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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역사 면에서 볼 때 초기 트렌드의 주축을 형성했던 것은 일본의 콘솔용 게임들이었다.
지금의 온라인 게임과 달리 길어도 한달 이상 꾸준히 하는 게임은 아니었지만 당시의 감동과
재미는 시간이지나도 유저의 마음속에 살아있을 정도로 영화이상의 그 무엇이 있었다.하지만
,최근의 한국형 온라인게임들의 경우 그러한 감동이 결여돼어 있는 것 같다. 요컨대 플레이 할
당시는 무섭게 빠져들지만, 손을떼고 일정기간이 지나면 쉽게 잊혀지고 접속할 때마다 짜증이
나는 구석이 많다는 것이다. 앞으로 나올 신규 게임들을 봐도 영 신통한 것이 보이지 않고,
다들 밸런스에 미치기라도 한 것인지, 온라인 게임이다 하면 무조건 국가대국가간의 전쟁으로
돌아가야 하고 이슈화가 돼야 하며 경제 논리를 적용해야 한다는 패러다임은 대체 언제까지
계속 될 것인지 씁쓸하기만 하다.

이런 스타일의 한국형 온라인게임은 절대 '레크리에이션'이 될 수 없다. 이러한 시스템 자체는
조금이라도 많이 시간을 투자한 사람이 우위에 서게되고 거기에는 자본주의 시스템과 사회의
치열한 경쟁 체제가 살아 있으며 하루라도 게임을 게을리 하면 남이 나보다 앞서게 되는 그런
시스템이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한국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유달리 온라인게임으로 발생하는
범죄나 비윤리적인 사건이 많은 곳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에 대해 한국의 온라인
게임 선도 업체들은 개발자로서의 양심이나 유저들에 대한 도덕적인 배려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듯 하다. 실제 선도 업체들이 하는 애기를 들어보면 한국은 유저들의 인식이나 매너가
문제라고 한다. 그러면서, 한국의 교육 시스템이 문제고 사람들이 경쟁에만 몰두해서 맹목적
으로 레벨을 올리면서 아이템 매매에만 열을 올린다고 하는데, 이 말을 역설적으로 해석하면
그런 한국인들의 맹목적인 가치관과 습성을 최대한 교묘하게 이용해서 이제까지 쑥쑥커 온
것이 한국형 온라인게임인 것이다. 쉬운 발상의 전환이지만 지금 한국 게이머들이 네티켓이
없고 매너가 없고 맹목적인 풀레이를 추종하는 건 한국형 온라인게임 자체가 그 토대를
조성했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또 이러한 트렌드는 업계 전체에 염증처럼 퍼져 버려서,
유저만 맹목적인 게 아니라 개발자들, 경영자들까지 맹목적으로 끌어가 버리는 결과를 낳았다.
그런 트렌드가 계속 커와서 오늘날의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온라인게임에서 또 하나의 문제는 엔딩이 없다는 것이다. 끝이 없다 보니 유저들이 치고
올라오면 개발자들은 또 다른 영역을 만드는데, 개발자들 머리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초기에
기획한 이상의 영역에 들어가면 게임이 재미없어진다. 미국이나 일본처럼 초기 기획이 데이터
중심이 아니라 시스템 중심이고 이후의 기획에 있어서도 게임의 재미에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레벨 덜 오르게 할까... 어떻게 하면 화폐가치를 상승시킬까... 이런 점에만
집착하고 있다. 초보자들은 초보자대로 불만이고 숙력자들은 숙련자대로 불만이 쌓이고
개발자는 이리 맞추고 저리 맞추고 하다 보면 무한지옥이 되어 버리는 게임의 세계. 엔딩이
있고 패키지로 출시돼 단판에 끝을 낼수 있는 게임은 이런 단점이 없다. 온라인이라는 것이
게임의 전체를 좌지우지 할 정도로 중요한 솔루션으로 부각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럽게 생각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게임의 재미 요소를 구성하는 한 부분으로 인신된다면 문제가
없지만, 한국은 계속 온라인에만 맹목적으로 치우쳐서 지금의 개발자들을 보면 마치 온라인
게임의 중독 요소 만들기에 혼을 빼앗긴 사람들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 개발자들에게 속아서 자신이 이 게임을 하면서 즐기고 있는지 단순히 중독되어서 고통과
인내속에 의미없는 클릭만 계속하는지 모르고 있는 유저들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기업이 분명 돈을 벌어야 하는 집단인 만큼, 온라인 대세인 지금의 트렌드 하에서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게임의 개발에 매진하는 것은 당연한 논리일 것이다. 하지만, 기업은 돈을 버는
만큼 자신이 속한 산업에 기여도 해야 한다. 게임은 꿈을 먹는 산업이면서 동시에 유저들에게
꿈을 안겨 줄 수 있어야 한다. 개발자 역시 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게임 업체라면 유저들
에게 안겨준 꿈의 계단을 하나하나 돌아 볼수 있는 그런 풍토가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



Comment '13'
  • ?
    글강 2003.05.28 20:10
    절대 동감!!! 원츄!!!
  • ?
    정우성 2003.05.29 11:17
    " 미국이나 일본처럼 초기 기획이 데이터 중심이 아니라 시스템 중심이고" 라는 내용에서 데이터 중심과 시스템 중심은 어떤 내용인가요??
  • ?
    코안야 2003.05.29 11:28
    데이터 중심 = 캐릭터의 레벨, 스탯, 아이템 옵션, 스킬 숙련도 등등의 수치
    시스템 중심 = 다자간의 플레이를 관장하는 게임 시스템, 예를 들어
    길드, 전쟁, 파티, 팩션 등등
  • ?
    게이머 2003.05.29 13:43
    제목 그래도 한국 온라인 게임의 현주소 맞군요.

