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CTOR WHO?
닥터 후, 즉 닥터는 누구인가? 영국드라마 닥터 후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그럼 과연 그는 누구일까요? 우주 저 멀리 한 행성이 있습니다. 하늘은 갈색이 도는 오렌지 빛이며 거대한 유리 돔으로 둘러싸인 요새가 쌍둥이 태양 아래 빛나는 찬란한 행성. 그 너머로 산맥들이 영원히 계속되고 짙은 붉은색 풀이 우거진 비탈들이 눈으로 덮여 있는 그 어느 행성보다 아름다운 행성. 그 행성의 이름은 갈리프레이, 시간을 관리하는 종족 타임로드들의 고향입니다. 타임로드들은 우리와 똑같이 생겼으나 더욱 진보된 기술을 지니고 있으며 심장이 2개이고 무엇보다 그들은 수명이 길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몇백년 혹은 몇천년동안 존재할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재생성(Regeneration)덕분입니다. 타임로드들은 목숨이 여러개라 죽으면 이 재생성을 통해 새로운 몸, 새로운 얼굴,새로운 성격으로 부활합니다. 그렇게 그들은 길고 긴 시간동안 시간과 공간위에 군림합니다. '타임로드'라는 이름답게 시간의 제왕으로 군림하게 된 그들은 세상의 모든 시간과 공간을 지배 혹은 관리하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이런 타임로드들중에서도 특이한 인물이 한명있죠. 보통 타임로드들이 과묵하고 시간에 개입하지 않고 그저 군림하는 것에 비해 이 특이한 한명은 타임로드들의 타임머신 '타디스'를 타고 시간과 공간을 넘어 여행하며 다양한 모험을 하고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시간여행을 하기도 합니다. 그가 바로 이 드라마의 주인공 '닥터'입니다. 그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자신을 그저 '닥터'라고 소개합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그에게 묻죠.
"닥터 누구? (Doctor Who?) " 그럼 대체 그는 누구일까요? 과연 그는 언제부터 우리 곁으로 다가온걸까요?
전설의 시작
1960년대는 제2차 세계대전의 후유증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했던 시기였습니다. 이때 영국의 BBC채널에서 사람들의 아픔을 가라앉히기 위해 프로하나를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때마침 그때는 영국의 가정에 많은 수의 TV수상기가 보급되었던 시절이었습니다. 당시 BBC의 새로운 국장으로 부임한 시드니 뉴먼은 토요일 오후 황금시간대에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결심합니다. 그가 원했던 드라마는 연속드라마이자 사람들의 아픔을 가라앉힐수 있고 동시에 온 가족이 즐길수 있어야 했으며 환상적이며 즐거워야 했고 교육적이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BBC는 유용,교육적,즐거움 이 세가지를 충족시키는 드라마를 만들기 시작했고 그 드라마가 바로 <닥터 후>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1963년 11월 23일 토요일 오후 5시 15분에 닥터 후가 첫방송 됩니다. 이것이 바로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방송되는 SF드라마이며(기네스북에도 올라와있습니다) 스타워즈,스타 트렉과 함께 세계3대 SF영상으로 꼽힌 드라마의 시작입니다.
제1대 닥터 윌리엄 하트넬과 그의 첫번째 동행자들(그의 손녀 수잔과 수잔의 선생님 이안과 바바라)
외계에서 온 노인이 자신의 손녀와 손녀의 선생님들과 함께 안이 밖보다 넓은 경찰전화박스 모양의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과 공간을 넘어 여행을 한다는 설정은 방영되자마자 큰 관심을 받았고 시간이 흐를수록 인기는 높아져만 갔습니다. BBC가 원했던 유용,교육적,즐거움을 모두 갖춘 드라마이니 BBC측에서는 당연히 만족을 하였죠. 반응이 좋자 국장 뉴먼은 이 어린이교육용 드라마를 1년동안 방영하기로 결정합니다. 그러나 얼마 후 닥터 후에는 예상치 못한 커다란 변화가 찾아옵니다. 2번째 에피소드에 달렉이라는 외계인이 나온 후 큰 인기를 끌자 이때부터 닥터 후는 어린이교육용역사 드라마에 외계인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닥터 후는 어린이역사드라마에서 점점 SF드라마로 변하기 시작하였고 애초에 1년만하기로 결정했던 것과는 달리 몇년이 지나도 닥터 후는 높은 인기속에 끝날 줄을 몰랐습니다.
