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나라 역사를 배경으로 한 게임은 드문 것인가?

중국 후한말부터 진나라의 통일까지...
수많은 호걸들의 활약이 기록되어 있는 삼국지.

한국 남성이라면 소설이나 만화 또는 게임으로 중국의 삼국지를 경험해 보았을 것입니다.


삼국지의 에피소드를 보면 하나하나가 모두 매력적인 요소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황건적의 난을 시작으로 동탁토벌..

그리고 영화로 많이 알려진 적벽대전까지..


그 수많은 에피소드를 보면서 남성들은
가볍게는 멋지다를 비롯하여 크게는 저인물을 나의 멘토로 삼아야겠다까지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니 삼국지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나오게 됩니다.



만화에서는...



대중적인 이문열의 삼국지와 황석영의 삼국지.


조조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는 창천항로.


삼국지를 코믹하게 그려내고 있는 삼국장군전.



남성들을 자극하는 일기당천과 연희무쌍까지...



게임에서는...



코에이의 대표작 삼국지 시리즈와 진삼국무쌍 시리즈가 있으며
현재 코에이는 '진삼국무쌍온라인'과 '삼국지온라인'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국내로 넘어오면...


위버 인터랙티브의 온라인 삼국지.


위메이드의 창천 온라인.


그리고 재개발검토에 들어간 웹젠의 일기당천 등이 있습니다.

위의 작품들의 보며 제가 느낀 것은
삼국지는 중국의 역사인데 만화와 게임으로 만든 것은 모두 일본과 한국입니다.

그렇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일본은 삼국지에 대한 작품을 내놓으면서



'전국무쌍', '노부나가의 야망'등 자신들의 역사가 담긴 작품들도 만들어내며
닌자와 사무라이등 자신들의 문화가 물씬 담긴 만화, 게임, 영화등
수많은 컨텐츠들을 이용하여 해외에 알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떨까요?




'해신', '태왕사신기', '태조왕건' 등 수많은 사극작품들이 있었고
국내에서 좋은 반응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였습니다.
다른 컨텐츠로 확장되지 못하였다는 뜻입니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담은 만화를 보기는 극히 드물며,
게임에서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그나마 '타임앤테일즈'에서 타임머신을 이용하여 역사의 순간으로 간다는 내용을 담았으나
한국의 역사는 5가지 에피소드는 1개에 불과하였습니다.
여기서 또한 에피소드에 중국의 삼국지가 들어가 있습니다.
게다가 현재는 서비스가 종료된 상태입니다.


워로드 또한 삼국시대의 고구려를 에피소드로 담고있지만
중국의 삼국지와 같은 비중으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고구려, 백제, 신라라는 우리나라의 삼국을 다뤘던
'삼국통일 : 대륙을 꿈꾸며'의 후속작으로 온라인으로 개발중이라던 '삼국통일 : 대륙의 꿈'
하지만 별 호흥이 없자 이름을 'TK 온라인'으로 바꾸고
고구려, 백제, 신라에서 위, 촉, 오로 바뀌는 씁쓸함을 경험하였습니다.



'군주'와 '거상'이 있지 않습니까? 라고 궁금증을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군주와 거상은 그 당시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을 뿐
역사가 주가 되는 게임이 아닙니다.






왜 중국과 일본의 역사와 달리 우리나라 역사와 관련된 게임컨텐츠가 부족한 것일까요?


그 대표적인 이유로 박진감이 부족한 역사에서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의 삼국지나 일본의 전국시대를 보면 단기간내에 수많은 전투가 발생하며
그 전투에서 활약을 한 사람들은 영웅으로 칭송받게 됩니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의 삼국시대는 근초고왕, 광개토대왕, 진흥왕등..
호전적인 군주들이나 영웅으로 칭송받던 인물들이 동시대의 사람이 아니거니와
역사를 보시면 아시다시피 3세기는 백제가 강하였고 4세기는 고구려, 5세기는 신라가 강한
한 국가만 승승장구하는 역사속에 박진감이 떨어지는 요소가 있습니다.

그러다 고려나 조선시대로 넘어오면 집안살림만 하면서
외세의 침략에 대항만 할 뿐 다른 국가를 침략하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고려시대에는 원나라에게 털리고,
조선시대에는 일본과 청나라에게 털리다가 결국 일본에게 국권을 빼앗깁니다.


또 한가지는 우리나라 역사를 학교에서 공부하다보니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삼국지나 일본의 전국시대 이야기는 주로 만화나 게임을 통하여
즐겁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하지만 한국의 역사는 처음 배우는 곳은 바로 학교입니다.
학교 공부라면 무조건 지루하다라고 느끼는 성향이 있는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우리나라 역사는 지루하고 재미없는 것이라고 인식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번 말아먹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몇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역사를 배경으로 패키지 게임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장보고전', '충무공전', '임진록', '천년의 신화', 그리고 위에서 언급했던 '삼국통일'
하지만 저 중에 그나마 성공한 것은 임진록이며
나머지는 소리소문없이 사라져 갔습니다.
[와레즈의 불법 복제에...]

그러한 경험때문에 한국역사는 성공하지 못한다는 관념이
무의식적으로나마 머리에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경향들 때문에 우리나라의 역사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힘들뿐더러
해외시장으로 나아가기가 힘든 경향이 있습니다.
[중국의 삼국지는 세계적으로 유명하지만 우리나라의 삼국시대는 그에 비하면...orz...]

결국 안정적인 수입을 원하는 게임회사 경영진에게
우리나라의 역사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은 무슨 장르가 되건 도박적인 수로 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것이 꼭 무리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코에이사의 전국무쌍을 보시면 일본의 역사입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일본인들 뿐만 아니라
한국인들도 즐기며 전 세계의 사람들이 즐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역사는 그만큼 박진감이 부족하지 않느냐? 라고 하시겠지만
전국무쌍? 삼국무쌍? 그것들 또한 허구의 게임입니다.
삼국무쌍을 예로 들면 분명 비슷한 시대의 사람들일지 몰라도
강유와 관우는 만나지를 못하지만 삼국무쌍에서는 함께 전장을 누비는 것이 가능합니다.

결국 광개토 대왕과 연개소문이 같이 전장을 누비는 것이 가능한 것이 바로 게임인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역사는 절대 다른나라에 뒤쳐지는 역사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역사를 학교에서 가르친다고 해서 우리나라 역사가 절대 지루한 것은 아닙니다.


게임성만 뒷받침 해준다면 캐도캐도 끝이 없는 금맥이 바로 우리나라의 역사입니다.



사극 '선덕여왕'으로 삼국시대가 다시 집중을 받고 있습니다.

이 집중이 단기간에 끝나지 말고 지속적으로 이어져
우리나라의 역사가 게임은 물론 만화와 다양한 문화컨텐츠로 발전하여
세계로 뻗어나가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