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밥을 먹기 전에 TV를 켜서 채널을 여기 저기 돌리다가 어느 채널을 지나쳤는데 자막에 노무현 대통령 사망이라고 뜬 것을 어렴풋이 순간적으로 보았다. 나는 잘못 본 것 같아서 다시 채널을 되돌렸는데 이런.... 정말 사망이라고 쓰여 있는 게 맞았다. (해당 방송에서는 곧 사망에서 서거로 정정)
순간 머릿 속은 급작스런 충격으로 하얘졌지만 이내 담담해졌다. 사인은 산에서의 실족사라고 하는데 해당 방송에선 자살 가능성이 있다고 했지만 최근의 여러 정황으로 봐서 누구나 추측할 수 있듯이 자살인 것 같았다. 방금 인터넷 기사를 확인하니 유서까지 있다고 하니 자살이 맞다. 본인을 비롯한 가족 등이 연루된 뇌물 사건에 괴로워 하며 더이상의 검찰 수사가 진척되는 걸 막기 위해 스스로 희생한 것 같다.
참 안타깝다. 뇌물 사건으로 정치적 생명이 사실상 끝났고 가족까지 연루되어 큰 시련이 닥치긴 했지만 전직 대통령의 위치를 생각하면 자살은 정말 하기 힘든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 사건들을 보면서 자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나지막히 했지만 내 결론은 앞서 말한 그것이었다. 그러나 내 결론은 빗나가고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뉴스를 보면서 어머니께서 한마디 하셨다.
" 대통령 안 됐으면 더 오래 살았을텐데...."
정말 아이러니다. 대한민국 역사에 길이 남을 본인의 명예를 위해서(물론 국가를 위한 봉사정신도 있었을 것이다.) 온갖 고난을 겪으면서 본인의 능력은 기본이고 천운까지 따라야 한다는 대통령직에 도전하고 또 꿈을 이뤄 대통령으로서의 임무를 다 한 것이 결국은 자신의 인생에 오점을 남기는 계기가 되고 자신의 명을 재촉하는 일이 될 줄이야.... 물론 비약이 있지만 나도 모를 허탈감에 자꾸 그런 생각이 든다.
이런 비극적인 결말로 생을 마감했지만 그분을 좋아하고 따르던 많은 국민들은 깊은 애도를 표하고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다. 그분을 지지했던 나 또한 깊은 애도를 표하고 아마 선거 때만 되면 그가 생각날 것 같다. 저 세상에선 큰 짐을 벗길 바라면서.. 이만 줄인다.
와 닿는 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