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어느 나라의 언어학자든지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문자가 있다. 바로 "한글" 이다. 발성시 발음기관의 모양을 본 뜨고 형이상학적 원리를 적용한 자음과 모음이 모여 하나의 글자를 이루고 그것이 모여 한 단어를 이루는 등 그 어느 문자보다도 과학적이고 독창적이다. 게다가 편리성까지 갖추었다. 영어의 알파벳은 그 발음이 단어마다 제각각이고, 중국어의 한자는 글자 하나하나에 뜻이 담겨 있어 일일이 외워야 하는데, 그에 비해 한글은 자음,모음 총 24자로 대부분의 소리를 표시할 수 있으며 발음도 변하지 않는다.
이처럼 한글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대표적인 문화유산이다. 세종대왕께서 문자가 없는 백성들을 가엾게 여기시어 온 힘을 쏟아 창제하셨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 가치는 더 한다. 한국인이 이에 대해 가지는 자긍심은 당연한 것이다. 그 우수성을 바탕으로 세계에 한글을 알리고 그 간접효과로 한국을 알리는 것.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한글의 한계가 있다. 이웃나라 중국의 네티즌들은 컴퓨터 자판을 이용할 때 참 불편하게 쓴다. 한자가 뜻글자인 바람에 쓰고자 하는 한자의 영어발음을 일단 적어 놓고 그걸 원하는 한자로 바꿔서 쓰는 방식이다. 한글로 편하게 쓰는 우리가 생각하면 참 뭐하는 짓이냐? 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이 불편한 방식에 영어대신 한글을 쓴다면 훨씬 빠른 방법으로 글자를 쓸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게 가능할까? 중국인들이 단순히 편의성만을 따지며 한글을 받아들일까? 이 문제엔 분명 민족적인 자존심 등 정치적인 문제가 끼어들 수 밖에 없다. 안 그래도 한류 속에 만만치 않은 혐한류가 판치는 마당에 그들의 인터넷 사용에 한글이 끼어든다? 결코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대륙의 문화적 자존심이 허용하지 않을 듯 싶다. 그리고 이는 비단 중국의 경우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한글을 전파하려 할 때마다 어느 곳에서든지 문화적 거부감 및 이질감 등에 저항을 받을 것이다.
아무래도 최소한 문화적 거부감에 관해서는 한글보단 온라인게임이 더 나은 것 같다. 게임이 특정 국가의 색채가 너무 진하지 않고 적절한 현지화만 이룬다면 어느 나라에 가서도 공감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재미가 있어야겠지? 아무래도 온라인게임이란 공통적인 관심사엔 정치적인 관점이 끼어들 여지가 적기 때문이겠다.
최근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아이온, 던전앤파이터, 오디션 등이 상당히 선전하고 있다. 특히 던전앤파이터는 동시접속자만 200만을 돌파할 정도로 대박을 쳤는데 문화적 거부감이 있었다면 절대 이룰 수 없는 수치이다. 받아들이는 쪽에서는 단순히 하나의 상품, 재미있는 게임으로 받아들이고 진출하는 쪽에선 많은 준비, 심혈을 기울인 끝에 얻은 결과일 것이다.
아직 온라인게임 시장의 비중이 작은 최대 게임 시장 북미를 보더라도 한국 게임이 아직 완전히 자리잡지는 못했지만 꾸준한 시장 진출과 홍보로 인해 점점 그 인지도는 상승하고 있다. 북미 유저들의 반응을 살펴보면 한국산 온라인 게임의 기술력과 다양함에 대체로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는데 이는 부족한 것들을 꾸준히 메워가다 보면 분명 훗날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추측할 수 있는 것이다.
온라인 게임 종주국으로서 세계적 게임은 내놓지 못 했던 지난날을 발판 삼아 아시아뿐 아니라 점차 세계로 뻗어가는 한류처럼 온라인 게임도 세계로 게임 한류를 널리 퍼뜨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장 우수한 문자라는 평가를 받은 한글이 현실적인 장벽이 큰 상황에서 널리 퍼질 수 없는 데에 반해 온라인게임은 차후 한국의 차세대 동력이 될 뿐 아니라 한국이라는 브랜드를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문화, 상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대해보자.
일본 애니와 일본 게임을 즐기는 것과 같은 이치인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