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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우리는 지구가 아닌 또 하나의 가상 사회 속에서 살고 있다. 이미 단순한 오락의 개념을 넘어서 ‘e-스포츠’라고 까지 불리는 온라인 게임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방대한 크기의 사이버 사회를 구축했다. 특히 가장 편중된 장르인 MMORPG는 ‘역할수행'을 모토로 현실 세계를 모방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실 사회로 되돌아오면, 연일 터지는 사건과 사고에 우리는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게임도 또한 그 속에서 크고 작은 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게임을 하면서, 그 사회에 속한 유저로서, 일어나는 일들 중 굳이 하나를 문제점으로 꼽는다면, 나는 비매너 플레이를 들고 싶다.

온라인 비매너. 조금 더 작게 본다면 게임 내 비매너 플레이. 또 하나의 나로 대변되는 캐릭터들이 모여 형성된 커뮤니티 안에는 속칭 ‘비매너 유저’들이 꼭 있다. 이들의 특징은 주로 주변의 타 유저에게 거리낌 없이 반말을 일삼으며, 더 심하게는 아무렇지 않게 욕설을 퍼붓는다. 또한 상대방을 비하하거나 스틸을 하기도 하며, 아이템이나 계정 등으로 사기 행위를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왜 이런 언어 폭력과 같은 비매너가 생겨나는 것일까? 가장 큰 원인은 ‘익명’이라는 데에 있다. 게임 내에서는 자신의 실명이 아닌 아이디로 표현이 되기 때문에 아무도 나를 모를 것이라는 생각이 팽배해져 있다. 이런 익명성을 바탕으로 상대방이 실질적인 자신을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욕설을 서슴지 않는 것이다. 결국 비도덕한 행위를 하면서도 죄책감을 느끼기는커녕, 그것이 비도덕한 행위인지조차 분간을 할 수 없는 도덕불감증에 걸리게 된다. 이런 도덕성의 결여로 인해서 비양심적으로 행동을 하고, 비양심적인 행동을 해도 아무 가책을 느끼지 않고, 계속 이렇게 나가다 보면 한 번 더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가볍게 말을 내뱉는 것이다.

또한, 승부에 집착하고 레벨을 올리기에만 급급하다보니 타 유저의 아이템을 스틸하는 행동도 자주 볼 수 있다. 남의 것을 훔치는 것은 현실 사회에서 엄연한 범죄 행위이나 게임 내에서는 스틸을 해도 당한 유저가 정확한 증거 자료를 제시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고를 해도별 의미가 없다.

시대가 바뀌어서 이제는 초등학생들이 인터넷을 점령하고, 게임에서는 특히 캐쥬얼풍의 게임(메이플 스토리, 카트라이더 등)들이 초등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오죽하면 이 게임들이 ‘초딩게임’이라는 꼬리표까지 달았나 싶다. 여기서 ‘초딩’이라는 말은 우리가 비매너 유저들을 만날 때, 아니면 스스로 이런 비매너 플레이를 할 때 꼭 빠지지 않는 단어이다.  ‘초딩’은 원래 초등학생을 줄여서 말하는 축약어이다. 그러나 지금은 초등학생을 가리키는 말이 아닌 것쯤은 다 알 것이다. 네티켓을 지키지 않는 비매너 유저들을 말할 때 “너 초딩이냐?”라는 식의 표현을 한다. 일부라고 말하기도 뭐하지만 잘못된 초등학생들로 인해 ‘초딩’이라는 단어 자체가 안 좋은 의미로 바뀌어 버렸으니, 정말 매너있는 초등학생들이 들으면 속상할 일이다.

키보드 워리어란 말도 있다. 키보드를 사용하는 인터넷 세계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악플, 욕설, 비방 등을 하나 막상 실생활에서는 소심하고 용기가 없는 이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게임은 그냥 게임이라고만 생각을 하는지, 굳이 현실 세계에서의 자신을 그대로 보여줄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인지는 비매너를 행하는 본인만이 알겠지만, 나는 이들이 현실 세계에서 행하지 못한 것들, 하고 싶었던 말들을 온라인상으로 옮기면서 보상심리를 통해 대리만족을 얻는다고 해석하고 싶다.