닥터 후 역사의 판도를 바꾼 장본인 '달렉'
그러던 1966년 닥터 후 역사상 가장 큰 변화가 찾아옵니다. 주인공 닥터역의 윌리엄 하트넬의 지병이 악화되어 하트넬이 닥터 후에서 하차하기로 결정을 내립니다. 하트넬의 하차로 닥터 후가 폐지될 위기에 놓이자 BBC는 닥터 후를 끝내지 않고 제2대 닥터를 캐스팅하자는 결론을 내립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007시리즈의 제임스 본드처럼 단순히 배우의 얼굴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의 설정상으로도 모습을 바꾸기로 결심합니다. 이때 탄생한 설정이 바로 '재생성'입니다. 재생성이란 닥터는 타임로드라는 종족인데 타임로드들은 목숨이 여러개라 죽을 때마다 모습과 성격이 바뀌며 부활한다는 설정입니다. 덕분에 닥터 후는 계속해서 방송될수 있었고 BBC측에서는 패트릭 트라우튼이라는 연기파 배우를 제2대 닥터로 캐스팅합니다.
2대닥터 패트릭 트라우튼과 그의 동행자 제이미와 조이 헤리엇
제2대닥터 패트릭 트라우튼은 1대닥터가 엄격하고 고집불통의 오만한 노인의 이미지였던과는 다르게 어린아이 같이 장난스럽고 천진난만하면서 동시에 카리스마스를 지닌 새로운 닥터의 면모를 보여주었고 동시에 닥터 후는 어린이교육용 드라마에서 SF드라마로 완전히 탈바꿈을 합니다. 덕분에 닥터 후의 인기는 전보다 훨씬 높아졌고 닥터 후는 오랜세월동안 방송을 하게 됩니다. 1970년대에 들어서는 닥터 후는 흑백에서 컬러로 바뀌고 닥터도 2대닥터에서 3대닥터 존 퍼트위로 바뀌게 됩니다. 3대닥터 존 퍼트위가 등장하는 닥터 후는 닥터가 지구로 유배를 당해 지구에서만 지낸다는 설정 때문에 인기가 하락하기 시작했지만 유배가 풀려 다시 타디스를 타고 시간여행을 하자 인기는 예전처럼 다시 높아집니다.
1974년부터 4대닥터 톰 베이커가 등장하자 닥터 후의 인기는 절정에 이르게 됩니다. 모두가 4대닥터의 마법같은 연기에 빠져들고 닥터 후는 역사상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이전까지의 닥터 후가 '소파뒤에 숨어서 본다'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공포분위기였다면 4대닥터 부터는 밝은 분위기를 조성했기 때문입니다. 5대닥터 피터 데이비슨이 4대닥터의 자리를 대신한 후에도 닥터 후의 인기는 여전히 높았고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닥터 후의 전성기를 이끈 4대닥터 톰 베이커와 닥터 후 역사상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동행자 사라제인 스미스
전설의 몰락
그러나 이 영국의 대표SF드라마에게도 시련이 닥칩니다. 1980년대말 시청자들이 매스미디어의 향락에 빠져 닥터후에 등을 돌리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새로 캐스팅 된 6대닥터 콜린 베이커가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자 닥터 후의 시청률은 떨어지기 시작하였고 결국 1989년 12월 6일 7대닥터 실베스터 맥코이를 끝으로 26년동안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닥터 후는 폐지되고 맙니다. BBC측에서는 닥터 후는 폐지된 것이 아니라 중단된것이라며 꼭 부활할 것을 약속했고 <닥터 후 매거진>을 발행하면서 팬덤을 유지하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닥터 후는 부활하지 않고 팬들은 닥터 후를 잊기 시작하였습니다.
