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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밤 경남 창원에 있는 육군 군수사령부 예하 제9탄약창 2경비중대 1소대 내무반에서 소대원 30여 명이 과자와 음료수를 가운데 놓고 둘러앉았다. 이튿날 전역하는 현상환(23·부산 동대신동) 당시 병장의 환송회였다.

이 자리에서 현 병장이 사과박스 2개 분량의 선물을 후임병들 앞에 풀어놓았다. 고등학교 영어 참고서, 마술카드, 영국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튼의 CD…. 현 병장이 전역을 한 달 앞둔 시점부터 후임병 30여 명을 한 명 한 명 붙들고 "꿈이 뭐냐"고 물은 다음 각자의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물건을 골라서 구입한 선물이었다.

체력이 약해서 동료 병사들이 축구를 즐길 때 홀로 벤치를 지키기 일쑤인 윤모(21) 이병은 축구공을 받았다. 축농증을 앓는 서모(21) 이병은 코골이 예방법 책자를 받아 들고 쑥스러워 했다.

▲ 경남 창원 군수사령부 제9탄약창 2경비중대 1소대 장병들이 생활관(내무반)에서 전역한 선임병 현상환 병장으로부터 받은 각자의 선물을 갖고 모였다. /김용우 기자
10대 시절 폭주족이었다가 군 입대 후 마음을 잡고 대입 검정고시를 준비하기 시작한 정모(22) 병장은 대입검정고시 기출문제집을 받았다. "아버지가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라고 한숨 쉬던 전모(23) 상병은 아버지에게 보낼 편지지 세트와 우표를 받았다.
현 병장이 "말년 휴가 열흘을 꼬박 선물 고르고 사는 데 투자했다"고 하자, 후임병들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현 병장이 선물 구입에 쓴 돈은 53만3470원이다. 그는 전역을 한 달 앞두고 월급통장을 정리하다가, 5개월 전 현금카드를 분실하는 바람에 매달 9만7500원씩 들어오는 월급을 잊고 지냈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그 돈의 용도를 고민하다가 '어차피 매점에서 간식 사 먹으며 써버렸을 텐데 후임병들을 위해 쓰자'고 생각했다"고 했다.

환송회 이튿날 전역한 현씨는 본지와 통화에서 "2년 남짓한 힘든 군 생활을 가족 같은 동료병사들과 함께 버텼고 '제대하면 작곡공부를 하고 싶다'는 희망으로 견뎠다"면서 "후임병들도 정과 꿈으로 버티길 바랐다"고 했다. 그는 전역하자마자 실용음악학원에 등록했다.

소대장 홍일봉(25) 중사는 "현 병장이 남긴 희망 선물 덕분에 요즘 내무반 공기가 훈훈하다"고 했다.


원문
2008년 12월의 어느날.

전역을 몇 주 안 남기고
문뜩 월급 통장을 확인해 봤다.


몇 달 전에 월급 카드를 지갑 째로
잃어 버려서 엉겹결에 한 50 좀 넘게 모였더라.

고민했다.
이 돈을 어디다 쓸까.
삼성전자 한 주 사서 주갤 입성할까.
아니면 술이나 퍼 마시러 댕길까.

그러다 문뜩.

어차피 PX에서 이거저거 쳐먹었으면
다 썼을 돈인데, 그냥 애초부터 없었던 셈치고
남아 있는 새퀴들을 위해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돈으로

소대원 한명 한명의 소원을 이뤄 주기로 했다.
아니 적어도 이뤄 줄 수 없다면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기로.

그 날부터 모든 소대원들의 꿈을 조사했다. 한명 한명.
(은근 빡세다 ㅅㅂ)


어떤 놈은 맨날 폭주질만 하다가 고등학교 중퇴해서
검정고시 패스하는 게 꿈이고.

어떤 놈은 축구는 존내 좋아하는데 체력이 ㅄ이라
맨날 벤치만 지켜서 축구 좀 끼여서 해보는 게 꿈이고.

또 어떤 놈은 원래 미술 하던 놈인데, 세상살이 이렇게 저렇게 살다보니
포기해서.. 다시 미술 시작하는 게 꿈이고.

또 어떤 놈은 태어나서 공부라곤 한번도 안 해봤지만
그저 일본에 가보는 게 꿈이라 일본어 공부하는 새퀴도 있고..

저마다 꿈이 다 다르더라.

그래서 한 명 한 명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각자 선물을 하나씩 준비했다.

인터넷에서 살 수 있는 건 사고, 안되는 건 직접 돌아다니면서 샀다.

한 40 좀 안 들게 들더라.
ㅅㅂ.. 사고 나서 존내 후회. 내가 미쳤지.

어쨋건 다 준비해서 부대로 들고 갔다.


