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를 막기 위해 막판까지 회유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소속 김인국 신부는 1일 “김변호사가 사제단을 찾기 전까지 삼성측이 지속적으로 찾아오거나 연락해 ‘(폭로하지 않으면) 얼마를 주겠다’는 식으로 회유했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변호사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삼성측의 문자메시지도 보관해 사제단에 전달했다고 김신부는 말했다. 김신부는 “이 문자메시지를 보고서야 김변호사가 돈 때문에 삼성비자금 건을 터뜨리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신부는 “김변호사의 부인 집 앞까지 삼성의 고위인사가 직접 찾아와 초인종을 눌러가며 새벽 1시까지 기다리곤 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김신부에 따르면 김변호사는 삼성에버랜드 재판 때 ‘활약’했으나 재판장에게 거액의 뇌물을 주라는 지시를 이행하지 않았고, 이후 그룹 내에서 따돌림을 당했다.

삼성에서 나온 뒤 한동안 침묵을 지켰던 김변호사는 지난달 18일 사제단을 찾아와 양심고백을 했다. 사제단은 워낙 충격적인 내용이라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함세웅 신부 등 사제단 원로들은 열흘 동안 지켜보며 김변호사의 진실 여부를 판단했고, 전문가들을 동원해 김변호사가 제시한 자료를 검증하는 작업도 병행했다. 검토 결과 김변호사의 진술과 자료의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한 사제단은 지난달 29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사제단은 김변호사가 찾아와서 고해성사처럼 고백하는 과정에서 “(당신이)이미 다 해먹은 후에 이제 와서 뭐하는 거냐”고 혼을 내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작은 도둑이 큰 도둑을 잡는다는 생각으로 함께 이 사실을 알리기로 결정했다”고 김신부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