    유저들에게 모든 잘못을 씌우려고만 하는 게임 개발사들 반성합시다.
    유료로 게임운영하면서 문제점까지 유저에게 전가시키는 게임개발사들 천벌을 받을지어다.
  • ?
    누구게 2003.05.29 15:53
    온라인 게임이다 하면 무조건 국가대국가간의 전쟁으로
    돌아가야 하고 이슈화가 돼야 하며 경제 논리를 적용해야 한다는 패러다임은 대체 언제까지.... 부분에서 어쩔수 없는것이라 생각되네요..
    획기적인 발상보다는 저의 생각엔 그부분이 좀더 발전된 양식으로 나왔으면
    하고요...더이상 다른 주목받을만한 소재는 찾기 힘든듯 하군요.

    확실히 선도업체에서 유저들의 매너와 네티겟이 문제라며 지적하는 부분에서는 무.조.건 업체에서 유.저.들.만.의 잘.못이라고 하는게 아니라 유저들의
    매너와 에티겟도 문제다 라는 말을 좀더 충고받는 형식으로 받아들이면 어떨지 하는 생각이네요

    물론 업체만 잘못이 없는게 아니지만 그렇다고 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다른 해결방안을 말하는것이 좋은 글이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 ?
    구미호 2003.05.29 16:46
    한국형게임은.. 미국의 게임과 일본의 게임이 잘 조합된 케이스라고 할수있습니다.. 하지만.. 발전을 못시키니.. 퇴색되고.. 뒤로 후퇴되니.. 어쩌겠습니까.. 한국은.. 과정보다.. 결과를 너무나도 중요시하고.. 속보단 겉을 보니..
  • ?
    男子 2003.05.29 17:24
    정말 대단하시네요.^^
    맞는 말씀 만 하시니 더이상 저도 할말이 없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 ?
    77year 2003.05.29 17:32
    맨 윗글을 쓰신 분 말처럼 우리나라 온라인게임엔 앤딩이없죠...
    그래서 개발자들이 계속 에피소드를 개발하고 내놓고 질질끌고
    리니지처럼요... 첨엔 리니지도 에피스드가 별로없엇지만 서버에 사람이 늘고
    무한 노가다에 지쳐버린 사람들에게 신선한 아이템을 내놓으려고 햇지만
    결국엔 일부 유저들만을 위한 어처구니없는 잔치만 벌엿듯이...
    계속적인 행동과 거기서 거기인 게임스토리 먼 미래를 내다볼줄모르고
    현실에만 급급한 게임회사들은 결국엔 망하게 되있죠....
  • ?
    아라고른 2003.05.29 18:02
    한마디만 남기죠....
    국내 게임 개발사들 몽땅 망하고...
    무료 게임 따위는 찾아볼 수 없을 때쯤...

    여러분들은 해외의 훌륭한 게임들이 국내의 돈많은 퍼블리셔들이 수입해서 한글화 작업이 끝날 때쯤....

    한달에 만원 정도 내면서, 가끔 레크레이션으로 즐길 수 있는 세상이 되었을 때가 되면.... 즐거우시겠군요.. 참으로.......

    제발 국내 게임 개발사들 망하고, 앞으로 훌륭한 해외의 게임들만 플레이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공짜 게임이 없어져서 조금 서운하시겠다구요? 할 수 없죠... 당신들이 이 나라 게임 개발사들이 망하는데 도움을 줬으니..

    정당하게 돈내고, 적당히 즐길줄 아는 당신이 챔피언~
  • ?
    hizmo 2003.05.29 18:22
    과연 지금 무료화한 게임이나,무료테스트기간을 길게잡는 게임회사중에
    돈이남아 돌아서 유저들한테 봉사해줄려고 그런방식으로 서비스하는 회사가 몇이나 될까요?
    다들 울며겨자먹기로 온게임은 베타때꽁짜로 잠시즐기고 떠나는 유저들때문에 억지로 서비스중인거죠.

    제가 보기엔 이글 그저 담담히 현온라인세태에 대해 서술한 글일뿐이구요.
    망하라는 의도는 안보이는군요.
    오히려 아라고른님이 중간에 말한 우리나라 대다수의 공짜게임족들이 개발사들 망하도록 좀먹는 존재죠.
  • ?
    치세 2003.06.23 23:38
    좋은글 잘읽구 갑니당~~~~~
  • ?
    마이데이 2003.06.28 10:17
    온라인게임에서 또 하나의 문제는 엔딩이 없다는 것이다. 끝이 없다 보니 유저들이 치고
    올라오면 개발자들은 또 다른 영역을 만드는데, 개발자들 머리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초기에
    기획한 이상의 영역에 들어가면 게임이 재미없어진다. 미국이나 일본처럼 초기 기획이 데이터
    중심이 아니라 시스템 중심이고 이후의 기획에 있어서도 게임의 재미에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레벨 덜 오르게 할까... 어떻게 하면 화폐가치를 상승시킬까...
  • ?
    №.루브도™ 2003.07.15 12:05
    고독한 글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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