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2669 추천 0 댓글 0


국정원 진실위, 이후락 "난 하고 싶은 줄 알아" 발언 등 정황
중정 주도 확인 불구 직접증거 못 밝혀
'과잉충성 결과' 가능성도 열어놔 진실 여전히 안개 속
"KAL기 폭파사건은 北소행…안기부 조작 없어" 확인

국정원 진실위는 24일 김대중 납치 사건 최종 조사결과 발표에서 중앙정보부가 납치를 계획하고 주도했다는 점은 분명히 밝히면서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 여부는 명쾌히 하지 못했다. 이 부분은 계속 논란거리로 남게 됐다.

진실위는 전직 중정직원들과 용금호(김 전 대통령을 일본 오사카에서 부산으로 나른 배) 선원 면담 조사, 각종 국정원 존안 자료 조사 등을 통해 중정의 납치 주도를 명백히 밝혀냈다.

김 전 대통령이 1973년 7월 10일 미국에서 일본으로 들어온 직후 이후락 당시 중정부장이 이철희 정보차장보에게 납치 공작을 지시했고, 이에 대한 이 차장보의 진술도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 납치 계획을 담은 ‘KT공작 계획’이 작성됐다는 점도 밝혀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직접적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다만 정황을 들어 박 전 대통령의 사전 지시 가능성 및 묵시적 승인은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진실위는 그 정황으로 ▦이 부장이 이 차장보의 반대에 부딪히자 “나는 하고 싶어서 하는 줄 알아”라고 했던 점 ▦현지 공작 책임자였던 김모 주일 대사관 공사가 “박 대통령의 결재를 확인하기 전에는 공작을 수행하지 않겠다”고 버티다 곧 적극 협조 한 점 ▦박 전 대통령이 사건 발생 후 관련자들을 처벌하지 않고 보호한 점 등을 들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정황이다.

진실위는 이 부장이 독단적으로 벌인 일이었다면 ‘과잉충성’이었을 수 있다는 추정도 같이 내놓았다. 이 부장이 박 전 대통령의 정적이자 반유신 활동을 하던 김 전 대통령을 납치해 당시 ‘윤필용 사건’(당시 윤 수경사령관이 술자리에서 박 대통령 후계자로 이 부장을 거론해 처벌 된 사건)으로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려 했다는 것이다.

납치의 목적이 살해였냐, 단순 납치였냐는 부분에 대해 진실위는 단순 납치 쪽에 무게를 뒀다. 진실위는 “애초 암살 계획이었으나 중도에 상황 변화로 단순 납치로 변경됐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호텔에서 납치한 이후에는 단순 납치 계획이 확정돼 실행됐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진실위는 또 당시 정부의 조직적 은폐의혹을 지적하며, “한국 정부는 물론, 일본 정부도 진상 은폐에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KAL858기 폭파 사건과 관련해서는 진실위가 당시 국가안전기획부의 조작ㆍ기획은 없었다고 정식으로 확인한 데 의의가 있다. 북한이 벌인 일임을 분명히 함으로써 이 사건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논란을 불식시킨 셈이다.

다만 진실위는 “당시 안기부는 대선을 앞두고 이 사건을 여당 후보에게 유리하게 이용하기 위해 선거전에 범인 김현희씨를 압송하려는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다”고 정부의 정치적 이용을 꼬집었다.

한편 이날 3년 간의 조사를 끝낸 진실위 활동에 대해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려는 노력을 했다”는 평가와 함께 “자료 부족과 강제 조사권이 없는 등의 이유로 한계가 많았다”는 지적이 함께 나왔다.


포인트 안내 - 글 작성: 20 / 댓글 작성: 2

List of Articles
번호 카테고리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21 세상만사 태평양 떠다니는 두 개의 쓰레기 섬 1 1 L 10.26 4370
120 세상만사 현미경 너머로 ‘극락세계’ L 10.26 3655
119 세상만사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총기사고, 일병사망 3 2 L 10.26 4475
118 세상만사 몸싸움을 벌이는 리오스와 이호준 지아야 10.26 2771
117 세상만사 경북 칠곡 '간판없는' 순대국밥집 주차장엔 명품차로 북적··· 비결은? 지아야 10.26 3809
116 세상만사 오도가도 못해~ 얼음 덩어리 위 난감한 북극곰, 사진 화제 6 5 지아야 10.26 3878
115 세상만사 버핏, 존경받는 이유 있었네…'소탈한 갑부' 화제 1 1 지아야 10.26 3105
114 세상만사 ‘인류애’ 노래하는 스콜피온스 “한반도 통일 머지않을 것” 지아야 10.26 3193
113 세상만사 제가 느낀걸 같이 토론해보고 싶습니다.. 3 3 석탄 10.25 2803
112 세상만사 서울보다 큰 초대형 ‘남극 빙산’의 탄생 장면, 위성 포착 L 10.24 3249
111 세상만사 장애인 울린 장애인시설 원장 1 1 L 10.24 3007
110 세상만사 한국 비보이팀 '배틀 오브 더 이어' 우승 4 2 L 10.24 4699
109 세상만사 김상혁 컴백 어떻게 생각 하시나요 ? 10 7 L 10.24 3353
108 세상만사 학교 화장실에 소변기 칸막이 설치를 하면 어떨까? 10 8 L 10.24 6757
107 세상만사 국내 발레스타 누드사진 촬영 논란(종합) 지아야 10.24 3863
106 세상만사 올림픽 전후 ‘중국발 위기설’ 솔솔 지아야 10.24 2762
» 세상만사 朴대통령 "DJ납치 지시" 직접증거 못 밝혀 지아야 10.24 2669
104 세상만사 평사원들 “가장 짜증나는 상사는 과장” 지아야 10.24 3164
103 세상만사 모자이크 처리해도 원래처럼 되살린다 지아야 10.24 3996
102 세상만사 게임개발사들 "내 식구도 못 믿겠네" 깐밤 10.24 301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671 3672 3673 3674 3675 3676 3677 3678 3679 3680 ... 3682 Next
/ 3682
많이 본 게시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