존내 무겁더만 ㄷㄷ


그리고 대망의 전역 전날.

전역 파티때 마지막으로 소대원 한 명 한 명한테
각자의 꿈에 대해 말해주면서 하나씩 하나씩 선물을 나눠 주고.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줬다.



지금 가지고 있는 그 꿈.
절대 잊지 말고, 꼭 이뤄라.

내가 지금까지 힘든 군생활을 견디고 해왔던 건
이루고 싶은 꿈이 있어서였다.
ㅈ같아서 때려 치우고 싶을 때도,
그 꿈 하나 생각하면서 견뎠다.

봐라. 늬들 중에 꿈 없는 사람 있냐?
이 세상에 크건 작건 꿈 없는 사람은 없다.
그거 하나 만으로 아무리 힘들어도 ㅈ같아도
견딜 수 있는 거다.
군생활도. 하루 하루 살아가는 삶도.

그러니까 그 꿈에 대한 희망을 잃지 말고
견뎌냈으면 좋겠다.



그리고 마지막 사진 한 장.
원래 30명인데 몇 명 안 나옴 ㅅㅂㅋ








PS. 지금 군생활 하고 있는 새퀴들, 그리고 곧 군대갈 새퀴들아.

하루 하루가 똥줄타고 ㅈ같고 때려 치우고 도망가고 싶지?
 별 수 있냐, ㅈ같아도 일단 처한 현실인데.

그럴 땐 꿈을 꿔라.

늬들 가슴 속에 이루고 싶은 꿈을 품고 있으면
하루 하루 살아갈 힘이 되고 희망이 될거다.



새퀴들아





힘내라.



http://gall.dcinside.com/list.php?id=hit&no=7095&page=1

이 맛에 세상 살아가나 봅니다.
마음이 훈훈해지고 좋습니다~
다들 하시는 일 잘되시길..
Comment '15'
  • ?
    9timez 온프 대장 2009.01.30 23:02
    캬.....멋진 남자다.

    멋진 예비역.
  • ?
    title: 매니저 아이콘보라색 2009.01.30 23:04
    훈훈하다
  • ?
    키세츠 2009.01.31 17:02
    주식. 펀드 -ㅅ-;;;
    개미지옥으로 유인...;;;
  • ?
    브이 2009.01.31 21:23
    참 사랑이 많은 남자네요... 저런 남자라면 김태희랑 사겨도 부러워하지 않을테야~~~~~~~
  • ?
    Puhols.com 2009.02.01 04:41
    'ㅡ' 훈훈하네요. 좋은글..
  • ?
    록리 2009.02.02 09:33
    어흫 정말 찡하네요.. 좋은글 잘보고갑니다. (추천 누르고 갈께요!)
  • ?
    메론바 2009.02.02 16:34
    곧 군대가실 분들 군복무 하고 계신 분들

    꿈을꾸세요. 전역하는 꿈을..

    군대는 전역하고 나면 한순간의 악몽 같습니다.

    전 전역한지 2년째인데도 아직

    군대에서 복무하는 악몽을 꾼답니다^ ^

    그러고 보니 나도 탄약창 경비중대 였군아 ㅋㅋㅋ
  • ?
    wenyamaro 2009.02.03 00:03
    죤나멋있다 ..ㅠ_ㅠ ..
  • ?
    Pluto 2009.02.03 15:03
    오~~
  • ?
    불효 2009.02.04 05:43
    전 철들었을때부터 지금까지 꿈을 이루려고 허비한 시간만 이제 8년쨰네요

    현재 21살이니 중1떄부터 꿈꿔왔던걸 계속 이루려고 노력하고있답니다.
    (현실적으로 너무 늦어버렸지만)



    ps:저분 존경스럽네요. 11월달에 입대인데..흠
  • ?
    SinPlus 2009.02.05 01:35
    멋있다......훈훈......ㅠㅠㅠㅠㅠㅠㅠㅠ
  • ?
    살인 2009.02.05 22:06
    훈남 병장이네요

    'ㅡ'
  • ?
    도오토리 2009.02.09 21:30
    몇일전에 후임이엿던 형 말출 나왓다고 연락이 왓...문득 그떄가 생각나죠...

    나중에 전역 얼마 안남기고 맞후임이랑 차 마시면서 "첨에 너 왓을떄 고참들한테 개념챙겨주라고 갈굼 받앗엇다"라고 웃으면서 얘기하고....

    그때는 힘들고 앞이 깜깜햇어도 지나고 생각해보면 좋은 추억이엇던거 같습니다요~
  • ?
    이별 2009.02.22 13:27
    나도 저런 선임이 될수 있을까 ? -_-;;
  • ?
    신디케이트 2011.04.20 08:51
    멋있다 훈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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