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6.11 19:53

한국의 노는 문화

조회 3548 추천 29 댓글 25


많은 한국인들이 일종의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다. 그것은 항상 무엇인가를 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바쁜 아빠들은 집에 와서도 쉬는 법이 없다. 연신 담배를 피워대고 뉴스를

시청하고 신문을 읽어댄다. 바쁜 엄마들은 집안 일에 아이들 챙기기에다 여러가지 뒤치닥거리

까지 여러가지 일을 해야만 한다. 아이들은 어떤가? 학교에서의 과중한 학업부담 이후에

방과 후에는 학원으로 실려가고 집에 와서도 또 무엇인가 할 거리를 찾아서 나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루 24시간을 늘 무엇인가를 하면서 보낸다.

어떻게 보면 참으로 근면한 우리들이다. 우리들의 손에는 늘 무엇인가 들려있고

눈은 무엇인가를 보고 귀로도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듣고 있다.

왠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무엇인가 허전하거나 불안하지 않은가?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러한 강박관념이 우리네의 노는 문화에서도 잘 보여지는 것

같다. 온라이프에는 어린 학생들이 많은데 쉽게 수학여행을 생각해보자. 관광지에서

얼마나 많은 사진을 찍었는가. 혹자는 놀러가서 남는 것은 사진이라면서 쉴새없이 수백장의

사진을 찍고 다닌다고 한다. 선생님의 인솔에 따라서 늘 쉴새 없이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제대로 고적의 역사가 적혀진 안내문을 본적이 있는가? 다른 학교의 학생들에게만 관심이

있었다면 할 말이 없다. 어른들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관광지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조금이라도 더 즐겨보자는 심산으로 마이크를 잡고 차가 들썩들썩하도록 춤을 춰대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산 꼭대기까지 차가 올라가기를 원한다. 가끔 산꼭대기까지 헉헉대면서

기어올라온 사람들 중에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온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계속해서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 노력한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에너지를 무엇인가를 하면서 놀기 위해 쏟아붇는 것이다.

예시가 적절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이것이 우리네 노는 문화의 현실이다.

비단 게임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즐기려고 만든 게임이 어느 순간부터

하기 위해서 하는 게임이 되버렸다. 중독자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게임상에서도 늘 무엇인가를 해야만 만족을 느낀다.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앉아있거나

서있는 순간에는 무엇인가 불안함을 느낀 적이 없는가?

많은 사람들이 물약을 달라. 다운타임을 줄여달라고 이야기 한다. 그렇게 한다면 레벨이

빨리 올라갈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개발자가 바보가 아닌 이상 레벨업이 빠르게 할 이유는

없다. 그들은 단지 많은 몹을 잡아야 경험치를 얻을 수 있도록 조절할 뿐이다.

그래서 많은 게이머들은 끊임없이 물약을 빨면서 칼을 휘두르고 있다.

잠시도 쉬는 시간이 없이 마을과 몹터를 왕복하는 행위가 얼마나 많은 게임에서 행해지고

있는 것인가? 게다가 목적지까지 한번에 바로가는 포탈도 있다.

지금도 적은 몹을 잡더라도 상대적으로 많은 경험치를 주는 시스템의 게임의 게시판에는

다운타임을 줄여달라는 글이 빗발친다. 그들은 잠시 앉아서 쉬는 것이 지루하다고 한다.

엄청나게 많은 몹을 잡아서 렙업을 하기 때문인지 타격감, 화려한 그래픽에 열광하는 사람이

많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 듯 하다. 계속되는 클릭 속에서 즐거움을 찾으려는 노력이다.

