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임계의 뜨거운 감자는 엔씨소프트가 상용 서비스 중인 리니지2에 대한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이하 정통윤)의 청소년 유해 매체물 판정과 관련한 일들이다. 이를 두고서 각 게임웹진에서는 꼭 누군가와 말을 맞춘 듯이 정통윤과 영등위의 2중 심의에 대한 문제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또한 리니지2 관련 커뮤니티인 플레이포럼과 게임어바웃에서는 기자 칼럼을 통해서 정통윤의 판정의 부당함을 게이머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이들 보도자료와 기자단 칼럼의 주 내용은 관련 기관의 세력다툼으로 인한 2중 심의에 의해서 리니지2가 피해를 보았다는 것과 이미 18세 이용가로 상용화가 진행된 게임에 대해서 청소년 유해 매체물 판정을 내림으로써 차후 중국을 비롯한 해외 진출에도 많은 난항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특히나 리니지2 관련 커뮤니티 사이트들의 칼럼은 이번 판정에 대해서 상당히 비판적인 시각을 보여주고 있는데 플레이 포럼에서는 '청소년유해매체? - 정부의 이중규제 논란' 이라는 제목으로 이중규제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는 게임업계를 두둔하고 나섰으며, 게임어바웃에서는 '리니지2 청소년유해물 판정. 게이머들은 어디로 가야하는가'라는 칼럼을 통해 이번 판정으로 게임을 즐기지 못하게 된 게이머들의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이들 기사와 칼럼을 접하는 일반 게이머들이 정부의 2중 규제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갖게 됨은 당연하다. 이들 글을 통해서 볼 때에는 그동안 영등위의 이해하지 못할 행동에 불만을 품어왔던 게이머들이 정통윤에 대해서도 똑같은 불만을 품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것 뿐일까?
리니지2가 애초 기획단계부터 게임내 재화의 현금거래가 용이하도록 개발되었으며, 게임내에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비도덕적인 행위에 대한 방지장치가 미흡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이는 거의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며, 비록 그 제작사 측에서 그것을 부인하면서 여러가지 페인트 모션을 취하지만 냉소 섞인 한 번의 콧방귀로 날려버릴, 영양가없는 행태로 치부해버릴 만큼이나 명백한 사실에 가깝다.
게임스파이의 리니지2 리뷰
5월 29일, 북미의 웹진인 Gamespy에 리니지2 리뷰가 등록되었다. IGN 과 Gamespot 은 아직도 리뷰를 등록하지 않고 있는데 현지에서 상용화 한지 한 달여에 이르른, 비교적 인지도 있는 게임에 대해서 리뷰가 등록되지 않는 일은 상당히 이례적으로 보인다. 같은 시기에 상용화를 시작한 City of Heroes 의 리뷰가 등록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리니지2 패키지의 사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엔씨소프트가 또다른 의혹거리를 만들고 있는 것일까? Gamespy에서 거의 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상당히 비판적인 글을 쓴 필자 Allen 은 게임내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작업장(Adena Farmer)등의 문제점에 대해 언급했다. 또한 이들 작업장에서 생산된 게임내 재화들이 Ebay 등의 사이트에서 현금거래되고 있는 실태를 꼬집었는데, 덧붙여 필자는 소프트웨어 사용자 라이센스 계약인 EULA(End User License Agreement)에 저촉되는 이들 행위에 대한 적극적인 제재를 가하지 않는 엔씨측의 태도를 의문시했다.
대다수 게이머들은 이번 정통윤의 판정이 이미 예고된 일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각종 웹진과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정통윤의 입장을 두둔하기보다는 개발사를 비판하는 글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그들은 대부분 현금거래와 게임내에서의 비도덕적인 행위에 대한 엔씨소프트측의 방관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또한 게임웹진인 지데일리(www.gdaily.co.kr)에 따르면 자체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64%가 유해매체 판정이 당연하다는 입장을 취했다고 밝혔다.
참으로 아귀가 들어맞지 않는 일이다. 리니지2 커뮤니티를 자처하는 일부 사이트의 기자들은 판정에 대해 반대를 표명하는데 그곳 게시판에는 찬성 내지는 예고된 일이라는 글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일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관련 커뮤니티의 칼럼들은 그 논지가 무엇인지 모호해보인다. 플레이포럼은 리니지2가 내포하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조차 하지 않은 채 문제의 초점을 관련 심의기관 사이의 세력다툼으로 몰아가고 있다. 리니지2에 대한 문제를 게임업계 전체로 포괄시키며 독자들의 시선을 리니지2에서 정통윤과 영등위가 싸우는 그림으로 붙들어 맨다. 게임어바웃의 경우는 그 논리의 빈약이 여실히 드러난다. 18세 이상, 19세 미만 사이의 게이머들을 전체로 부각시키며 그들 소수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그마저도 모호하다. 결국 딴지를 걸고자 하여 비판한 글로 보인다.
많은 게이머들이 리니지2가 정통윤으로부터 청소년 유해 매체 판정을 받은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데도 일부에서 물타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아 심히 우려가 된다. 2중 심의의 문제점을 리니지2를 기폭제로 하여 일반 대중에게 알리는 것이라면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겠지만 그 문제점 뒤에 리니지2의 문제점을 은근슬쩍 감추는 것이라면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번 판정의 대상이 된 게임의 문제점을 언급하지 않고 단지 비판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면 분명히 지각있는 게이머들은 혀를 끌끌 찰 것이다.
한때 이런 문구가 도로를 질주했었다. '레미콘에 물타면 부실공사 원인된다'. 물타기라는 말 자체는 이미 사회에 부정적인 시각으로 인식되고 있다. 일부의, 문제점을 왜곡하고 있는 이들에게 기자는 묻고 싶다. 물타는 여러분,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온라이프21 - www.OnLife21.net]
이번 일로 많은 변화가 생길리는 없겠지만 -_- 앞으로는 변화가
생겼으면 좋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