요즘은 게임 자체에서 매너캠페인을 실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비매너가 계속 지속된다면 성숙한 게임 문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럼 어떤 방법이 있을까? 우선, 개발사 자체에서 비매너 유저에 대해 확실히 제재를 가하는 방법이 있다. 신고 시스템을 확실히 잡아 비매너로 신고가 된 유저들은 플레이하는데 있어서 불이익을 주어야 한다. 아니면 매너를 등급으로 매겨서 상대방에게 나의 매너 등급을 공개할 수 있는 체계도 필요하다고 본다.

두 번째로는 카페나 웹진 등의 커뮤니티에서의 신고 체계의 활성화이다. 요즘은 대형 카페나 클럽 메뉴에 비매너 유저 게시판을 많이 볼 수 있다. 유저들은 게임을 하다가 비매너 유저에게 피해를 받으면 그 화면을 스크린샷으로 캡쳐하여 공개적으로 게시를 한다. 자신이 당한 피해를 증거 자료를 통해 공개함으로서 다른 유저들의 동의를 구하고 더 나아가서는 게임 내에서 그 비매너 유저에 대한 다른 유저들의 암묵적인 제재를 가하게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유저 스스로 자제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다. 자신이 타인으로부터 욕설을 비롯한 안 좋은 이야기를 들었을 때 기분이 나쁘듯이 내가 아무렇지도 않게 한 말이 다른 사람에게는 상처를 줄 수도 있다. 너무 원론적인 이야기이지만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것이라 생각된다. 서로를 이해하는 자세, 현실 세계에서도 필요한 자세이지만 나는 익명성을 바탕으로 한 온라인 세계에서 더욱더 지켜져야 할 매너라고 생각한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이 있다. 공통된 관심사를 가지고 게임이라는 세상 속에서 만난 것도 나는 소중한 인연이라 믿는다. 이런 소중한 인연들이 비매너로 인해서 악연으로 얼룩진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런 비매너가 사라져야 게임 문화를 좀 더 건전하고 성숙하게 발전시킬 수 있으며 이런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유저 본인이라는 사실을 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Comment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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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용돈십원임 2006.04.26 15:49
    다른글에의해선 전체적으로 공감하는부분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글에대해 조금 비판적으로볼수있습니다.
    몇년전만해도 게임속에는 적당한 아이템시스템이 구체화되지않아서
    대부분의 게임들이 아이템을 떨구면 그냥 다른유저가 와서 집어가게되었습니다.

    허나 지금은 게임이 많이 발전하여 요즘 속속히 나오는게임은 대부분 스틸방지 기능을하였거나 유저가죽인몹이 아이템을떨궜는데 유저가 못보고지나쳤을경우 딜레이시간을주어 다른사람이 당분간 집어갈수없도록 시스템이 체계화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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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레스 2006.04.26 16:09
    누가 아이템을집어가던, 떨구던 그모든책임은 당사자에게있는것이겠죠 좋은아이템이나왔는데 못보고 지나가는 유저나 , 횡제했다! 하고 공짜로 집어가는유저 이중 문제는 그냥 지나가는유저에게있다고봅니다. 엄격한 자신의실수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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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꾸러기 2006.04.26 22:13
    ↑ 하지만 좋은 아이템이 나온걸알고 먹으러 갈때 방해한다음 스틸하는 경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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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OD+ 2006.05.24 11:55
    처음부터 비매너는 없습니다. 대부분의 비매너는 이기주의(욕심)에서 나오는것이죠. 조금만 양보하고 자제하면 웃음으로 넘어갈수 있는 사소한 일로 부터 발생하죠.(예: 자리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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