그 결과 우리 게임 문화는 끊임없이 긴장하고 무엇인가를 해야하는 계속되는 '클릭'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노는 문화라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무엇인가 강박관념에 빠져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급속한 경제개발 과정에서 생긴 부작용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점차 여가시간이 늘어나고 즐길 거리가 많아지는 시대에 접어들어서도

항상 무엇인가를 해야하는 우리의 노는 문화는 문제가 많다고 본다.
Comment '25'
  • ?
    용병여포 2003.06.11 21:32
    흠...
    우리나라 고속성장으로 말미암아 사회전반적으로 이기지 못하면
    도퇴된다... 이런식의 의식들이 깔려있습니다.
    한마디로 고속성장의 부작용이라고 말할수있습니다.
    박정희의 경제5개발계획으로 무언가 꼭해야 했으며
    전두환으로 인하여 스포츠또한 반드시이겨야
    한다는 교육이 주입되어 온결과 입니다.

    그런걸 악용하여 부추기는 게임회사나...
    무조건 빨리빨리를 외치는 유저들이나
    각성해야 될시기입니다.
  • ?
    보통 2003.06.11 21:45
    잘 노는 것이 경쟁력인 시대가 왔습니다..ㅡㅡ;
  • ?
    파이가 2003.06.11 23:14
    저는 습관적으로 '빨리빨리'라는 말이 입에 붙어있죠(-_-;)
  • ?
    魔-劍 2003.06.12 00:09
    고도화로 발전된 21C... 우리는 이제 스스로 움직이는 인간이 아닙니다.
    컴퓨터가 하라는대로 사회에서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 인형
    입니다. 누가 아나요 은하철도999처럼 우리 인간들이 천대 받을지...
  • ?
    산뜻하게살자 2003.06.12 00:17
    글읽다가 생각나는게 반복된 따분한 일상생활이 너무 짜증난다는

    생각이 드네요....

    글에서처럼 맨날 학교가따와서 씻고 학원가따와서 컴터 두들기고 자고

    일어나서 학교 가고 물론 성인분들은 직장다니고... 이런 따분한 일상

    갑자기 짜증나네요

    어떻게 하면 이런 다람쥐 챗바퀴굴러가는 듯한 일상을 벗어날수

    있을지...............

    사는게 허무하다는 생각이..;
  • ?
    견우친구 2003.06.12 04:39
    나는 지금도 컴퓨터 마우스를 가지고 놀고 있다 -_-
    언제 여유를 가져볼까
    이넘의 컴퓨터 부셔버릴꺼야 (퍽!)
    컴퓨터가 없으면 다른걸 또 하고 있겠지
    여유를 가져야 겠다 밖에 나가서 바람이나(이 밤중에 무슨 바람 퍽!)
    별이나 봐야겠다 (그런데 공기가 안좋아서 몇개 안보인다 ㅡ_ㅡ)
  • ?
    샤멜 2003.06.12 07:33
    크..전에 포가튼2할땐 캠핑시간이있는데(법사여서 마나채우는시간.)

    그때 외치기로 그 맵안에있는 사람들과 항상 수다를 떨었죠..

    지금은 왜그런 시스템비슷한게임이 안나오는지..좀 아쉽네요...

    (주제에서 좀 벗어났지만..위에 피탐시간이지루하다고 한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 ?
    교회터는스님 2003.06.12 08:16
    전 학원 끊었는데.

    6시간동안 선생이랑 공부하면 모해-_-;

    그냥 수학,영어는 과외하고 나머지는 집에서 알아서 하기로 했음.

    근데 내가 왜 이 이야기를 할까 거의 상관이 없는데.
  • ?
    뫼풍 2003.06.12 08:52
    에휴 한국의 현실 을 그대로 애기 하는거 같눼요...
    아무리 봐도 이게 진짜 한국의 모습같은대 누가ㅜ 하나 놀아줄 사람없는곳에서 게임말고 할것이 뭐가 있다고...
  • ?
    ~.~ 2003.06.12 11:27
    학교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너무 많음... 반복적인 생활... 게임보다는 스포츠산업이 활성화 되어야 하는데...겜 투자할돈으로... 표사서 축구장 구경 갈시간이 없으니... 겜 가지고 이렇게 토론하는것도 우숩다는 생각이...괜히 리플 달아가지고.. 이걸루 마지막이 되었으면...운동이나 하로 가세...
  • ?
    메너한국되자 2003.06.12 14:55
    문화적인습성이져...보릿고개부터..오로지발전만을....추구해왔던사회라
    노는것은..큰죄처럼여겨지는게 우리사회져...
    외국을 보면..ㅇ여유로우면서도..언제나 우리보다..선진국이져...

