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잠 깨고 첫 '신호탄' 쏘아올린 썬온라인
당초 '썬'은 오베 일정이 1월인 것처럼 보였으나
여러가지 내부 사정으로 인해 모든 데이터 및 캐릭터 등이 초기화 되는
테스트를 통해 대규모 접속에 따른 서버안정화 점검과
게임 내 버그를 찾아 내는 버그 수정을 위한 막바지 작업에 돌입하여
썬온라인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썬온라인 뿐만 아니라 올 한해 게임계 판도를 좌우할
그라나도 에스파다, 제라의 출시 시기도 본래 2005년을 넘기지 않을 것이란
주위 예상과는 달리 최대 기대작들의 출시는 모두 2006년으로 미뤄진 상태.
2006년 1월 말 즈음하여 경쟁 상대와 치열한 눈치경쟁을 벌이며 오랜 침묵을 지키던
썬온라인이 24일을 기해 '빅3' 가운데 가장 먼저 칼을 빼 들었다.
이번 프리 오픈 베타 테스트에서는 전체적인 스킬수가 약 30% 가량 증가되었으며
한층 강화된 형태의 썬온라인을 예고했다.
지난 1,2차 클로즈베타 테스터 모집에 치열한 경쟁률을 보이며
안타깝게 당첨되지 못한 유저들은
오픈 모습을 미리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이하게 된 셈이다.
썬온라인은 언리얼3 엔진을 도입해
국내 출시된 MMORPG 중 최고 수준의 그래픽으로 구현됐다.
콘솔게임을 연상케하는 시원한 타격감과 생동감 있는 액션성이 단연 돋보였다.
특히 반지의 제왕 음악을 제작한 하워드 쇼 가 음악을 담당해
썬온라인 만의 웅장함과 영화의 감동을 게임의 음악으로 그대로 체험해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제한없이 모든 유저들에게 공평하게 평가받는 썬온라인의 첫 출발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오후 4시에 오픈 예정이었던 서버 오픈도 수 많은 게이머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서버 접속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고 대다수의 유저들이 게임에 접속하기 위해
로그인을 여러번 반복하는 등 서버가 열린 후에도 잦은 서버 다운과
접속 지연 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테스트 첫날에는 이런 일, 저런 일, 별일이 다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 왈가왈부하는것도 이젠 어찌보면 참 웃긴일이다.
각설하고 본론부터 들어가 '썬' 을 플레이 한 후 느낀 나의 플레이 소감은
한마디로 '꽝' 이었다.
기대작이라고 칭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 거 없다' '빛좋은 개살구다' 라며
썬온라인을 깎아내리는 평가들은 결코 과언이 아니었다.
나의 느낌도 그들이 느끼는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오픈 베타 테스트는 프리 오픈 베타 테스트 종료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시작된다. 이런 사실에 나는 실망했고 최소한의 완성도와 게임 밸런스, 안정성조차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이번 테스트가 마지막이라고 하니 나로썬 더 지켜 볼 여지도 없었다.
정확한 테스트 일정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오베 일정이 연기된다고 해서
Pre오베때 느꼈던 만족도와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가뜩이나 유령 캐릭들 난립하는 뮤온라인 몇년째 방치 하고 있는 게임 업체가 바로 웹젠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구 잠수 게임 운영하는 웹젠이 환골탈태 운운하는거 자체가 우스운 일이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이런 기록들을 무시할 순 없다.
또한 이번 프리 오픈 베타 테스트 관련 항목들을 살펴보면
PC방 경험치 10% 추가 지급과 하루 플레이타임 6시간을 초과하면
경험치 획득이 제한되는 피로도 시스템이 눈에 띈다.
(향후 정식 오픈 베타 시기에는 하루 플레이타임 12시간을 초과할 경우
경험치 획득이 제한될 예정)
PC방에서 즐기는 게이머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여
차별성을 두는 경우를 많이 봐왔고, 대부분의 게임들이
경험치나 아이템 드롭 등 여러가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PC방이 게임의 성패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면서
게임업체와 PC방간에 우호적 상생 관계를 형성하여
시장환경에 따라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실제로도 PC방 업주들에게는 매출 증대 효과를 주고 있으며
PC방과의 우호관계로 게임업체도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그러나 이와같은 다양한 혜택들은 통상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 할 예정인
게임들이나 하는 것이지, 오픈 베타 테스트 서비스 이전에 적용한다는 것은
일반 게이머들로써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피로도 시스템 또한 그리 추천받을만한 시스템이 아니다.
피로도란 게이머들이 일정시간 이상 게임을 즐길 경우
사냥을 통해 얻는 경험치가 감소하도록 설계한 시스템이다.
즉, 최근 불거진 온라인 게임 중독을 막기 위한 취지에서 생겨난 시스템이다.
이유야 어찌됐던간에 내가 바라보는 썬온라인의 피로도 시스템은
단지 게임 중독성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써 이용되기 보다는
턱없이 빈약한 컨텐츠를 보충하기 위한 시간 벌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썬온라인의 주력 컨텐츠가 무엇인지 애매모호한 감이 있다.
대부분의 기존 MMORPG들이 오픈 베타 테스트 서비스의 완성도는
그냥 사냥과 퀘스트면 충분하다는 안일한 인식이 깊게 자리박혀있는듯 하다.
향후 추가될 컨텐츠의 종류는 점차 다양화해 나간다.
그러나 게임 컨텐츠 확보 시기는 장담할 수 없다.
대부분의 게임들이 그러했다.
한 때 각종 언론이 웹젠의 뮤온라인을 보며 '리니지' 를 뛰어넘을 수 있는
새 돌파구를 찾았다 라는 식으로 엔씨소프트의 진정한 경쟁상대로 웹젠을 지목한 기사들을
많이 봤었다.
그것은 과거일뿐이다.
내가 만약 웹젠 관계자였다면 썬온라인의 본모습을 확연히 드러낸 지금
쥐구멍이라도 찾고 심정이었을 것이다.
썬온라인을 시작하기에 앞서 우리는 뮤온라인의 개발사 웹젠의 과거에 대해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사실 '썬'이 나에게 실망을 안겨준 것은 내게 놀랍지 않은 일이다.
지난해 선보인 대작 게임들이 철저히 '쓴잔'을 마신 상황이었고
억소리나는 게임들은 하나같이 약속이나 한듯 쓰러져갔다.
포화상태인 국내 게임시장을 벗어나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노리는 온라인 게임들의 수가
손으로 꼽기도 어려울정도로 급증했다.
표면상 보이는 국내 게임업체들의 해외진출이 꼭 좋아보이지만은 않다.
현재 해외 진출을 노리는 게임업체들은 대부분 한국에서 '실패' 한 게임들이 많기 때문이다.
MMORPG 시장이 포화상태라고 해서 실패할 것을 염두해두고 나온 것은 아니지 않는가.
항상 새로운 것만을 찾는 유저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고 포화된 시장을 다양한 컨텐츠를 통해 효과적으로 공략했으면 한다.
그리고 썬온라인... 아무쪼록 100억 먹었으면 몸값 하길 바란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