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1.07 21:25

경쟁심리를 유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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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MMORPG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분석해보는 AOG(Anti Online Game)관련 글이다. 이번 글에서는 MMORPG에서 경쟁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경쟁심리를 어떻게 유도하는지 알아보려고 한다.

1. 성장 만큼 중요한 매력 ‘경쟁’
MMORPG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RPG(Role Playing Game)의 가장 큰 매력을 꼽는다면 아마 캐릭터가 성장을 한다는 점을 매력으로 꼽을 것이다. 그 때문에 온라인게임에서는 RPG가 아닌 타 장르에서도 성장을 한다는 매력을 주기 위해 RPG적 요소를 넣어 유저의 기분을 충족시켜 준다. 예를 들어서 프리스타일에 레벨이 있는 것, 포트리스에 계급이 있는 것 등이다.
그러나... 성장의 큰 매력에 가려 사람들이 알지 못하게 되는 또다른 매력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경쟁’이다. 사람들은 현실세계에서도 성장을 해 가면서 수많은 사람들과 경쟁을 하고 경쟁심리를 느끼게 된다. 웃긴 말로 엄마친구아들에게 가장 큰 경쟁심을 느낀다고 하는데, 현실에서도 이렇듯이 가상세계, 즉 게임에서도 이런 경쟁심은 성장 만큼이나 유저에게 재미를 주는 또하나의 요소이다. 위에서 프리스타일을 예로 들었는데 이왕 예로 든거 한번 더 예를 들어 보자. 프리스타일에서 레벨이 존재하는 이유는 성장의 매력이라고 했는데, 게임을 하기 전 방에 들어갔을때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것은 무엇인가? 아마도 나와 같은 상대편 포지션 캐릭터의 레벨일 것이다. 무의식적으로 경쟁심리가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것이다. 왜 프리스타일이란 게임은 레벨을 넣었으면 자기만 보게 하면 돼지 남들에게까지 자신의 레벨이 보이게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만큼 보이지 않게 경쟁이란 것은 MMORPG에서 정말 중요하게 자리잡는 요소 중 하나이다.

2. 현 국산 MMORPG, ‘경쟁’의 느낌 약해
경쟁이란게 그만큼 중요하지만 현재 나오고 있는 국산 MMORPG에서는 ‘경쟁’의 느낌이 상당히 약하다.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가 MMORPG의 부활 때문인데, 유저에게 경쟁심리를 표출시키지 못하면 MMORPG는 성공하기 상당히 힘들다.
MMORPG에서의 경쟁... 어떨때 느끼게 되는가? 가장 쉽게 경쟁을 느끼는 것이 바로 상대방의 레벨일 것이다. 나와 같은 직업인데 나보다 괜히 레벨이 높으면 열등감을 느끼게 되어 더욱 게임을 열심히 하게 된다. 레벨만 그런가, 나보다 더 멋진 아이템을 가지고 있으면, 나보다 능력치가 더 좋으면, 나보다 스킬이 더 많으면 자연스럽게 경쟁심이 나오게 된다. 그만큼 MMORPG에서의 ‘경쟁’이란 녀석은 유저에게끔 재미를 주기에 충분한 존재이다. 그리고 현재 MMORPG가 몰락하고 있는 이유도 유저에게 ‘경쟁’이란 심리를 제대로 끌어올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제부터 경쟁에 대한 시스템이 어떤 것이 있는지, 그 시스템이 MMORPG에서 왜 필요한지 알아보자.

3. 어느새부터인가 사라진 랭킹시스템
어느날 게임을 하다가 갑자기 어떤 캐릭터가 지나가고 그 주위에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한 걸 들어본 적이 있는가?
“헉, 이 서버 랭킹1위다.”
아니... 그 수많은 유저들 중에 저사람이 랭킹1위라는 것을 어떻게 알아내는 것일까? 바로 게임 내에서 랭킹시스템이란 것이 있기에 알 수 있다. 랭킹시스템은 게임 내에서 보여지는 경우도 있지만 게임 홈페이지에서 보여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서버 캐릭터 랭킹 목록 1~100위 순위 중에 나의 캐릭터가 순위 안에 들어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럼 어떨까? 아마 자신보다 위 순위에 있는 캐릭터들을 따라잡으려고 열심히 게임을 할 것이다. 그리고 캐릭터들을 따라잡을 때마다 희열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경쟁심을 유도하는 랭킹시스템이 어느새부터인가 사라졌다. 왜인지는 나도 모른다. 랭킹시스템은 장르를 막론하고 상당히 중요한 시스템인데 그런 시스템이 없는 게임이 허다하게 많다. 이런 시스템도 없는데 어떻게 재미를 느끼겠는가.