    그것만봐도....무저건일하는것이 ..좋은건만은아닐듯..
  • ?
    ♨死神플로네 2003.06.12 17:27
    저는 심심하면 절간하고 교회를 턴다는...(뭔말이야?-_-? 네가 드디어 맛이 갓구나...)
  • ?
    칼루스매크로 2003.06.12 23:28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는데 저는 아닌가 봅니다.. 움직이기도 싫고 그저 먹고 자기만하니... 노는것도 귀찮고 ㅡ_ㅡ;
  • ?
    낭만 2003.06.12 23:33
    정말.....급소를 찌르는듯한 한 글입니다^^;;;;(먼말이여?)
    제가 학생인데....학교에서 많이 느끼는 건데..
    아이들은 거의 대부분 가만히 앉아 있지를 못하죠....초등학생도 아니고..
    저는 무언가에 대해서 생각해보는걸 좋아해서....가만히 앉아서...항상 뭔가 고민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 친구들을 보면 한심하다고 할정도로 꼭 무언가를 안하면 못베긴다고 해야할까요?
    쉬는 시간종이 땡하고 칩니다.그러면 거의 대부분의 아이가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무슨용무가 있는것도 아니고 그냥 무작정 돌아다니는 인간이 태반입니다.
  • ?
    영민^^V 2003.06.13 03:04
    저 고등학교 다닐땐, 쉬는시간 종치면 반전체가 싸늘해져요.

    이유는.... 종침과 동시에 다들 엎어져 자느라고 ㅡ.ㅡ;;

    특히 수학1 수학2시간이 더 심했죠..ㅡ.ㅡ;;;
  • ?
    보드플레이어 2003.06.13 18:44
    이 글을 읽으면서 뭔가 어색하단 생각을 했는데 나만 그런 생각이 드는건가요? -_-;
  • ?
    용락광개토 2003.06.13 20:48
    오옷~ 제의견과 동일합니다.우리나라는 노는 문화가 아주 남다르죠.
  • ?
    보드플레이어 2003.06.14 00:52
    우리 노는 문화가 문제가 있습니까? 무엇과 비교해서 그렇습니까? 외국과 비교해서요? 아니면 서방 선진국과 비교해서요? 그 나라는 노는게 어떻길래 우리 노는 문화가 비판대상인가요? -_-;

    바쁜 아빠들도 집에와서 쉬는 법이 없다고 하시면서 담배나 피고 신문 보고 텔레비젼을 보는 것이 쉬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도 하셨군요. 담배 피는것은 쉰다는 것의 하위개념 아니던가요?

    전 우리나라 노는 문화에 대해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코얀야님의 글처럼 늘 24시간동안 무엇인가 하면서 보내는 것이 비판의 대상이 된다면, 24시간중에 아무것도 안하는 시간이 있어야 바람직하다는 말씀이 되십니다만... 글쎄요...

    특히나, 끊임없이 긴장을 하고 수없이 반복되는 클릭속에서 즐거움을 찾으려 한다는 문장에 가서는 우리를 정서불안적인 사람으로 매도하는 듯한 느낌까지 듭니다.

