택하여 즐기는 지, 또 누가 돈을 지불하는 지에 대한 대답은 명확하지 않다. 또한, 이러한 상황에서 거대자본을 등에 업은 개발사만이 막대한 물량공세로 승승장구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게이머들이 당당한 한 축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면 지금처럼 양대이익집단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모습을 더이상 보지 않아도 될까? 일부는 개발사와 PC방이 공존/공생하는 대만이나 중국의 PC방 과금방식을 그 대안의 모델로 삼고 있다. PC방은 게임의 홍보와 더불어 쿠폰을 판매하여 그 수익의 일부를 가지며 게이머들은 그 쿠폰을 구입하여 게임을 즐긴다. 또한 현지에서는 개발사와 PC방 사이의 불협화음을 찾아보기 힘들다. 국내의 상황과는 아주 대조적인 모습이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방식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시장에의 도입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제 앞으로도 제 2의 블리자드가 나올 것이고 또 제 3의 블리자드가 등장할 것이다. 그때마다 양자 중 어느 한쪽이 꼬리를 내릴 때까지 싸워야 할까? 어려운 문제라도 원인을 안다면 해결이 가능하다. 좀더 나은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그 어느 쪽에서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현재의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에 걸친 시스템에 개혁이 수반되야 한다고 말한다. 같은 논리로 요즘들어 눈에 띄게 주춤하고 있는 국내 게임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시스템에 반드시 개혁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온라이프21 객원기자 '황성철']
가끔 삐딱하게 보면 세상이 달라 보인다.
유료화 소식이 알려진 이후 PC방 업주들의 커뮤니티에서는 점차 불매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몇몇 업주들은 클라이언트 CD를 반송하자면서 회원들의 참여를 호소하고 있기도 한다. 특히 공공연히 와우를 홍보해왔던 업주들은 기존 게임사들과 별로 다를 것 없는 PC방 정책에 허탈해 하는 모습이다.
한편, PC방 업주들의 반발이 거세자 블리자드 코리아 측은 적잖이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오후 발표예정이었던 유료화 공지를 연기하게 된 것은 예상외로 거센 PC방 업주들의 반발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7일 이루어진 인문협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블리자드 측은 기존에 알려진 PC방 요금정책을 그대로 고수하겠다는 태도를 보여 협회 관계자들을 허탈케 했다.
먹을 것 앞에서 친구란 말은 없다
親 PC방 언론인 게임신문(www.thegamenews.com)의 보도에 의하면 '국내 블리자드 직원들이 미 본사에 PC방 상황이 어렵다는 상황을 알리고 요금을 더 낮게 책정할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VUG(비벤디 유니버셜 게임즈)가 그동안 겪어온 자금난이 국내 PC방 요금제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짐작되는 부분이다.
블리자드 코리아 측이 인문협측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차후 PC방 업계에서는 불매의 바람이 거세게 일 것으로 보인다. 스타일 네트워크(現 GNA 소프트)가 일방적으로 추진했던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PC방 과금정책을 불매운동을 벌여 성공적으로 저지시켰던 일이나 RF온라인의 불매운동을 통해 PC방업계는 나름대로의 게임개발사 측과의 협상에서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불매로 과거 스타일네트워크의 대표였던 정경구씨가 낙마한 것은 PC방 업주들에게는 단결의 힘을 가장 잘 보여준 사례이다. GNA 소프트로 개명하고 새로운 대표까지 영입하였지만 PC방 업주들에게 밉게 보인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앞날이 험할 것은 자명한 일로 보인다. 더구나 인문협은 대체게임으로 스페셜 포스를 선정하여 힘을 실어주고 있기에 사실상 카운터 스트라이크는 PC방에서 사장된 게임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유료화를 진행하고 있는 와우도 이익집단화하고 있는 PC방 업주들의 불매운동에 호되게 당할 것이라 보는 이들이 많다. 특히 2기가바이트를 넘는 클라이언트의 용량과 더불어 불안정한 서버상황은 PC방 업주들의 도움이 없이는 쾌적한 상태에서 게임을 즐기기를 힘들게 하는 요소이다. 불매에 들어간 업주들이 클라이언트를 삭제할 경우 제한된 시간과 비용을 들여 PC방을 찾는 손님들이 1시간 이상이 걸리는 게임설치를 감내할 것이라 보기는 힘들다.