4. 상대방의 정보를 볼 수 있게 해야
경쟁심을 잘 유발했다고 가장 쉽게 느끼는 방법은 바로 유저의 입에서 ‘부럽다’라는 말이 나왔을 때이다. 혹시 이 글을 보는 사람은 혹시 게임을 하면서 ‘부럽다’라는 말을 해 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그 게임은 경쟁심을 꽤나 잘 유도하고 있는 게임이다. 그렇다면, 게임 내에서 ‘부럽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다른 사람의 PC(Player Character)정보를 볼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구현시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정보를 보고 나보다 레벨이 높다거나, 착용하고 있는 아이템이 나보다 좋은 것이거나 하면 자연스럽게 부럽다는 느낌이 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이 없을 경우 자연스럽게 상대방과 경쟁심을 느낄 수 없고 게임은 재미가 없어지게 된다. 현재 수많은 MMORPG에서는 상대 캐릭터의 정보를 레벨정도만 보여주는데부터 시작해 창을 새로 띄워 세세하게 보여주는 게임 등 수많은 방법으로 경쟁심을 유도하고 있는데, 최대한 상대 캐릭터의 정보를 많이 보여주면 볼수록 유저에게끔 경쟁심을 유도할 수 있다.

5. 협동 속의 경쟁
협동 속의 경쟁이라... 말이 조금 어렵기도 하고... 과연 무슨 말일까? 현재 수많은 MMORPG는 커뮤니티를 중요시하게 여기고 커뮤니티를 위한 시스템이 꽤나 많이 적용되어 있다. 작게는 개인거래부터 시작해 파티, 길드, 종족, 국가 등 다양한 시스템으로 유저에게 커뮤니티의 재미를 느끼게 해 주고 있다. 하지만 이 커뮤니티라는 협동의 재미 안에도 경쟁은 당연히 존재한다. 게임개발자들은 이런 요소를 잘 캐치하고 게임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게임을 즐기는 사람 중에 솔로플레이보다 파티플레이가 더 재밌다고 느껴지는 사람들에게 왜 파티플레이가 재미있냐고 물으면 협동해서 사냥한다는 재미가 있다고 대답을 할 것이다. 하지만 협동만으론 부족하다. 협동 안에 존재하는 경쟁 또한 파티플레이가 인기를 끌 수 있는 요소이다. 만약 파티 안에 나와 같은 직업을 가진 캐릭터가 존재한다고 생각해 보자. 그런데 나와 같은 직업을 가진 캐릭터가 나보다 데미지가 더 좋아 파티에 더욱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 보자.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경쟁심이 유도된다. 그와 반대로 파티에서 나의 영향이 가장 큰 경우에는 파티에서 내가 가장 영향이 제일 크다는 희열을 느끼게 된다. 이런 재미가 바로 협동 속의 경쟁의 재미를 유저에게 주는 것이다. 이런 협동 속의 경쟁은 비단 파티플레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길드시스템도 이런 협동 속의 경쟁의 요소를 잘 이용하면 유저에게 쏠쏠한 재미를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길드 내에서 자신이 가장 레벨이 높은 경우, 나보다 레벨이 높은 사람이 있을 경우, 길드 내에서의 계급제(길드장, 부길드장 등), 그리고 다른 길드와의 경쟁(길드전, 길드이름 등)역시도 협동 속의 경쟁의 재미를 잘 느끼게 할 수 있다. 이처럼 협동 속의 경쟁은 유저가 잘 느낄 순 없지만 절대 무시해서는 안될 중요한 요소이다.

6. PK시스템
여기서의 PK(Player Kill)는 정해진 규칙 없이 마구 PC를 죽이는 뜻이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PK시스템은 PvP(Player vs Player), 길드전, 종족전, 국가전, 공성전 등을 의미한다. PK시스템이 구현된 게임에서 유저들이 수없이 PK를 하는 이유는 바로 경쟁심이 유발되기 때문이다. 내가 소속된 길드, 종족, 국가가 타 길드, 종족, 국가에게 죽거나 밀리지 않기 위해 노력을 하게 되는 것이다. 유저가 게임 내에서 이런 노력을 많이 한다면 그 게임은 ‘경쟁’을 잘 느끼게 만들어진 게임이다. 어떤 게임에서는 PK시스템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그냥 부가요소적 재미로 결투장 정도로 만들어 놓는 게임도 꽤나 많이 있다. 하지만 대규모 공성전, 종족전을 구현한 게임에 비교한다면 당연히 게임성에서 밀리는 건 뻔할 뻔자이다. PK시스템은 무시못할 게임에 재미를 주는 중요한 시스템 중 하나이다.