7대닥터 실베스터 맥코이가 동행자 에이스에게 불타는 하늘,음악으로 만들어진 도시,부정과 식어가는 차에 대해 이야기 하며 닥터후는 폐지되었다.
1989년 닥터 후가 폐지된 이후 다시 부활할 조짐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1993년에 30주년 스페셜이 방송되었지만 공식스토리라인에서 벗어난 13분짜리 미니에피소드였습니다. 모두가 닥터 후는 돌아오지 않을거라 생각할 무렵 닥터 후가 부활한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게다가 이번에 부활하는 닥터 후는 영국BBC와 더불어 미국 유니버셜 텔레비전과 폭스사와 같이 기획하고 제작하는 미.영 공동작품인것입니다. 종영한지 7년만에 부활하는 닥터 후니 당연히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습니다. 대신 여기에는 조건 하나가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제안하기를 먼저 새로운 닥터 후의 파일럿 에피소드를 제작한 뒤 미국,뉴질랜드,호주에서 방영한 다음 시청률이 좋으면 미국이 협력을 하고 반응이 안 좋으면 미국은 여기서 손 뗀다였습니다. 때문에 새로운 닥터 후는 본방을 내보내기전에 1996년에 <닥터 후:내부의 적>이라는 TV영화로 시청자들을 찾았습니다. 닥터 후 영화판에는 저번 닥터였던 7대닥터와 새로운 8대닥터 폴 맥간이 출연하였습니다. 7년만에 부활하는 닥터 후는 뉴질랜드, 호주 그리고 미국 전역에 공개되었습니다. 그럼 그 결과는?
예상대로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는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미국에서는 큰 성과를 이루어내지 못했고 때문에 새로운 닥터 후 프로젝트는 무산되었고 8대닥터 폴 맥간은 이 영화판이 첫 에피이자 마지막 에피가 된 비운의 닥터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닥터 후는 또 다시 시청자들에게 이별을 고했습니다. 하지만 뒤늦게 영국에서 방영되었을 땐 대성공을 이루어냈습니다
8대닥터 폴 맥간은 비록 단 한 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시청자들을 찾았지만 그 만의 매력을 선사해 호평을 받았다
전설의 부활
닥터 후의 부활은 무산되었지만 라디오 드라마,오디오북,소설,만화로 팬층을 유지해갔습니다. 그러던 중 2003년 희소식이 들려옵니다. 2003년 9월 'BBC웨일스를 통한 자체제작 방식으로 이전 시즌과 TV영화와 이어지는 내용의 닥터 후 시리즈를 부활시킨다'는 발표가 나왔고 책임 감독이자 선임작가로 러셀 T 데이비스를 임명하였습니다. 기대감과 또 한번 실패할 수있다는 불안감 속에 마침내 2005년 3월 26일 닥터 후 뉴시즌1이 방영되었습니다. (원래는 시즌27이지만 새로 시작한다는 의미로 이때부터 다시 시즌1이라 부릅니다. 신세대층의 닥터 후 팬들이 보는 닥터 후가 바로 이 뉴시즌1부터 입니다) 그럼 과연 결과는??
이번에는 대박이 났습니다. 9대닥터 크리스토퍼 에클스턴과 새로운 파트너 로즈 타일러 역의 빌리 파이퍼의 환상의 조합과 러셀 T 데이비스의 훌륭한 연출과 각본으로 닥터 후는 성공적으로 부활할 수 있었고 계속 프로그램을 유지할수 있었습니다. 그전의 닥터 후가 어두운 분위기였다면 부활한 닥터 후부터 현대에 맞게 액션과 어드벤처 중심으로 진행되었고 공포 분위기는 줄었고 닥터 후 인기의 요인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음해인 2006년에 방영한 뉴시즌2부터 출연한 10대닥터 데이빗 테넌트가 닥터 후의 부활의 전성기를 이끄며 닥터 후는 다시 영국 최고의 드라마가 되었습니다.
