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밴드의 시청률이 17%를 넘어 껑충 뛰어 올랐다. 그도 그럴 것이 오빠밴드를 등한시 했던 필자도 시선을 떼지 못했을 정도였다. 사실 필자는 1박2일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항상 같은 포맷인 것 같아 채널을 돌려 버렸다. 채널을 돌린 곳이 오빠밴드였다. 이 날도 어김없이 티격태격 싸우다가 끝낼 줄 알고 별 기대는 하지 않았다.

거의 후반 공연 장면까지 보고 난 뒤에 오빠밴드가 추구하고자 했던게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이제 부터 이걸 적어 보겠다.

일요일의 버라이어티를 평정하던 일밤이 힘을 잃었다. 많은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았지만 인기는 커녕 한자리 수의 시청율로 고전을 했다. 리얼리티를 충분히 살린 '우리 결혼했어요'를 비롯해 세바퀴도 매너리즘(현상을 유지할려고 하는)에 빠져 들면서 난관을 헤쳐 나가지 못하는걸 지켜 보았다.


먼저 일밤 '오빠밴드' 제작진에게 박수를 쳐 주고 싶다. 무한도전-1박2일-패밀리가 떴다를 심도 있게 분석 한데 대해서 말이다. 일밤은 이 난관을 헤쳐 나가기 위해 모든 트렌드를 받아 들이고 발전 시켰다. 오빠밴드가 일밤을 살려 주리라 의심치 않을 정도다.

오빠밴드는 리얼리티를 추구한다. 트렌드를 받아 들인 결과다. 그러나 MC 또는 구성원들을 보면 너무 식상한 인물들이다. 물론 그쪽 매니아 분들이나, 팬분들이 본다면 식상하다는 말에는 절대 동의 하지 않겠지만 일반 시청자의 시각에서 바라 보면 그렇다는 말이다.

신동엽, 탁재훈, 김구라가 TOP MC라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다. 시청률의 마지노선은 지켜 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물들이다. 그러나 오빠밴드라는 리얼리티에서 진행 이외에 무엇을 보여 줄 수 있을까? 의심부터 들었다. 유영석씨는 탁월한 뮤지션이라는 건 모두 공감 할 터이다. 음악계의 TOP 클래스라는 거다. 10대를 겨냥한 듯 보이지만 슈주의 성민은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하는 아웃사이더다. 그리고 트랙스란 이름을 알리게 된게 가장 기뻤다는 진지청년 김정모.

이들이 무엇을 보여 줄 수 있을까? 리얼리티는 이미 평균 이하의 인물들이 주도하는 무도-1박2일-패떴이 장악하고 있다. TOP 클래스인 그들의 어설픈 리얼리티는 오히려 조작이 아니냐는 반감마저 불러 올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여기서 그들의 미래를 보았다.

버라이어티와 음악계를 평정 해 나가는 그들이 말로만 평균 이하가 아니라 실제로 평균을 넘어 바닥의 인생이 되었다.

학창 시절에 해 본 기타를 꺼내 든 신동엽, 박자도 맞추지 못하는 드럼의 탁재훈, 버라이어티에 적응할려고 하지만 번번히 실패하는 유영석, 아이돌 그룹계의 아웃사이더인 성민과 김정모, 자신의 능력이 이정도 밖에 안되는 양 폐차장 같은 곳만 섭외하는 김구라.

이걸 볼 때, 오빠밴드는 탑 클래스들을 바닥의 캐릭터들로 만드는데 완벽하게 성공 했다. 그리고 그들은 무도-1박2일-패떴에는 없는 요소를 만들었다.

그 중 하나는 '목표'이다. 그들만의 목표가 아니라 시청자와 함께 추구해 나가는 목표를 프로그램에 심었다. 많지 않은 시청자겠지만 그들의 목표에 같이 동참 해 주고, 그들이 목표를 이루었을 때, 기꺼이 박수를 쳐 주는 그런 시청자들이 생겼다는 말이다.

오빠밴드는 보는 재미도 있다. 그들에게 음악성을 사사하는 무림고수들이 종종 등장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TV에 자주 등장 하지 않는 고수들이다. 그들의 일갈은 오빠밴드의 실력을 급상승 시켜준다. 마치 무협지의 주인공이 숨겨진 던전에서 고수들을 만나 실력과 내공이 일취월장 하는 것 처럼 말이다. 나름 무림의 고수인 유영석 마저 넉다운 되는 상황도 흥미롭다. 또한 객원 여자 보컬의 등장도 볼만 하다.

그리고 그들은 직접 시청자가 될 시민들에게 자신들의 무공을 시험 받는다. 어떤 때는 병원에서 의사들로 이루어진 고수들과 대결을 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콘서트장의 게스트로 나와 실력을 조심스럽게 평가 받기도 한다.

오빠밴드는 앞으로 더 큰 무대와 더 강력한 고수들과 만날 것이다. 한없이 작아지는 자신들을 재확인 해 볼 수 있을 것이며, 기쁨과 감동의 눈물을 흘릴 날도 있을 것이다. 오빠밴드 출연진의 면면을 살펴 보면 아직도 갈길이 수만리인 것 같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기에 언젠가는 끝장을 볼 수 있을거라는 기대감, 바닥의 밴드 인생들이 무림 고수들을 만나 실력을 쌓아 가는 레벨업의 기쁨, 시청자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기나긴 여정의 스토리.