어쨌든, 와우의 유료화를 두고 벌어지는 분란을 살펴보면 PC방 업계와 게임개발사들 사이에 갈수록 첨예한 입장차이가 생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날이 갈수록 양측 모두 이익집단화하는 경향이 강해져 서로의 입장차를 좁히기 힘든 일이 자주 생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둘 중 누가 먼저 꼬리를 내리느냐로 끝나기 마련인데 많은 이들은 누가 이길 것이냐에만 주목하지 왜 싸우는 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지 않는다.
필자는 국내 게임계의 커다란 축을 형성하고 있는 게임사와 PC방 업계가 대립하는 것은 국가적인 손실로 봐야 옳다고 생각한다. 양측이 계속해서 상반된 입장에서 대립하게 되는 것은 현재 국내 게임계가 가지고 있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기 때문은 아닐까?
왜 싸우는 지는 알고 싸우는 것일까?
왜 국내 게임계를 이야기할 때 양대 이익집단에만 주목하고 정작 게임에 대해서 돈을 지불하고 즐기는 게이머들은 안중에도 없는 것일까? 물론 일반 게이머들은 교섭단체를 구성하지도 않으며 만약 그런 단체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의견표출 수단인 소비 패턴에는 전혀 간섭받지 않는다. 그렇다 하더라도 국내 게임계를 움직이는 절대적인 힘은 바로 게이머들의 지갑일 수 밖에 없다. 수 십만 게이머들이 기꺼이 지불한 돈이 모여 개발사들을 먹여살리고 PC방 업주들의 입에 풀칠을 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국내 게임계의 주인은 누구란 말인가? 국내 언론의 관심 밖에 있는 일반 게이머들, 그들이 바로 게임계의 실질적인 기둥이 아닐까?
그러나 국내 게임계의 현행 시스템에서 일반 게이머들은 철저히 배제되어 있다. 게임순위 조사 사이트들은 PC방의 자료만을 수집하여 정말로 '게임순위'인 듯이 정보를 포장하고, 언론들은 개발사측이 배포한 보도자료를 열심히 홍보하기에 여념이 없다. 어디에서도 게이머들의 목소리를 찾아보기 힘들다.
게이머들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바로 지갑을 열어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국내 시스템이 그러한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PC방 업주들이 선택하는 게임들은 그대로 일반 게이머들에게 '강요'되어지며 그것을 선택한 업주들 마저도 '주위에서 많이 하니까' 라는 이유로 게임을 선택하는 경우가 잦다. 이러한 상황에서 누가 게임을 선택하여 즐기는 지, 또 누가 돈을 지불하는 지에 대한 대답은 명확하지 않다. 또한, 이러한 상황에서 거대자본을 등에 업은 개발사만이 막대한 물량공세로 승승장구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게이머들이 당당한 한 축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면 지금처럼 양대이익집단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모습을 더이상 보지 않아도 될까? 일부는 개발사와 PC방이 공존/공생하는 대만이나 중국의 PC방 과금방식을 그 대안의 모델로 삼고 있다. PC방은 게임의 홍보와 더불어 쿠폰을 판매하여 그 수익의 일부를 가지며 게이머들은 그 쿠폰을 구입하여 게임을 즐긴다. 또한 현지에서는 개발사와 PC방 사이의 불협화음을 찾아보기 힘들다. 국내의 상황과는 아주 대조적인 모습이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방식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시장에의 도입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제 앞으로도 제 2의 블리자드가 나올 것이고 또 제 3의 블리자드가 등장할 것이다. 그때마다 양자 중 어느 한쪽이 꼬리를 내릴 때까지 싸워야 할까? 어려운 문제라도 원인을 안다면 해결이 가능하다. 좀더 나은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그 어느 쪽에서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현재의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에 걸친 시스템에 개혁이 수반되야 한다고 말한다. 같은 논리로 요즘들어 눈에 띄게 주춤하고 있는 국내 게임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시스템에 반드시 개혁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온라이프21 객원기자 '황성철']
가끔 삐딱하게 보면 세상이 달라 보인다.
유저들은고려하지않고서
싸움만하는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