2005년 닥터 후는 9대닥터 크리스토퍼 에클스턴과 로즈 타일러 역의 빌리 파이퍼 콤비와 함께 화려하게 부활했다
부활한 닥터 후는 SFX매거진이 선정한 '최고의 영국SF드라마'에 선정되었고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영국 아카데미 텔레비전 어워드의 다양한 부분에서 수상의 영예를 거머쥐는 등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매시즌 매회마다 신선한 소재,탄탄한 대본과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닥터 후는 또 한번 최고의 전성기를 맞습니다. 또한 2007년부터는 닥터 후의 스핀오프(번외편)인 <토치우드>와 <사라제인어드벤처>가 제작되어 마찬가지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메인작가 러셀과 10대닥터 데이빗 테넌트 콤비의 조합은 계속해서 닥터 후의 인기를 높여갔습니다
부활한 닥터 후의 전성기를 이끈 10대닥터 데이빗 테넌트.4년이라는 세월동안 닥터로 활동한 그는 최고의 닥터라는 타이틀을 얻기도 하였다
그러던 중 2010년부터 방영된 뉴시즌5부터는 러셀과 테넌트가 하차하고 새로운 메인작가에는 과거 러셀과 더불어 닥터 후의 인기작가였던 작가이자 현재 인기드라마 <셜록>의 메인작가이기도 한 스티븐 모팻이 러셀의 자리를 대신했고 11대닥터역에는 맷 스미스가 출연해 테넌트를 대신했습니다. 모팻이 총책임을 맡은 시즌5부터는 올드닥터후의 영향을 받아 분위기가 러셀의 닥터 후보다 더 어두운 분위기로 흘러갔고 신세대 팬들에게 낯설다는 평을 받았으나 곧 팬들은 새로운 분위기의 닥터 후에 적응하였고 11대닥터 맷 스미스는 10대닥터 테넌트 못지않은, 어떤 면에서는 더 뛰어난 매력과 개성으로 팬들을 사로잡았습니다. 이렇게 모팻의 닥터 후는 성공적이었고 현재도 모팻의 책임아래 닥터 후가 방송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현재 뉴시즌7이 호평속에 막을 내린 상태이고 이번 2013년이 닥터 후의 50주년해이기 때문에 오는 11월 23일날 닥터 후 50주년 스페셜이 3D로 공개될 예정입니다. 50주년 스페셜에는 11대닥터 맷 스미스와 그의 동행자 클라라역의 제나 루이스 콜먼과 더불어 10대닥터 테넌트와 로즈역의 빌리 파이퍼가 출연할 예정이라 팬들의 큰 기대를 얻고 있습니다. 또한 12월 25일날 방영되는 2013 크리스마스 스페셜을 끝으로 11대 닥터 맷 스미스가 하차할거라는 소식에 팬들의 큰 아쉬움을 자아내었습니다.
10대닥터 테넌트와 11대닥터 맷 스미스. 맷은 처음에는 테넌트의 그림자에 가려졌지만 현재는 자신만의 개성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1대닥터 맷 스미스와 현재 맷의 컴페니언(동행자)인 클라라 오스왈드역의 제나 루이스 콜먼
11월 23일 3D로 공개될 닥터 후 50주년 스페셜에서는 10대닥터 데이빗 테넌트와 11대 닥터 맷 스미스가 함께 출연 할 것이라는 사실에 시청자들의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지난 50년동안 닥터 후의 인기를 이끌었던 11명의 닥터
온프 대장
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