    수많은 클릭을 하다가 쉬고 싶어서 담배 한대 피어도 코얀야님은 비판하시겠군요. 쉴 줄 모르고 담배 피운다고...
  • ?
    보통 2003.06.14 18:09
    일요일에 아빠가 담배 피고 신문보고 TV를 보는 것도 일종의 휴식입니다...즉 여가생활입니다.
    하지만 휴식(여가) 중에서도 소극적이며 하위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휴식(여가)을 하면서도 자기 개발과 재미를 느끼는 것이 상위 개념 그리고 적극적인 휴식(여가) 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위에 잘 노는 것이 경쟁력이란 말은 즉 휴식을 취하면서도 자기 충전과 자기 개발을 끊임없이 하므로 자신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 할 수 이ㅛ다는 생각에서 입니다.. 이만~~
    즐겁게 사세용~^_^
  • ?
    코안야 2003.06.17 22:14
    무엇인가를 해야한다는 강박관념, 조금이라도 빨리 도달하기 위한 행위 들이
    우리 노는 문화의 안좋은 점 같습니다. 글중에서도 예시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이야기했었고 다시봐도 그다지 좋은 문장들은 아닙니다.
    내용의 전달력이 미흡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보드플레이어님의 글들은 그저 비판을 위한 비판일 뿐입니다.
    나는 무엇인가를 하면서 쉰다는 것을 비판한 것이 아닙니다.
  • ?
    WOGㅡㅡb 2003.06.18 11:27
    사실이죠... 울 아빠가 트래블 가이드를 하는데(외국) 보통 외국에가면 사람들이 느긋하게 보고 즐깁니다..

    근데 한국사람들은 관광지에 30분 놀고있으라 그러면 10분있다가 뭐보러 가자 그럼니다.. 참 아주 우리도 독특한 민족이죠...
  • ?
    터렛디펜스狂 2003.06.24 20:26
    제 생각두 우리 노는 문화가 안좋은것 같아요.
    그런데 윗 분 중에 다람쥐 쳇바퀴 같이 흘러가는게 따분하다 그랬는데,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살아갈수 없을걸요?
    아침, 점심, 저녁에는 밥을 먹고, 씻기두 해야죠. 학원 가는거 학교 가는거, 직장 다니는거, 어쩔수 없잖아요.
    그냥 보람을 느끼며 남는 시간에나마 즐거움도 느끼며 생활하는게 좋을것 같아요.
    그러니까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주말에라도..
  • ?
    Россия 2003.06.28 05:56
    예전에... DAOC 할때에... 나이 지긋하신분들끼리... 파티원 기다리며.. 최소한 1~2시간 서로 예기하면서 파티원 하나 둘씩 모아서 풀파티로 사냥가던... 그런때도 있었는데..... 사냥 시작하면 최소 4~8시간은 죽치고 앉아서 밤새고... 파티원들중에서 꼭 한두명씩은 밤새면서 사냥하다가 잠들곤 했었는데.....
  • ?
    화장실 2003.07.13 13:57
    표지에 인는 살라딘이 맘에드내요--;;
  • ?
    №.루브도™ 2003.07.15 12:00
    저희 아버지는 담배 안피셔요(퍽)

포인트 안내 - 글 작성: X / 댓글 작성: 0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046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Ⅴ 데모 체험기 7 이너리스 04.24 3742
1045 훔... 요즘 할만한 겜은... 2 韓國vs日本 02.26 2687
1044 환상과 모험의 세계 - 테일즈위버 18 세인트 07.31 5451
1043 현대 온라인 게임의 원조 텍스트 머드 게임 5 ZZonDi 12.09 4888
1042 한국형 온라인게임의 현주소 13 꿈의대화 05.28 2946
» 한국의 노는 문화 25 29 코안야 06.11 3548
1040 학생들을 위한 봉사활동...오픈베타... 73 시로요 12.10 6759
1039 플투 계단현상을 짓밟아 보자..!! 8 볶음김치 10.13 2816
1038 플레이어가창조해나가는게임.. 21 ⓔⓛⓕ&♩♪ 09.18 4240
1037 프리스톤테일 새로운 상위 맵 신전2층 4 분노의제우스 12.31 4132
1036 판타지...환상을 꿈꾸는 이들.. 5 Onlight 03.11 1962
1035 테일즈오브 이터니아 리뷰 7 무료겜이좋지 02.18 7530
1034 테일즈오브 데스티니2 리뷰~ 11 무료겜이좋지 03.10 2360
1033 테일즈오브 더 월드(니멋대로던젼2) 9 무료겜이좋지 12.08 2934
1032 클로즈테스트게임중 기대작 best5를 골라본다 20 애자코털 09.04 4133
1031 클로즈베타테스터가 지켜야할 네티켓 13 애니콜 04.23 349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66 Next
/ 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