이것이 무한도전-1박2일-패밀리가 떴다에는 없는 그들만의 요소이며, 재미요, 즐거움이다.

한가지 당부 하고픈 말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해 무리한 수단 즉, 대본에 의한 조작은 조심해야 할 것이다. 물론 대본 없는 리얼리티는 없다는 걸 잘 안다. 그 만큼 차별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전문적인 작가진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일테다. 표시 나지 않게 하란 말이다.

어쨌든 주 활동계에서 최강 고수를 자처하는 그들이 밴드생활을 하면서 중수는 커녕 하수로 포지션이 완벽하게 바뀐 점과, 음악계 고수들의 시원시원한 가르침과, 그들의 노력과 눈물을 상쇄 시켜 줄 만큼의 관객들의 호응이 좋았다는 점에서 새로운 포맷의 프로그램이 탄생 한 것 같다는 평가를 내린다.

앞으로 시청률 난조도 있겠지만 그들이 목표로 했던 걸 모두 이룰 때 까지 프로그램이 지속 되었으면 좋겠고, 더 많은 시청자들과 같은 목표를 향해 달리기 위해 시청률도 높아졌으면 좋겠다.

현재 '오빠밴드를 찾아 주세요' 게시판엔 전국 각지의 시청자들이 천건이 넘는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큰공연이든 아주 작은 공연이든 간에 말이다. 매니저인 김구라가 바빠지겠다. 풍성한 콘텐츠가 기대된다.

오빠밴드 파이팅~!!

 

Who's 하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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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속의 숨은 진실을 찾아 내고픈 아마추어 논객...
그림자 속의 진실이 허상이라는 걸 깨달았을 때...
나는 진정한 논객이 되어 있을 것이다.

[OnlifeZone] 병아리 논객 "하데스"
Comment '14'
  • ?
    스파군 2009.07.22 19:03
    오빠밴드는 안보지만 목표가 있다라고 하면 천하무적 야구단도 비슷한 느낌이랄까요...
    어느덧 멋진 플레이도 하나두개씩 하는 그들을 보며 즐겁더군요..
  • 하데스 2009.07.22 19:29
    #스파군
    헉.. 그러고 보니 천하무적 야구단도 비슷한 느낌이네요.
  • ?
    히무라켄신 2009.07.22 19:06
    요즘 재밌게 보는 프로그램은 패떳 이나 천하무적 야구단 정도.
  • ?
    인피니티찰스 2009.07.22 19:08
    요즘 즐겨보는 예능은 무도, 천하무적야구단...
    전역하고나서 예능은 그닥 눈이 안간다는..
  • ?
    Jessica 2009.07.22 19:17
    개인적으로 예능은 다운받아서 죄다 보는지라 -ㅅ-
  • 인피니티찰스 2009.07.22 19:20
    #Jessica
    접수되었습니다.......-_-ㅋ
  • ?
    Kaisar 2009.07.22 20:22
    졸라 재밋음 오빠밴드
  • ?
    소년 2009.07.22 21:25
    요즘 오빠밴드랑 천하무적야구단이 잘나가는 이유가 역시 목표가 있어서겠지요?? ㅋㅋ
    하루가 다르게 일취월장하는 멤버들을 보고 있노라면 제가 다 흥이나더랩니다 ㅎㅎ

    또, 오빠밴드를 보면서 학창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꿈꿔왔던 '밴드'에 대한 열망이 다시 살아나는것 같아 좋았습니다.
    오빠밴드에는 그 뭐랄까, 일시적인 웃음이나 재미는 다른 버라이어티보다는 떨어질지 모르겠지마는,
    뭔가 사람을 끌어당기는 흡입력이 있다고 해야하나?? ㅋㅋ
    그런 기분이 들어서 매주 챙겨보고 있습니다 ㅎㅎ
  • ?
    마루 2009.07.22 22:31
    천하무적 야구단,, 매주 인터넷으로 공홈가서 보는대,,


    석현인가 뭔가는 바로패스,
  • 인피니티찰스 2009.07.22 22:38
    #마루
    삼촌이 생겼어요...
    잘 보다가 왕석현이 윤아랑 포옹하고 희철과 키스하는거 나온이후로 안봄-_-;
  • ?
    아지다하카 2009.07.23 22:02
    음 ...다 안보는 것들..
  • ?
    Jessica 2009.07.24 19:10
    석현이 이놈..

    여자들을 쳐다보는 눈빛이 장난아님..... 어린이의 눈빛이 아니야.. orz...
  • ?
    최온프 2009.07.28 11:46
    2회까진 재밌게 봤는데
    솔직히 점점 재미성은 잃어가는거 같습니다.

    글구 1박2일과 무도의 차이점은 무도는 10대가 본다는 거고 1박2일은 중장년층이 많이 시청한다는 것. 그리고 1박2일은 서로 서로가 까고 까이는 데에서 재미가 온다는 것? 뭐 고정도.. 저도 예능은 우결이나 스타킹 빼고 잘 안보는 편이지만ㅋ
  • ?
    Mei_*Sia 2009.08.02 19:38
    으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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