이번 글이 내용이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게임에서 유저에게 경쟁의 심리를 효과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면 그 게임은 더욱 높은 수준의 재미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Comment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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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ui 2007.01.08 07:43
    좋은 글 잘보고갑니다.. 위에서 말하신 시스템을 사용하는 게임들은 종종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 성공했다는 게임들도 이런 경쟁심/목표의식을 불러오는 요소가 하나 이상씩은 있는 것 같네요. 굳이 랭킹 시스템이 없더라도 사람들은 암암리에 경쟁을 하게되고.. 그런 경쟁에 익숙해진 것인지 몰라도 싸움/전쟁 시스템이 없는 게임이라도 경쟁을 하게끔 되더라구요. 물론 뭔가 얻어지는 것이 있으니깐 경쟁도 하고 목표도 정해지는 것이겠죠. +_+ 또 다르게 생각해보면 이 경쟁심리 덕분에 노가다게임 양산이라던지 노가다에 익숙해지는 플레이어가 늘어난다던지 하는 문제도 따라오는 것 같네요.. 뭐 노가다 없는 게임은 없겠지만서도;
  • ?
    라크미 2007.01.08 20:43
    경쟁심리가 없다면 렙업할 의욕을 잃겟죠~ 멋진글 잘봣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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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어리 2007.01.09 23:53
    멋진 글입니다. 현제 RPG게임의 정서에 가장 잘 맞는 글을 쓰신것 같군요.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랭킹은 별로 찬성코 싶지는 않습니다. 자신이 그 서버의 1등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은 성취감을 느낄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1등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인해 게임을 즐기는'여유'를 그냥 지나쳐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경험해 보지는 못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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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별후愛 2007.01.10 11:35
    헉,ㅎ 머리아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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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이러브 2007.01.10 17:47
    좋은 글 이네요 ㅎㅎ 저는 모든 MMORPG 게임을 할때.... 경쟁심이 없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이랑 같이 게임 시작을 하면 경쟁심을 유발 식혀 재미있게 게임을
    플레이 할수있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친구놈들중 한명 두명 접기 시작하면..
    왠지.. 같이 따라 접고싶은 마음이 생기는..... ㅎㅎ
    저가.. 게임중에 가장... 겨쟁심을 느낀건.. 레드문 프리썹.....; 정말 살벌 ㅎㅎ
  • ?
    제5원소 2007.01.10 18:19
    PvP와 PK는 조금 다른 개념입니다

    PK는 플레이어 킬링 말 그대로 상대방의 동의 없이 공격하거나 죽이는 행위를

    뜻하며 PVP는 플레이어 상호간의 합의나 시스템상의 대립구도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공격을 뜻합니다 ^^

    리니지에서 PK시스템의 피해가 심각하게 나타나자 요즘 온라인게임들 대부분이

    게임 설정상의 대립구도를 만들어 PK를 정당한 PvP로 포장하고 있지만

    이러한 표면적인 포장은 PK와 PvP를 많은 사람이 혼동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간단한 예를 들자면 아무 제한없이 유저를 공격할수 있는 게임이 있다고 친다면

    상호간의 대결을 합의후에 공격을 진행한 경우 PvP가 성립되지만

    일방적인 일명 뒷치기의 경우 PK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할수 있지요
  • ?
    처넌의신화 2007.01.10 18:51
    죄송합니다만, 글 내용 안에 PK안에 PvP도 포함시켜 설명하겠다고 적어놨습니다.

    그리고 PK는 그런 PK만을 얘기하는게 아니라는것도 내용 안에 적어놓았습니다.
  • ?
    처넌의신화 2007.01.10 19:37
    사전적 용어로 쓴게 아니구요.. 그냥 직역해서 플레이어 킬... 플레이어를 죽인다는 뜻으로 쓴겁니다... PvP나 길드전 다 적 플레이어를 죽이는 방식이니까요...

    사전적 정의의 무단적으로 플레이어를 죽이는 방식의 PK가 아님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 ?
    제5원소 2007.01.10 19:39
    아 저는 기존의 이미 정형화 된 PK라는 용어와 관련지어 설명하신줄 알고

    말씀 드린거였는데 PK라는 용어가 기존의 쓰이던 용어가 아닌

    처넌의신화님 나름대로 새로 정의하신 PK 라는 뜻으로 쓰인거군요...

    약간의 혼동이 있었습니다...;;;
  • ?
    차슈덮밥 2007.01.10 21:53
    PK 만한게 없지요 역시;;
    열받아서 열렙해서 만렙찍는 사람도 봤고 현질로 도배하는 사람도 봤다는..
  • ?
    할수있을까 2007.01.10 22:00
    경쟁을 위해 게임한다면 그것만큼 피곤한 것이 없더라구요.
    물론 적당하다면 게임의 활력소가 되겠지만 말이죠..
    사람 마음이 그렇게 여유롭지만은 못하므로 유저간의 경쟁 유도는
    적정선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
    알아야될때. 2007.01.11 22:10
    랭킹으로는 경쟁심리를 유발하기에는 너무 좁죠. 아주 좁습니다.
    PK 가 있을 수도 있는데 이것도 아닙니다.

    결국 경쟁심리라는 것을 유발하려고 개발자가 생각하고 게임 시스탬에
    경쟁심리를 유발하는 것을 직접적으로 하려고 하면 실패만 할 뿐입니다.

    심리라는 것이 자연스러움에서 더욱더 심리라는 것을 정확하게 해줍니다.
    결국 자연스럽게 유발되도록 만드는게 적절한 것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유발되도록 하는게 어렵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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