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05년 8월 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동아시아선수권대회 한국과 북한의 경기가 시작되기 전 태극기와 인공기가 함께 펼쳐진 가운데 양측 국가가 연주되고 있다. /조선일보DB
北, 내달 26일 월드컵축구 평양 南北대결 '억지'
한국측 "양보 못해"… 제3국서 열릴수도
내달 26일 평양에서 열릴 예정인 2010 남아공월드컵 축구대회 아시아 3차 예선 한국과 북한 경기의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북한측이 "공화국 역사상 태극기가 하늘에 나부끼고 애국가가 울린 적이 없다"며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 한국응원단 방북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의 조중연 부회장과 고승환 대외협력국장 등 한국 대표단 7명은 지난 5일 개성을 방문, 손광호 체육지도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한 대표단과 월드컵 예선전 실무협의를 가졌다. 대한축구협회는 앞서 지난해 12월 선수단·기자단·응원단·경기장 사전답사에 관한 공문을 보냈고, 이날 북한측 입장을 듣고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북한 대표단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계속된 회의 내내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로 남북 대결구도를 조장할 필요가 있느냐. 화합 차원에서 한반도기와 아리랑으로 대신하자"는 말만 되풀이했다. 선수들 유니폼의 태극기도 한반도기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축구협회가 제시한 한국응원단 1000명 원정 응원에 대해선 "우리 인민들이 남측 선수들을 열렬히 환영하고 응원해줄 텐데 남측에서 올라올 필요가 있느냐. 충돌이 생기면 어떻게 하느냐"며 거부했다. 취재기자 숫자는 한국 쪽에서 50~85명을 얘기했지만, 북한은 한 자리 숫자로 하자고 잘라 말했다.
한국 대표단은 "국가 대표팀 간의 A매치에서 국기 게양과 국가 연주는 국제축구연맹(FIFA) 경기규정 22조에 명시돼 있다. 응원단과 기자단 상호 방문은 분단국가의 화합하는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설득했지만 북한측은 요지부동이었다. 남북 교류 상징성을 띤 선수단의 육로 이동 제안도 거절당했다. 고승환 국장은 "협의는커녕 대화 자체가 진행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는 태극기와 애국가 문제는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1990년 10월 능라도경기장에서 열린 남북 통일축구와 같은 친선경기가 아니라 대표팀 간의 공식 A매치이기 때문이다. 2005년 8월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동아시아대회 2차전 한국과 북한 경기(0대0)가 벌어졌을 때 북한의 인공기를 게양하고 국가를 연주해준 전례가 있어 형평성에도 어긋난다.
축구협회는 북한측이 이달 말까지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경우 FIFA에 조정·중재를 신청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조 부회장은 "북한이 어떻게 결정할지가 관건이며,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제3국에서 경기가 치러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은 20개국이 4개국씩 5개 조로 나눠 조별 상위 두 팀이 최종 예선에 진출하며, 한국과 북한은 같은 3조에 속해 있다. 한국은 투르크메니스탄을 4대0으로 꺾고, 북한은 요르단 원정경기에서 1대0으로 이겨 1승씩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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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생각하는게 너무 꽉 막혔음
2005년 8월 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동아시아선수권대회 한국과 북한의 경기가 시작되기 전 태극기와 인공기가 함께 펼쳐진 가운데 양측 국가가 연주되고 있다. /조선일보DB
北, 내달 26일 월드컵축구 평양 南北대결 '억지'
한국측 "양보 못해"… 제3국서 열릴수도
내달 26일 평양에서 열릴 예정인 2010 남아공월드컵 축구대회 아시아 3차 예선 한국과 북한 경기의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북한측이 "공화국 역사상 태극기가 하늘에 나부끼고 애국가가 울린 적이 없다"며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 한국응원단 방북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의 조중연 부회장과 고승환 대외협력국장 등 한국 대표단 7명은 지난 5일 개성을 방문, 손광호 체육지도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한 대표단과 월드컵 예선전 실무협의를 가졌다. 대한축구협회는 앞서 지난해 12월 선수단·기자단·응원단·경기장 사전답사에 관한 공문을 보냈고, 이날 북한측 입장을 듣고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북한 대표단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계속된 회의 내내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로 남북 대결구도를 조장할 필요가 있느냐. 화합 차원에서 한반도기와 아리랑으로 대신하자"는 말만 되풀이했다. 선수들 유니폼의 태극기도 한반도기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축구협회가 제시한 한국응원단 1000명 원정 응원에 대해선 "우리 인민들이 남측 선수들을 열렬히 환영하고 응원해줄 텐데 남측에서 올라올 필요가 있느냐. 충돌이 생기면 어떻게 하느냐"며 거부했다. 취재기자 숫자는 한국 쪽에서 50~85명을 얘기했지만, 북한은 한 자리 숫자로 하자고 잘라 말했다.
한국 대표단은 "국가 대표팀 간의 A매치에서 국기 게양과 국가 연주는 국제축구연맹(FIFA) 경기규정 22조에 명시돼 있다. 응원단과 기자단 상호 방문은 분단국가의 화합하는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설득했지만 북한측은 요지부동이었다. 남북 교류 상징성을 띤 선수단의 육로 이동 제안도 거절당했다. 고승환 국장은 "협의는커녕 대화 자체가 진행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는 태극기와 애국가 문제는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1990년 10월 능라도경기장에서 열린 남북 통일축구와 같은 친선경기가 아니라 대표팀 간의 공식 A매치이기 때문이다. 2005년 8월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동아시아대회 2차전 한국과 북한 경기(0대0)가 벌어졌을 때 북한의 인공기를 게양하고 국가를 연주해준 전례가 있어 형평성에도 어긋난다.
축구협회는 북한측이 이달 말까지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경우 FIFA에 조정·중재를 신청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조 부회장은 "북한이 어떻게 결정할지가 관건이며,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제3국에서 경기가 치러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은 20개국이 4개국씩 5개 조로 나눠 조별 상위 두 팀이 최종 예선에 진출하며, 한국과 북한은 같은 3조에 속해 있다. 한국은 투르크메니스탄을 4대0으로 꺾고, 북한은 요르단 원정경기에서 1대0으로 이겨 1승씩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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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생각하는게 너무 꽉 막혔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