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2.29 08:38

헤어짐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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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짐이란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본 일이라 생각 됩니다. 그것이 연인이건 부모건 우리는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을 겪으며 살아가야 하는 입장이죠.

오랜만에 맞이하는 휴일이라, 이곳 저곳 홈페이지를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예전 애인이 남겨놓은 게시물을 보게 되었죠. 한참을 망설였건만.. 이미 제 손은 익스플로러에 그녀의 홈페이지 주소를 입력하고 있더군요. 낮익은 주소, 낮익은 이름..

시간을 거슬러 5년 전으로 돌아가 보면 이번에 제가 사귄 애인은 제 생의 두 번째 애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으로 애인이란 것을 가져보고 그들과 같이 생활한다는것.. 결코 쉬운일은 아니였습니다. 애인이건, 친구건 타인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서로의 어느 정도의 베려가 따라야 하며, 애인이라는 울타리에 서로가 구속되어 있어야만 하기 때문이죠. 지금 뒤를 돌아보면 그다지 길게 느껴지지 않지만 그 엄청나게 긴 시간을 증명하듯 정리를 하는 것은 쉽지가 않았습니다.
누군가를 잊기위해 노력해 본 적 있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낮익었던 모든 것이 생소해 질때까지 그 사람과의 추억은 사람을 아프게 하고 약하게 만들더군요. 사실 그날 그렇게 다투고 나서도 그게 끝이란걸 몰랐습니다. 며칠을 혼란속에 잠겨 그 사람의 행동을 지켜 보고서야 모든 것이 끝났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죠. 사라져 버린 커플카페, 바뀌어 버린 그 사람의 비밀번호..

왜일까요? 끝났다는 것을 알고도 눈물도 슬픔도 없었습니다. 어벙벙한 표정으로 한참동안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다가 제가 매일 하는 게임에 접속해서 게임을 했죠. 무언가 정말 답답하기는 한데 거기에 대한 어떠한 표현도 감정상 나타나질 않았고, 물론 제 생활에도 어떠한 변화를 주지 않았습니다. 며칠간.. 계속 말입니다.

어느덧 2주가 되어가고 그 사람과 지내왔던 기억들.. 그리고 추억들을 지우기 위해 노력하는 단계까지 와 버린 저는 이런 저런 소품들과 사진들을 정리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원치 않았던 "새로운" 이란 길을 가기 위해 남겨진 것들은 정리 해야만 한다는 것이 참으로 답답하고 어이없는 일이었지만 더 이상 그 사람을 붙잡을 힘도 이유도 찾지 못한체 모든 것을 포기해 버렸죠.

바보같은 짓이었습니다.

웃기는 일이지만 돌아보면 그렇게 짧아 보이던 3년이란 기간이 마치 자신의 크기를 과시하듯 제 앞에 커다란 과제를 내 놓더군요. 제가 여지껏 신경쓰지 않았던 곳에서부터 태워도 태워도 사진은 나오고, 상자가 다 차도록 소품들을 정리해도 생각지 못했던 곳에서부터 끊임없는 흔적들이 나타났습니다.
같이 하려고 샀던 게임 CD에서부터 항상 끼고 다니던 가죽 장갑과 이미 오랜시간 사용되 너덜너덜 해져 버린 지갑. 헨드폰과 전화번호부, 깜짝선물로 준비했다가 잠들어 버려 미쳐 생각해내지 못해 긴 시간을 주인 없이 기다려온 반지까지...
그리고 그제서야 서서히 슬픔이 찾아 오더군요. 전혀 생각도 못했던 곳에서 나온 흔적들이 잊어 버리고 있던 기억이 되서 돌아오니 당연한 일이 아닐까요?
그 사람의 홈피에서도 저와 비슷한 글들이 남겨져 있더군요. 무언가 하지 못한 마지막 말들을 남긴 듯 가슴 깊게 그 글들을 받아드렸습니다.

받은 것도 많고, 아쉬운 것도 많았습니다.
헤어짐, 그것은 혼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사랑과 마찬가지고 서로가 각각 타인을 포기했을 때만 할 수 있는 일이란거...
여러분도 이러한 상황에 처해있다면, 그 사람을 포기하지 않도록 노력해 보세요..
....
그리고 그 사람 역시 항상 꿈에 그리던 좋은 사람 만나길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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